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는 제목에 낚이셨다면 죄송합니다..>< 사실은... 스웨덴은 자가격리 같은 거 안한다는 게 이 글의 내용.
한국에 다녀왔다. 약 7주간 있었고 그 중 2주는 자가격리 때문에 집 안에만 있어야했지만, 그래도 좋았다. 가기 전에는 비행기도 자꾸 취소되고 코로나에 대한 불안함과 자가격리에 대한 걱정 등이 많았지만 다행히 잘 다녀왔다. 스웨덴에서 마스크를 써본 적이 없는데 한국 가서는 밖에 나갈 때마다 마스크를 챙기는 게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이내 적응이 되었고, 버스를 탈 때나 상점에 들어갈 때 당연하게 마스크를 쓰고 가게 되었다. 그 덕분에 '안전하다'고 느꼈던 것 같다.
스웨덴에서 한국에 갈 때는 유학생들이 모두 귀국하는 시기여서 그런지 꽉꽉 만석이었는데, 한국에서 스웨덴으로 올 때는 절반 정도 비어있었다. 암스테르담 공항에는 사람이 많았고, 코펜하겐으로 오는 비행기는 만석이었다. 스웨덴에서 코펜하겐공항으로 갈 때는 공항역에서 여권검사를 했는데, 코펜하겐공항에서 스웨덴으로 기차타고 올때는 공항 안에서 입국심사 한 거 빼고 딱히 여권을 검사하지 않았다. 원래대로라면 스웨덴에서의 첫 역인 Hyllie에서 여권검사를 하는 건데 이것도 참 복불복이라... 내가 타고 있던 칸에는 아무도 오지 않았다.
자가격리는 말할 것도 없다. 우리나라는 입국하는 순간부터 자가격리를 의무로 해야하지만 스웨덴은 그런 거 없다. 내가 나갔다 왔는 줄도 모를거야 아마... 공항에 내려서 기차를 탈 때까지 마스크를 계속 쓰고 있었다. 스웨덴 국경을 지나고 말뫼에서 사람들이 많이 탔는데 아무도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그리고 나를 흘깃 보고 내 옆에 아무도 앉지 않았다. 내가 마스크를 쓰고 있다는 걸 의식하지 못하고 '왜이렇게 흘깃 쳐다보지?' 생각했는데 한참 후에야 그게 마스크 때문이라는 걸 알게 된 나.
스웨덴에 와서 자체적으로 격리를 할까말까 고민했는데, 그 고민이 무색하게도 입국 바로 다음 날 스톡홀름에서 친구들이 놀러왔다. 휴가를 맞았으나 어디 딱히 갈 데 없는 친구들이 스코네로 놀러 온 것인데... 처음에는 친구들을 만날 때 마스크를 써야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한국에서 온 너보다 스톡홀름에서 온 사람들이 더 위험할걸?'이라는 집사람의 말에 바로 납득하고 그냥 만났다. 그래서 지난 일주일동안 친구들과 정말 신나게 놀았다. 날씨가 좋아서 바다도 가고 식당도 가고 밖에서 술도 먹었는데 어디에도 사회적 거리두기는 없는 듯했다. 한국에 다녀온 것이 정말 꿈만 같다.
친구들은 오늘 다시 집으로 돌아갔지만 스코네는 앞으로 일주일 더 이 좋은 날씨가 계속될 예정이다. 오늘 룬드 31도였다는데 이게 정말 이상기후가 아닐까. 일어나서 뉴스를 보면 한국은 계속 비 소식이고... 코로나도 그렇고 최장기간 장마도 그렇고 스웨덴의 무더위도 그렇고, 참 낯선 게 많은 2020년이다.
학교 홈페이지를 보니 2학기는 강의는 온라인으로 하고, 랩 같은 소규모 수업은 학교에서 할 모양인 것 같다. 알바하는 곳도 9월부터는 온라인 말고 현장에서 일하게 될거라고 메일이 왔다. 한학기동안 헬스장에 못갔는데 (1년 연회비를 냈었는데 고연령층 아니면 중지 못하는 그지같은 약관ㅠㅠ) 내일부터는 헬스장에도 가려고 한다. 다다음주부터는 운전학원에도 갈 예정이다. 일상이 돌아온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 마음 한켠에는 '이래도 되나'라는 생각과 '언제까지 이러려나'하는 생각이 늘 깔려있고 그게 좀 짜증이 난다. 예전같은 일상이 정말 돌아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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