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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2024

우리 아기, 13개월

by Bani B 2024. 10. 29.

10월… 왜 우리가 애를 어린이집에 10월에 보내기 시작했을까… 감기가 도는 10월에 왜…

첫 2주는 순탄했다. 적응을 잘 하는 거 같아서 3주차부터 보내는 시간을 늘리려했는데 그러자마자 설사를 일주일이나 해서 3주차는 통으로 빠졌다ㅠㅠ 주말에 드디어 설사가 멎어 월요일에 다시 보냈는데 화요일 오후에 아기가 열난다며 데려가라고 전화가 왔다… 그렇게 또 수목금 가정보육.
   열이 며칠동안 39-40도를 찍어서 병원에도 다녀왔는데 의사가 ‘아마 담주에는 낫겠지? 근데 다담주에 또 아플수 있어. 어린이집이란 그런것이지…’라는 명언을 남겼다. 회사 동료는 아기를 어린이집에 보냈던 첫 3개월동안 애가 열번을 아팠다고 했다. 어휴… 이제 드디어 열도 잡혀서 오늘 다시 무사히 보냈는데 제발 이번주 순탄히 지나가기를….

감기에 걸리면 코로 이런 것도 만들 수 있쥐
아파서 어린이집 빠지고 놀이터에서 혼자 놀고 있었는데, 다른 어린이집 애들이 이 놀이터로 원정 옴… 반가워하는 인싸 아가.
-엄마도 하나 잡숴봐 -그거 못먹는거야 내려놔

아기의 발달 상황은 딱히 기록할만 한 게 없다… 분명히 뭔가 발달은 하고 있을 건데 내 눈에 뚜렷이 보이는 건 없는 것 같다. 아, 조금 높은 턱도 올라갈 수 있게 된 것? 그리고 계단만 보이면 환장하는 거…
   그리고 내 손을 잡아끌고 어디론가 데려가기 시작했다. 하고 싶은 게 있으면 내 손을 잡고 잡아끌고 데려감… 그곳은 주로 티비 앞…

의자에 스스로 올라가서 뿌듯한 아기

아참, 2주 전에는 치과도 갔었다… 요즘 소파나 의자 위에 올라갔다 내려왔다 하기를 좋아하는 아가는, 그날도 소파앞에서 신나서 뛰고 있었는데 어쩌다가 넘어져서 소파 테이블에 앞니를 찧었다… 테이블에 이빨자국이 남았을 정도로 세게 찧어서 피가 철철 나고 아기는 자지러지게 울고ㅠㅠㅠㅠ 손수건으로 일단 지혈하니 피는 멈췄는데 이빨이 괜찮은건지 어떤지 몰랐다. 다행히 남편의 누나가 치과의사라 연락했더니 바로 시간 잡아주고 엑스레이 찍어주고 진료봐줬는데 약간 앞니가 좀 눌리고 조금 흔들리긴 한데 당분간 딱딱한거 안먹이면 괜찮을거라 했다ㅠㅠ 지금은 뭐… 괜찮은 것 같다. 그때 이후로는 애가 어디 부딪히려고 하면 가슴이 철렁… 그러지마 아가ㅠㅠ
   Barnförsäkring 혹시나 해서 들어놨었는데 돈을 줄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사고접수하라고 해서 해놨다. 2주가 지났지만 아직도 연락없는…

윗 앞니가 약간 뒤틀렸는데 유치니까 뭐… 이제 어금니가 하나 났고 송곳니가 하나 올라오고 있다.

주말마다 룬드시내 공원+어린이집 놀이터를 정복(?)하고 있다. 얌전히 모래나 파고 놀면 좋겠는데 저 집 같은 거에 올라가려고 하고… 어휴. 미끄럼틀 없는 곳만 가고 있다… 미끄럼틀 올라가지도 못하면서 내려오는 데 재미들려서 자꾸 태워달라고 조른다 >_< 엄마 팔아파….

햄버거 절반을 해치움

어린이집에서 포크를 사용해서 그런가 집에서도 이제 포크를 잘 사용하게 되었다…만, 먹다가 좀 배부르면 걍 손으로 주물주물 휙! 에휴
   자기 전에 밸링을 무려 300밀리를 먹어야 직성이 풀리고 잘 잔다… 200밀리 이렇게 먹으면 밤에 무조건 깨곤 엄청 울어서 자기 전에 확 주기 시작했는데 배에 무리가 없는건가 약간 걱정…

서랍 여는 재미를 알아버린 아가…
건배 잘하는 아기… ‘스콜’이란 말은 못해도 ‘(스)코(ㄹ)!’라고 함

말은 언제 느는걸까… 아직도 엄마,아빠를 안한다. 그런 말을 하기는 하는데 엄마,아빠라는 뜻으로 쓰는 건 아님… 언제쯤 엄마 소리 들어볼라나?
제대로 하는 단어는 아직도
-(뭔가 가리키며) 티따! = 저게뭐냐
-(양손 주먹을 불끈 쥐고) 까까! =까까를 내놔라
-(리모콘을 가리키며) 바바! =바블라나를 틀어라
이 정도…ㅠㅠㅠㅠ

아참, 지난 주는 어린이집 부모모임에 갔었다. 정작 아가는 아파서 어린이집을 빠졌는데…>_< 아기를 시댁에 맡기고 저녁에 혼자 갔는데 프레젠테이션이 인상적이었다. “적당히 위험한 환경은 아이를 더 도전하게 만듭니다“ 누군가가 ‘그런데 우리 애가 그러다 나무에서 떨어져서 팔이 다쳤어서, 그때부턴 좀 조심해야하는 게 아닐까 생각하게 돼요’라고 했는데, 그 선생님은 아주 쿨하게 ‘아이는 아팠겠지만, 나무에서 떨어지면 팔을 다친다는 걸 배웠을거고요! 그 정도 높이에서 떨어지면 아프다는 걸 배웠겠죠? 어떻게 해야 안떨어질지도 생각할거고요. 아주 많이 배웠겠네요’ >_< 예…..
   그러고 나서 각 반끼리 모여 앉아 자기소개(…자기 아이소개)를 하고, 선생님들이 요즘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소개하고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눴다. 알고보니 이 1-3세 반 아이들 중 절반이상이 ‘부모 중 한명 이상이 외국인’이었다! 우리가족만 그런게 아니었군. 그래서 자연스럽게 언어교육으로 이야기가 옮겨갔는데, 다들 ”우리 애는 걍 스웨덴어만 써… 내 언어를 알아듣는 건 다 알아듣는데 대답을 스웨덴어를 해서 내가 걔한테 스웨덴어를 배우지…“ ”우리애도… 부모 둘다 외국인인데 애는 너무 스웨디시야…” >__< 늘 느끼지만, 아이가 무조건 부모의 언어를 자연스럽게 배우는 건 아닌 것 같다. 정말 아이마다 너무 다름ㅠㅠ 우리 아기는 어떻게 될까. 내가 어떻게 인풋을 줘야할까 또 고민했던 저녁.

말은 좀 느려도 되니까 건강히만 크자 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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