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

2021 쿵스레덴 트레킹(4):시간흐름에 따른 여행기 + 소소한 여행 팁

by Bani B 2021. 8. 24.

2021 쿵스레덴 트레킹(1): 준비 - 마음가짐과 체력
2021 쿵스레덴 트레킹(2): 준비물 리스트
2021 쿵스레덴 트레킹(3): 여행 전 오해, 여행 후 감상
2021 쿵스레덴 트레킹(4): 시간흐름에 따른 여행기 + 소소한 여행 팁
 

8월 2일:
Lund -> Stockholm : SJ 기차로 약 4시간 반 소요. (중간에 한시간 늦는다고 방송나왔었는데 약 30분 늦게 도착함)
Stockholm -> Abisko turiststation : VY 밤기차. 약 18시간 소요. 스톡홀름에서 늦게 출발하기도 했고 중간에 한참 서있었다. 근데 안내방송을 잘 안해줘서 뭔 일인가 싶었… (기차 상황 실시간으로 보는 사이트는 이 글 아래에서 소개하겠습니당)

8월 3일: Abisko -> Abiskojaure 지나서 조금 더 걸음

아비스코에서부터 아비스코야우레 부근까지는 국립공원이고, 스웨덴 국립공원은 지정된 곳에서만 캠핑을 해야한다. 그래서 아무데나 마음가는 곳에 텐트를 치려면 최대한 빨리 국립공원을 벗어나야했는데, 그렇게 아비스코야우레 산장을 지나 2킬로 정도 더 걸으니 국립공원 지역을 벗어날 수 있었다.
 
*사진에서 잘 보일라나 모르겠는데,

여행 가기 전에 한국분들 블로그들을 보면서 준비를 했는데, 저 빨간 엑스자 표시를 따라가라는 글을 봤었다. 아닙니다!! 아니예요!!!! 저거는 겨울에 눈쌓였을 때 스노우모빌 같은 게 가는 길을 표시한 거지, 우리가 가는 길은 저게 아니다. 

쿵스레덴은 저렇게 나무나 돌에 빨간 페인트칠이 되어있다. 그런데 저게 계속 보이는 게 아니라 중간에 '내가 잘 가고 있나?'하고 의심이 들만큼 띄엄띄엄 있긴 해서, 중간에 불안해질 때쯤... 다시 페인트칠된 돌이나 나무가 보인다. 근데 사진처럼 저렇게 확연하게 잘 보일 때도 있지만, 어떤 데에는 '이게... 칠한거야?' 싶을 정도로 잘 봐야 보이는 데도 있다. 여튼 보려고 하면 보이긴 하고, 제일 헷갈리는 구간이 아비스코-아비스코야우레 구간이었던 것 같다. 거기만 지나면 그 후에는 길이 정말 하나밖에 없어서 별로 저런걸 볼 일도 없다. 

8월 4일:
Abiskojaure -> Alesjaure

본격적인 쿵스레덴 트레킹이 시작된 느낌..?

텐트 쳤던 곳부터 알레스야우레 산장에서 2킬로 정도 전까지 걸었다.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 느낌이었다. 오르락...내리락...오르락...내리락...을 지나 드디어 알레스야우레 호수가 보이는데 너무 예뻐서 그냥 그날의 고생을 보상받은 듯한 느낌!

알레스야우레 호수

* 원래는 각 산장마다 쓰레기를 버릴 수 있었지만 올해부터 각 산장에서 쓰레기를 받지 않는다고 한다. 정말일까 궁금했는데 진짜 쓰레기통이 없더라. 대신 캔, 가스캔 같은 건 버릴 수 있다. 아무리 산장에 있는 화장실이 재래식화장실이라지만, 거기에 버리면 안되고, 쓰레기를 잘 모아놓았다가 아비스코 산장이나 케브네카이세 산장 같은 데서 한꺼번에 버려야한다. 쓰레기봉투를 좀 넉넉하게 챙겨가는 게 좋다. 
 
8월 5일:
Alesjaure -> Tjäktja

돌을 두들겨보고 건너는 중

Tjäktja는 도대체 어떻게 읽는걸까... 스웨덴어 발음으로 하면 '셱샤'인데, 여기는 라플란드니까 사미어겠지... 그래서 '솃캬'라고 읽어야한다는 말을 어디서 들었던 것 같은데 확실하진 않다.

이런 느낌으로 계속 걷는데, 그렇게 힘든 구간도 없었고 무난했던 것 같다. 가다보면 저 멀리 산장이 보이는데 아무리 걸어도 그게 가까워지지 않는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 빨래와 목욕을 하면서 다니려 생각했다면 음... 그렇게 못할 가능성이 더 많다. 산장에서 돈내고 샤워하지 않는 이상 >_< 날씨도 춥고, 생각만큼 목욕할만한 데가 그리 자주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몸을 닦을 때 물티슈가 의외로 유용했다. 

8월 6일:
Tjäktja -> Sälka

눈!

대망의 Tjäktjapasset 을 넘었던 날. 산장을 지나 계속 걷다보니 정말 엄청난 돌밭이 나왔고, (너무 엄청나서 사진찍는 걸 잊음) 여기가 (우리가 간 코스에서는) 가장 고지대라 만년설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사진이 풍경을 다 못담네...ㅠ

산 꼭대기에 비상대피 오두막이 보였는데, 거기까지 올라가니 이렇게 정말 멋진 풍경이 보였다! 내려가는 게 살짝 빡세긴 했지만 그래도 풍경이 정말 멋졌다.

순록!

그렇게 고개를 넘고 걷는데 갑자기 천둥소리가 들리더니 비가 후두두둑 내리기 시작했다. 딱히 피할 데도 없고... 할 수 있는 일은 그냥 걷는 것뿐. 그러더니 또 거짓말처럼 날이 맑아졌고 그렇게 섈카 산장에 도착했다. 텐트를 치는데 갑자기 또 천둥번개에 비가 내려서 텐트를 대충 치고 산장으로 대피했는데, 거기서 일하시는 분 말씀이 '여기는 일년에 한번 천둥칠까말까 한데...' 라고. 일년에 한번 볼까말까한 날씨를 하루에 두 번이나 보다니, 운이 좋군...(?)

8월 7일:
Sälka -> Singi


여행 통틀어 날씨가 제일 좋았던 날. 비가 한방울도 안왔던 건 첫째날과 이 날뿐이었다. 날씨가 더워서 (13도...) 반팔을 입고 걸었고, 호수 목욕에도 도전했다. 싱기를 기점으로 쿵스레덴을 계속 걷느냐, 케브네카이세 쪽으로 가느냐 나뉘는데, 이제 여기서 쿵스레덴과 작별하고 케브네카이세 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싱기 산장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텐트를 쳤는데, 경치도 좋고 폭포도 멋졌다.

8월 8일:
Singi -> Kebnekaise fjällstation


바람이 정말 어마어마하게 많이 불었다. 모자가 날아갈 거 같아서 넥워머로 고정하고, 이런 날에 렌즈 꼈다간 눈이 금방 건조해질 거 같아서 안경쓰고 걸었다. 여기도 계속 오르막이었는데, 다 올라가서 내려다보는 경치가 참 좋았다.


그렇게 내려오면 점점 문명이랑 가까워진다는 느낌이 들면서 인터넷도 터짐. 그리고... 케브네카이세 산장이 가까워질수록 '텐트칠 곳 찾기가 쉽지 않겠는데' 하는 예감이 드는데 정말이다. 산장 지나면 정말 텐트칠 곳 없으니 기왕이면 산장 도착하기 전에 텐트 칠만한 자리 있으면 조금 맘에 안들어도 치는 게 좋을 듯... 산장 근처는 경사도 심하고, 평평한 데 찾아도 돌 때문에 텐트치는 게 쉽지 않았다.


원래 여기서 3박하면서, 날씨 좋은 날 케브네카이제도 등산하고 Tarfala 호수도 보러가려고 했는데 일정을 바꾸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비 때문이었는데, 비가 엄청 많이 오고 일기예보 확인하니 며칠간 계속 비온다길래, 인터넷으로 기차버스호텔 예약 다 바꿔서 다음날 걍 키루나 가기로 결정. 생각보다 산장 근처에 뭐가 없기도 했고, 텐트 자리가 맘에 안들어서 '이럴거면 그냥 저 경치좋았던 곳들을 더 천천히 걸으면서 그런 곳에서 하루 더 보낼걸' 하는 생각도 했다.

8월 9일:
Kebnekaise fjälltation -> Nikkaluokta -> Kiruna

케브네카이세 산장에서 니칼루옥타까지는 원래 20킬로를 걸어야 했는데, 버스 시간 때문에 니칼루옥타에 적어도 16시 반에는 도착해야해서 마음이 급했다. 게다가 비가 많이 오고 돌길 빨리 걷는 게 쉽지 않아서, 중간에 보트를 타기로 했다.

케브네카이제 산장에서부터 9킬로쯤 걸으면 보트 타는 곳이 나온다. 보트타는 곳을 어떻게 찾을까 걱정은 안해도 되는게, 1킬로 단위로 계속 표지판이 나온다 >_<... 홍보 잘하네... 아침 6시반부터 걸었는데 9시반 조금 넘어 보트 타는 데 도착해서 첫 보트(9시반)는 놓치고 두번째 출발인 11시 보트를 탔다. 380크로나를 내면 되고 20-30분 정도 걸린다. (http://www.enoks.se/en/boat-departures/) 사람이 많아서 ‘다 탈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30명 정도 탈만한 보트가 왔고, 자리 없으면 서서라도 탈 수 있는 거 같았다.


보트에서 내리면 바로 레스토랑이 하나 있는데 거기서 사슴고기 버거를 먹고(!) 5킬로 정도 걸어서 여유있게 니칼루옥타에 도착했다.

니칼루옥타에서 키루나 가는 버스는 미리 예약해야하는데 https://nikkaluoktaexpressen.se 여기서 할 수 있다. 니칼루옥타에 가니 사람이 엄청 많길래 ‘버스에 다 탈 수 있나’ 걱정이 좀 됐는데, 예약한 사람 수가 많으니 버스가 두 대가 왔다. 승차감도 좋은 큰 버스였고, 교통체증이 없는 곳을 달려서 그런가 정해진 시간보다 일찍 도착했다! >_<

8월 10일:
키루나 -> 스톡홀름: VY 밤기차.
무려 3시간 넘게 지연됐다. 그런데 기차내에는 방송을 잘 안해준다. 기차가 제대로 잘 가고 있는지 확인하고 다음 교통편 놓칠 거 같으면 빨리 다음 교통편 취소하거나 변경하는 게 좋은데 그걸 어떻게 확인하냐면…

https://tagstationen.se 이 사이트가 스웨덴 기차 지연상황 보기에는 제일 좋다. 스웨덴어로만 되어있지만 여튼… 메뉴에서 tågnummersökning(기차번호로 찾기)를 누르고 거기다 기차 번호(예: 93)를 치고 visa tåg를 누르면, 예정 시간이랑 실시간 시간이 나온다.

(지금 내가 타고 있는 이 기차ㄷㄷ)

이럴 때를 대비해 스웨덴 기차 예약은 다 변경/취소가능 티켓으로 사는 게 좋다.

혹시 쿵스레덴 트레킹을 위해 스웨덴에 처음 오는 분이 이 글을 읽는다면, 이 나라는 기차지연이 아주 흔하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다. 1-2시간 연착은 꽤 흔하고, 3시간 넘는 연착은 흔하진 않아도 이렇게 종종 일어난다. 한국에서 오면 스톡홀름 알란다 공항에서 내려서 바로 거기서 밤기차를 탄다거나, 반대로 기차를 타고 공항에 가서 바로 비행기를 탄다거나 하기도 하는 모양인데, 시간을 아주아주아주아주아주 여유있게 잡는 게 좋다. 나도 밤기차에서 일반기차로 갈아탈 때 중간에 텀을 두시간으로 둘까 하다가 혹시 몰라서 4시간을 두고 예약했는데, 이 기차가 정말로 3시간이나 늦어버릴 줄은... ><

8월 11일:
스톡홀름 -> 룬드 : SJ 기차로 약 4시간 타고 옴.

+2022 스웨덴 옘틀란드 하이킹이 궁금하시다면 클릭
https://banisblogg.tistory.com/m/390

쿵스레덴 뺨치는 스웨덴 Jämtlandstriangeln 3박4일 하이킹

(영상은 맨 아래에 있습니다) 작년에 쿵스레덴을 다녀오면서 다시는 이런 트레킹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것 같다. 그 때 봤던 풍경들은 참 좋았지만, 다른 사람들은더운 여름 날씨를 만끽할

banisblogg.tistory.com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