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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생활 팁/구직,학업 관련

스웨덴에서 교사로 취업하기

by Bani B 2018. 2. 22.

한국에서 경력을 충분히 쌓고, 스웨덴에 와서도 그 경력을 이어나갈 수 있는 사람들이 사실 제일 부럽다. 하지만 그런 사람이 참 드물다. 직장을 미리 잡아서 오신 분들이나 아니면 한국의 지사나 본사에서 스웨덴으로 파견되어 오신 분들은 대부분 이에 해당하지만, 나처럼 삼보 비자로 온 사람 중에서는 별로 본 적이 없다. 다들 모이면 결국 마지막은 "우리 여기서 잘 먹고 잘 살 수 있을까? 뭐 해먹고 살까?"하는 이야기로 흘러간다.



한국에서의 학력이나 경력을 이어가지 않아도 좋다면, 그러니까 다시 공부해서 직업을 찾을 생각이라면 무엇을 공부하는 게 좋을까. 너무 오랜 시간을 들이기도 부담스럽고, 공부하고 나서 바로 직장을 잡고 싶으니까, "어떤 직업을 이 나라가 필요로 하는가"를 보게 된다. 직업공고를 들여다보면 항상 공고가 나는 직업은 1) IT 2)아니면 어쨌든 다른 엔지니어 3) 간호사 4) 간호조무사 5) 교사 이렇게 다섯가지 정도인 것 같다. 내가 성격만 좀 꼼꼼하고 차분했더라도 고용시장의 수요를 생각해서 간호사를 선택해 입학준비를 했을 텐데, 슬프게도 나는 정말로 엄청나게 덤벙대고 칠칠치 못한( ..) 사람이라 포기. 그래서 그 다음으로 생각하고 알아본 것이 '교사'였다.


지금은 아무래도 엔지니어 공부를 해야겠다는 쪽으로 생각이 점점 굳어가고 있지만, 작년까지만 해도 교사 쪽이 더 끌렸다. 의외로 스웨덴은 교사가 엄청나게 부족하고, 늘 교사 공고가 올라오지 않던가. 그리고 모국어 교사를 하면서 만난 선생님들 중에, 학교에 고용되어서 정식으로 근무하다가 모국어교사를 파트타임으로 하시는 분들도 많았는데, 여튼 그분들도 외국인이었는데 학교에서 잘 일하셨고... 외국 출신 선생님을 그렇게 엄청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 분위기인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교직이수도 안했고, 새로 과목을 또 공부해야하는데 그러면 거의 5년이 걸리는 게 너무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한국에서 교직이수를 이미 하신 분들이라면! 교직이수를 안했지만 어쨌든 자기가 전공한 과목을 가르칠 자신이 있다면! 스웨덴에서 새로 교직과목을 들어서 교사 자격증을 딸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처음부터 대학에 가는 게 좀 부담스럽다면 이 방법도 괜찮은 것 같아서 한번 블로그에 적어본다.


외국에서 대학공부한 사람이 스웨덴에서 교사가 되는 방법은 이 페이지에 자세히 적혀있다.
https://www.skolverket.se/kompetens-och-fortbildning/lararlegitimation/sa-ansoker-du/utlandsk-examen-1.237114


이 페이지에 적힌 내용을 대강 요약하자면,


- 기본적으로 스웨덴 교사 자격증이 있어야 한다. 일반 교사자격증이나 유치원교사 자격증이 있어야한다.
예외 : 모국어 교사, 직업교사, 국제학교의 영어교사(다른 나라에서 취득한 영어교사자격증이 있어야함), 1년 이내로 임시로 일할 교사(지원자 중에 교사 자격증 가진 사람이 정말 없을 때 고용가능)


- 하지만... 한국어 모국어교사는 페이가 정말 적은 데다가 학기마다 계약하므로 불안정하고, 국제학교 영어교사를 지원하기에는 영어권에서 온 이민자도 많을 뿐더러 국제학교 수가 적고... 평생직장으로 생각한다면 어떻게든 교사자격증을 따야된다는 결론이 나옴.


- 그러면 어떻게 자격증을 딸 수 있을까?


(전제조건: 스웨덴어는 Svenska som andraspråk 3까지 다 마친다.)


1. 이미 한국 교원 자격증이 있는 경우 : ULV 프로그램 신청
http://issuu.com/stockholmsuniversitet/docs/ulv?e=7263136/53605608
사실 주변에 이걸 한 사람을 아직 본적이 없어서 잘 모르지만, 자세히 읽어보니 스웨덴 교육 관련 법 같은 걸 좀더 배우고 실습을 한 다음 스웨덴 교원자격증을 주는 프로젝트인 듯. 이미 다른 나라에서 교사자격증이 있는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코스다.


2. 교직안했는데, 한국 대학에서 전공한 과목으로 교사 자격증을 받고 싶을 경우 : KPU 프로그램 신청
- 우리나라로 치면 "비사범대 교직이수"같은 과목이다.
- 우선, UHR에 대학교 성적 보내서 성적 인정을 받는다. (http://banisblogg.tistory.com/232 이 링크에서 2번항목 참조)
- 그러고 나서 가까운 대학에 있는 Kompletterande pedagogisk utbildning(KPU) 프로그램 지원한다.
90hp니까 1년 반짜리. 교육학 관련 과목과 실습으로 구성된 프로그램.
모든 과목이 다 되는 건 아니고, 수학,과학 등 정해져있는데, 목록은 여기서 확인 가능하다.
역사 전공했다고 했더니 보스가 '그러면 1년 반 이거 공부해서 역사 과목 교사자격증 따라'고 추천해주었지만... 나는 대학에서 동양사 과목만 들었는것을... 세계사는 스웨덴 중딩이 나보다 더 잘 알 것 같은 그런 느낌적인 느낌... 어쨌든, 학부 전공이 수학이나 기타 자연과학 과목이었다면, 이 나라가 진짜 수학과 과학 교사 부족해서 난리이니까 굉장히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3. 이미 전공한 과목 말고, 다른 과목 가르치고 싶을 때 : 아예 사범대 들어가기
- Lärarutbildning 검색해서 원하는 대학 프로그램을 찾는다.
- 보통 förskollärarprogrammet(유치원 교육과정)은 210hp(7학기), grundlärarpragrammet은 0-3학년/4-6학년 240hp(8학기)이다.
grundlärarprogrammet 7-9학년은 270hp(9학기), gymnasielärarprogrammet은 300hp(10학기)이고, 7-9학년이나 고등학교 교사는 담당과목을 두세 개 정해서 듣기 때문에 입학요건이 과목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고등학교 수학교사가 되려면 matematik 4를 들어놔야 지원이 가능하다거나 하는 식이다. 그러니 미리 확인해서 콤북스에서 과목을 보충해놓아야 한다.
아니면 Fritid선생님이 되는 방법도 있는데 Fritidslärare는 180hp(6학기)로 짧다.


4. 좀 생뚱맞지만... SFI / SVA 선생님 되기
정말 생뚱맞긴 하지만 가능한 얘기다. 심지어 이 코스 지원해서 합격까지 했었다><(사실 그런 프로그램인지 모르고 지원한 거였지만…) 어쨌든 만약에, 본인 생각에 스웨덴어를 좀 잘 하는 것 같고, 남한테 가르치는 것도 잘 하는 것 같고, 이 길로 나가고 싶다면, 이 코스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왜냐면 SFI 교사나 중고등학교 Svenska som andraspråk 과목 교사 공고도 심심찮게 올라오니까. 심지어 내가 다녔던 SFI 선생님도 크로아티아 사람이었고, 그 다음에 온 사람이 스페인 사람이었고, 같이 일하던 모국어 선생님들 중에서도 '스웨덴 출신이 아닌데도' 고등학교에서 Svenska som andraspråk 과목 담당이던 사람이 많았다. 가능하다!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우선 SVA3 끝내고, 대학에 있는 Svenska som andraspråk 프로그램을 수료한다. 어디에서 가르치고 싶으냐에 따라 30hp를 들어야할지 90hp를 들어야할지가 정해지고, 이건 이 홈페이지에 잘 정리되어있다. 그러고 나서 2번에서 소개한 KPU프로그램을 1년 반동안 들으면 교육학을 수료해서 교사 자격증이 나온다. SFI 교사가 꿈이라면 90hp까지는 필요없는 것 같고, 사실 나를 가르치던 SFI선생도 KPU프로그램 하면서 SFI도 가르치던 사람이라 아직 자격증이 없었는데도 고용이 되었던 걸 보니, SFI 교사는 그리 엄격하게 채용하지 않는 것 같다.


# 대학에 들어가긴 좀 부담스러운데, 유치원에서 일하고 싶다면...
Komvux에서 하는, 고등학교 실업계 과정에 해당하는 barnskötare 코스가 있다. 코뮨마다 다르긴 하지만 1년에서 1년반 정도 걸리는 과정. 이걸 수료하면 유치원에서 모집하는 Barnskötare에 지원할 수 있다. 사실 barnskötare는 따로 자격증이 있는 게 아니어서 꼭 이걸 수료하지 않더라도 관련 경험이 있으면 고용이 되는 것 같지만, 그래도 콤북스에서 교육을 받은 사실이 있으면 더 빨리 일을 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스웨덴어도 꼭 SVA 3까지 마친 후에 지원하는 게 아니라, SVA 들으면서 이것도 함께 들을 수 있는 것 같다.
+다만 지인에게 들은 말로는, 그가 barnskötare과정에 지원하고 떨어져서 그 이유를 알아봤는데, 거기는 고등학교,대학교육을 안받은 사람을 우선으로 뽑아서 그랬다고 한다… 그런 경우도 있으니 참고하시길.


화이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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