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156 4학년, 개강 시간은 참 느리게 가면서도 빠르게 간다. 벌써 4학년이 되었다. 이제 누가 학사냐 석사냐 물으면 당당하게 석사한다고 말하는 그런 4학년이 되었다. (학석사통합이라 학부졸업도 안한주제에 석사한다......) 그동안 책을 거의 안 팔다가 한꺼번에 1-3학년 책을 팔겠다고 페이스북 학과 그룹에다가 올렸더니 연락이 많이 왔다. 내가 시세 파악을 못하고 다른 애들보다 싸게 올렸던 걸까...? 책을 한꺼번에 여러권 사겠다는 애들 우선으로 팔아서 세 명을 만났다. 과활동을 전혀 안하니, 동기와 선배를 제외하고 후배...라는 애들을 만나서 얘기한 게 처음이다. 한 명은 그냥 새내기 >_< nollning(신입생환영행사) 기대된다고, 놀닝 때 뭐하냐고 묻는 그런 새내기...(코로나라서 대학수업은 온라인으로 하는데 놀닝은.. 2021. 9. 2. 7월 하순: 간단한 일기 지지난 금요일에 인턴십이 끝난 후 아주 최선을 다해 놀았다. 멘토가 이미 수요일 오후부터 휴가였으므로 나도 덩달아서 목요일부터 놀았다ㅎㅎ 멘토와는 끝까지 훈훈했는데, '나도 나중에 일을 해서 언젠가 누군가의 멘토가 된다면 저렇게 해야지', 하고 종종 생각했을 정도로 훌륭한 멘토를 만나서 좋은 여름이었다. 목요일 저녁에 스톡홀름에 올라가서는 금요일에 스톡홀름 사무실에 갔다. 이미 할일은 다 했고 더 할 일도 없어서 그냥 사무실에서 피카하고 탁구치고 수다떨고 놀다가, 컴퓨터는 아무 사무실에나 반납해도 된다길래 그냥 스톡홀름 사무실에 반납하고 왔다. 반납하기 전, 슬랙에서 팀 채널에다가 마지막 인사를 남겼는데 그날 팀 사람들 모두가 휴가거나 연차여서 아무도 읽지 않았고 그렇게 인턴십이 끝이 났다.ㅎㅎ 여름 인.. 2021. 7. 22. 인턴 마지막 주 인턴 첫주를 마치고 글을 썼는데 벌써 마지막주다....... 바빴다기보단 블로그질에 게을렀다. * 인턴을 위해 멘토가 준비한 것들은 정말 딱, '알고 싶긴 했는데 어떻게 배워야할지 몰랐던 것들'이었다. 대충 알긴 아는데 긴가민가하면서 썼던 자바스크립트와 데이터베이스 다루는 걸 이번에 제대로 배웠고, 유튜브 어딘가에서 보고 존재만 알고 있었던 도커와 쿠버네티스가 무엇이고 왜 필요한지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아직까지도 나에겐 마법처럼 보이는 정규표현식을 맛볼 수 있었고 이걸로 많은 양의 파일을 어떻게 다루는지 경험해볼 수 있었다. 애자일 방법론, 깃을 통한 협업, 문서작성 등 일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정말 보고 배운 게 많다. 팀 회의뿐만 아니라 각종 비상상황 회의나 다른 팀과 하는 회의 같은 것도 멘토가 .. 2021. 7. 7. 인턴 첫 주 드디어 학기가 끝나고 여름방학이 시작됐다. 보통 이맘때쯤에 한국에 가곤 했는데 학기가 끝나도 스웨덴에 남아있으니 조금 기분이 이상하다....는 것은 잠시였고, 지난 일주일동안 꽤 바빴다. 드디어 인턴을 시작했고 일주일이 꽤 순탄하게 흘러갔다. - 이 팀은 멤버들이 다 북유럽 곳곳에 흩어져있어서 실제로 다같이 만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리고 팀 공통의 목표같은 게 있긴 하지만 각각 역할도 다르고 전공분야가 다 달라서, 하는 일도 다 제각각인 것 같다. 딱히 팀장으로 보이는 사람도 없다. 나를 가르쳐주고 있는 멘토가 경력이 제일 오래되고 이런저런 일을 많이 하는 것 같은데, 그렇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이 이 사람한테 뭘 보고하거나 허락을 받거나 하지 않는다. 매일 아침마다 영상통화로 미팅을 하긴 하는데, 오늘.. 2021. 6. 14. 33 며칠 전에 생일이었다. 만 33세가 되었다. 이제는 서른 '즈음'이 아니니 김광석의 '서른즈음에'는 못틀겠다며 집사람이 너스레를 떨었다. 생일선물이라며 집사람의 부모님이 용돈을 조금 보내주셨는데 메시지에 '수영 강습비'라고 적혀있었다. 운전면허도 땄으니 이제 수영을 배워야할 때인 것 같다. 가을에 시작하는 수영기초반 등록을 이번에는 잊지 말고 해야겠다. 서른셋인데 아직도 배워야할 게 많다. 하지만 스웨덴애들이 아무 생각없이 하는 그 개구리수영이, 과연 내가 일주일에 한번 수영장에 가서 배운다고 배워질까? 그걸 배우기에 이미 내 몸은 굳어버린 게 아닐까? 생일 전날에는 룬드달리기대회Lundaloppet에 나가서 뛰었다. 원래는 정해진 날짜에 수백명이 와서 한꺼번에 뛰는 대회인데 코로나 때문에 형식이 바뀌어.. 2021. 5. 27. 5월 그동안 스웨덴에서 산 지 1년, 2년, 3년, 4년이 될 때마다 글을 썼지만 5라는 숫자만큼 묵직함을 느낀 적이 없었다. 그래서 스웨덴으로 이사온지 5주년을 맞이하여 뭔가 길게 쓰고 싶어서 글을 고치고 고치고 하다가 결국 아무것도 올리지 못하고 그렇게 4월 27일이 지나갔다. 그리고 그동안 썼던 걸 지웠다. 너무 대단한 의미를 부여했나,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산지 3년이 되었든 5년이 되었든, 어쨌든 다가올 하루하루가 여전히 모험과도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냥, 요즘 하는 생각들을 랜덤으로 써보기로 했다. * 스웨덴에 오기 전에는 막연하게 '가면 한국음식이 많이 먹고 싶을까? 가족들과 친구들이 많이 보고 싶겠지?'하는 생각을 했었다. 뭐... 사실이긴 한데, 솔직히 지금 제.. 2021. 5. 5. 4월 정말로 힘든 2월과 3월이었다. 그리고 힘든 4월이다. 1월 중순에 새 학기가 시작되었고, 2월에 한창 과제도 많고 할 게 많았는데 운전면허 시험도 2월에 보게 되어서 이미 그거 때문에 스트레스가 장난 아니었다. 게다가 섬머잡을 구하려면 2월에 이력서를 돌려야하므로, 밤에는 열심히 구인공고를 찾아 이력서와 자소서를 손봐서 열심히 뿌렸다. 그리고... 학원 알바도 했고 스웨덴어 과외도 역대 최대인원으로 했다. 그렇게 번아웃이 와서 3월 중순에 있었던 시험공부를 거의 안했다. 시험이 두 개 있었는데 하나는 오픈북이라서 공부를 안했고 하나는 아예 4월에 재시험볼 거 염두에 두고 아예 쳐다보지도 않았다. 시험공부를 안할 거면 그냥 마음이라도 편하게 먹고 아예 푹 놀던가, 그것도 아니었다. 시험공부를 안하면서 시.. 2021. 4. 13. 마냥 가라앉고 있던 나를 건져 올려준 한국 가요. 노래방에 가면 90년대 가요와 2000년대 초 가요는 어찌어찌 잘 따라부른다. 초등학교 3학년이던 97년에 이미 담임선생님이 매일 종례시간에 우리가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게 했고, 다들 약속한 것처럼 에쵸티 노래를 불러서 그냥 그렇게 외워졌었지. 중학교 때 시험이 끝날 때마다 노래방에 가서 에쵸티지오디신화를 열창하지 않았나. 한국가요를 잘 안 듣게 된 것은 J-pop을 접하면서였다. 매일 사랑타령하는 K-pop에 질렸는데 일본노래는 뜬구름 잡는듯한 가사(...소위 '중2병'이라 하는...)가 많아 그런 게 좋았다. 물론 그때 일본 아이돌 덕질도 열심히 했지. 대학에 가서는 그냥 고루고루 들었다. 한국노래도 듣고 일본노래도 듣고 가사가 영어인 노래도 듣고 독일노래도 듣고 러시아 노래도 듣고..... 2021. 3. 19. 커뮤니케이션의 이해 https://youtu.be/88YaOJtNWVM ...는 사실 브로콜리너마저의 명곡. * youtu.be/RCuFlaQlu4c 영화를 잘 보지 않지만, 그래도 정말 마음에 든 영화는 두번이고 세번이고 본다. 세 번이나 본 애니메이션 '목소리의 형태'는 청각장애를 가진 쇼코와 어린 시절 쇼코를 괴롭혀서 전학을 가게 만든 후 왕따를 당한 쇼야의 이야기이다. 다른 아이들이 하는 것처럼 소통하고 싶어서 잘 들리지 않아도 음악시간에 노래를 부르려 하고 쇼야에게도 중요한 말은 음성언어로 하려 하는 쇼코와, 쇼코와 친구가 되려고 수화를 배운 쇼야나 사하라의 이야기, 그리고 초등학교 때 친구들과 재회하여 놀이공원에 가는 장면까지는 그냥, '왕따 예방용 학습만화' 정도이지 않을까했지만... 그리고 '서로 다른 언어형.. 2021. 3. 3. 2월 중순의 일상 자야되는데 잠이 안와서 근황이나 한번 끄적거려볼까 한다. * 지난 주 수요일에 주행시험을 봤고 떨어졌다. 사실 한번에 붙으리란 기대는 30퍼센트 정도밖에 없었어서 그러려니했다. 시작이 좋았고 주차도 잘해서 초반에는 기분도 좋았고 '설마 오늘 붙나?'하는 기대가 약간 있었지만, 버스전용차선 표지판을 못보고 들어갈뻔한 후부터 '아 오늘 망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부터 완전 긴장도 풀리고 집중이 안되어서 huvudleden(직진차량 우선)에서 högerregeln(오른쪽에서 오는 차량 우선) 지킨답시고 서행하고 양보하고 그랬다. 그렇게 보기 좋게 떨어지고 학원으로 돌아올때까진 그래도 '다음에 붙으면 되니까, 그리고 좀더 연습해서 더 나은 드라이버가 되면 되지'하며 긍정모드였는데, 학원에서 다음 시험 일.. 2021. 2. 16. 주말다운 주말이 그립다 개강하고 3주가 지났다.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과 애들 다들 번아웃오겠다며 난리다. 1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세 과목을 듣는다. 그나마 한 과목은 널널해서 강의조차 안 듣고 있지만 두 과목이 정말 진짜 너무너무너무너무 할 게 많다. 하나는 수치해석인데, 그동안 수학과목들이 보통... 집에서 책 읽고 연습문제 잘 풀고 좀 널널한 랩 두 번 가고 기말고사 보면 끝나는 패턴이었어서 이것도 그럴 줄 알았다. 그런데 금요일에 강의 끝나고 나면 한주동안 배운 걸 이용해서 숙제해서 일요일까지 내야한다. 숙제가 그냥 수학문제 푸는 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 코드 써서 푼거랑 손으로 푼거랑 다 올려서 비교하고 설명하고... 그냥 레포트를 매주 하나씩 쓰는 수준이다. 미리미리 하고 싶어서 진도 나가기 전에 책 읽고 미.. 2021. 2. 6. 2021년 첫 글 ...이라고? 2021년 된 지 이제 한 달이 지나가는데 첫 글을 쓴다고? 참 많이 바빴나보다. * 새해는 아주 차분하게 맞이했다. 코로나 때문에 친구들과 파티를 할 수도, 집사람 가족들을 만날 수는 더더욱 없으니까 그냥 둘이서 저녁 먹고 케익먹고 드라마 한편보고 그러다보니 새해가 되었다. 스웨덴에서 다섯번째로 맞이하는 새해지만 항상 친구집에 가서 파티를 했는데, 우리집이 불꽃놀이 명당이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우리집 베란다는 서쪽으로 나있어서 말뫼 터닝토르소와 외레순 다리도 멀리 보이는데, 말뫼에서 얼마나 불꽃을 쏘아댔는지 하늘이 뿌옇게 보일 정도였다. * 한국에 배민과 요기요가 있다면 스웨덴에는 foodora가 있다. 코로나 전에는 이용해본 기억이 한번밖에 없는데, 코로나 이후에 자주 이용하고 있다... 2021. 1. 28. 이전 1 ··· 3 4 5 6 7 8 9 ··· 1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