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284 3월의 마른 모래 가사를 잘 들어보면 사실 가을이 배경인 노래, 가을방학-3월의 마른 모래 날씨가 많이 따뜻해졌다. 이미 2월 중순에 하얗고 노란 봄꽃이 피었고 그때부터 약 한달동안 좋은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이제는 더이상 날씨로 스웨덴을 디스하지 못하겠다고 생각할 정도. 12월부터 헬스장을 끊어놓았지만 날씨가 좋아서 2월부터는 거의 안가고 집근처 공설운동장에서 달리기를 했다. 새로 장만한 겨울 트레이닝복이 마음에 들어서 더 따뜻해지기 전에 최대한 많이 써먹고 싶었다. 물론 이러다가 또 눈이 오겠지만 그래도 좋다. 낮이 길어져서 좋고 따뜻해져서 좋고 봄꽃이 피어서 너무 좋다. 오늘은 심지어, 무거운 겨울외투 대신 두툼한 스웨터와 겉에 봄자켓을 입고 나갔는데 딱이었다. 주머니를 뒤적뒤적하니 영수증이 .. 2022. 3. 13. 2월의 플레이리스트 나카시마 미카 - 僕が死のうと思ったのは 「死ぬことばかり考えてしまうのは、きっと生きることに真面目すぎるから」 정곡을 찔린 느낌. - 오카자키 리츠코 - For フルーツバスケット 「주먹밥은 그곳에 낄 수 없었던 거예요.」 순전히 이 주제가 때문에 봤던 후르츠바스켓은 줄거리는 도저히 내 취향이 아니었지만 저 대사만은 기억에 남아 내가 주먹밥같다는 생각을 종종 들게 한다. 나도 상큼하고 달달한 과일이고 싶지만, 나는 어쩐지 과일 속에 어색하게 끼어 있는 주먹밥인 것 같다는 생각. 그런 생각을 하루이틀도 아니고 몇년간 하다보니 사람이 미쳐가는 것 같다. - 도마 - 이유도 없이 나는 섬으로 가네 이유도 없이 나는 곧장 섬으로 가네 기다리는 사람도 없는 섬으로 가네 조심하며 걸어도 발소리는 아무도 없이 개만 운다 얼마.. 2022. 3. 2. 3월 1일 전쟁 때문에 이번 삼일절이 특별하게 느껴진다. 삼일절이나 6.25전쟁 기념일에 '만약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던가, '또 그런 일이 생기면 어떡하지?' 따위의 생각은 아마도 나만 했던 건 아닐 것이다. 연평해전이라던가 천안함 사건이라던가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거나 미사일을 쏜다거나 할 때도, '에이 그래도 전쟁은 안 날거야'하면서도 '정말 전쟁이 나면 어떻게 할까' 생각해보기도 했다. 그런데 그런 일이 정말로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났다. '설마 그렇게 금방 전쟁이 나겠어'했는데 정말 하루아침에 러시아가 쳐들어갔다.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예상했을까. 유튜버 Bald and bankrupt가 전쟁 일어나기 하루 전날 우크라이나에서 사람들을 인터뷰한 영상을 봤는데, 다들 '우크라이나는 괜찮습니다! 여긴 평화로워요!'.. 2022. 3. 1. 2022년 첫 글 2022년 첫 글을 2월에 쓰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새해를 친구 집에서 맞고 집에 오자마자 시험공부를 하고 시험을 보고 그러고 바로 새 학기 시작하고 이제 3주째인건가. 세 과목을 동시에 들으니 왠지 정신이 없다. 그래도 한 과목은 대충 아는 내용이라 설렁설렁 하고 있지만 나머지 두 개는 과제를 하면서 내가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인공지능을 공부하면서 맨날 재미없는 확률 문제를 풀다가 드디어 알파고...발끝에도 못따라가지만 간단한 게임을 하는 봇을 만들었는데, 이 과제는 교수님이 만든 봇과 대결해서 스무 번 연속 이겨야 과제 통과다. 물론 교수님은 우리 수준을 배려해서 아주 살살 만드셨지. 설거지하다가 갑자기 그럴듯한 아이디어가 떠올라 '그래, 요렇게 하면 무조건 이기겠지'하면서 신나게.. 2022. 2. 3. 해외에서 가족관계증명서 등 서류 뽑기 (feat. 공동인증서 대환장...) 할 게 많아서 이렇게 블로그를 쓸 때가 아닌데 지금 거의 두시간동안 저 가족관계증명서 하나 뽑겠다고 난리를 쳤으니, 이 난리를 기념하며 글을 써보겠다. * 스웨덴에서 혼인신고를 한 후 한국에서도 혼인신고를 하려고 대사관 홈페이지를 보니, 기본증명서, 혼인관계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 같은 게 필요하다고 써있었다. 몇 달 전에 주민등록초본을 뗄 일이 있었는데, 그때는 공인인증서 같은 거 없이 쉽게 휴대폰 인증을 해서 출력할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저 서류들도 간단히 뗄 수 있을 줄 알았다. * 공인인증서가 없이 몇 년을 살았다. 물론, 처음 이사왔을 때는 공인인증서가 있었지만, 그게 만료된 후에는 따로 재발급을 하지 않았다. 한국 계좌는 다 정리하고 국민은행 하나만 남아있는데, 그마저도 미리 토스 인증을 해.. 2021. 12. 29. 스웨덴에서 시청 결혼식 ...을 했다. 더블린 펍 후기를 써야하는데 사진 올리는 게 귀찮아서 계속 미루고 있다. 오늘은 이거나 써야겠다. * 다음 달이면 집사람과 알고 지낸지도 14년이 되고, 올해는 우리 10주년이었고, 같이 산 지는 5년반 정도 되었다. 그럼에도 우리는 정말 지난 9월까지 결혼할 생각이 없었다. 스웨덴으로 이사오기 전, '그래도 결혼은 해야지...'이라고 말씀하시는 부모님께 일단 1-2 년 살아보고 결정하겠다고 말씀드렸던 것 같은데, 막상 그 1-2년을 살아보니 내 인생에 결혼은 없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확고해졌다. 연애의 끝에는 결혼이나 이별만이 있을 것 같았는데, 제도가 잘 갖춰져있다면 이렇게 결혼하지 않고도 가족을 만들고 사는 게 가능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제도가 잘 뒷받침한다면 다양한 형태의 가.. 2021. 12. 16. 팬데믹이지만... 더블린 여행기(1) 지난 목요일부터 3박 4일로 더블린에 다녀왔다. 작년에 집사람이 축구경기를 보러 가려고 예약했다가 코로나 때문에 경기가 취소되고 항공도 취소되어 못갔는데, 그 때 받은 항공 바우처와 호텔 바우처를 올해 안에 써야했다. 그래서 10월말에 부랴부랴 짐을 싸서 더블린으로 여행을 가게 되었다. 스웨덴이야 마치 팬데믹이 끝난 분위기이고 아무도 코로나를 의식하는 것 같지 않지만 아일랜드는 유럽에서도 꽤 규제가 심한 것 같아보였다. 그러다가 우리가 여행가기 며칠 전, 식당과 펍 영업제한이 풀렸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 여기도 스웨덴처럼 하려나보군' 하고 생각했다. 그래서 별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가 여행가기 전날, 혹시나 해서 아일랜드 입국 규정을 확인해봤더니, 아일랜드로 입국하기 전에 반드시 사전 신고를 해야한다고 .. 2021. 11. 4. 규동 - 소고기보다는 그 밑에 깔린 밥이 좋아 대학에 가면서 자연스럽게 집에서 나와 자취를 했고, 서울에서 약 8년간 살면서 이런 저런 음식을 해먹어보긴 했다. 처음에는 미역국도 레시피 보면서 하다가, 어느 순간 레시피 없이 미역국과 된장국 정도는 끓여내는 자신을 발견하고 신기해했던 게 생각난다. 요리하는 게 재밌다고 생각해 대학 다닐 땐 밥을 많이 해먹었는데, 뭐… 그렇다고 요리 실력이 그렇게 빨리 늘진 않았던 것 같다. 친구들 불러다놓고 김치볶음밥을 하려는데 김치도 안자르고 집어넣는 나를 향해 친구가 다급하게 소리친 적도 있으니. 교환학생으로 일본에 가서도 밥은 정말 열심히 해먹었다. 제일 먼저 밥솥을 샀고, 마트에서 제일 싼 식재료가 뭔지 파악했다. 그렇게 나는 그 학기동안 낫토를 원없이 먹었다… 낫토가 그렇게 싸다면, 내가 하루빨리 낫토의 맛.. 2021. 10. 7. 9월말 정신 차려보니 9월 말이네. * 지난 2주동안 매일 새벽 1시 넘어서 잔 것 같고 오늘은 일찍 자리라 다짐했는데 결국 또 1시가 넘었다. 일주일에 과제를 평균 두개씩 하는데… 강의는 만족하지만 과제 난이도가 너무 높아서 시간도 많이 들고 한문제 풀고 나면 진이 빠진다. 일요일에 낸 과제가 분명히 내일쯤 되돌아올 거고 어떤 문제를 다시 풀어야할지도 이미 알고 있지만, 오늘 조교한테 물어봤는데도 잘 모르겠다. 그저께 낸 과제도 어제 되돌아왔으니 내일 고쳐서 내야할 거고 그러고 나면 다음주에 제출할 과제 두 개를 한시간이라도 빨리 시작해야겠지? * 이정도의 과제량과 난이도와 좌절감이면 벌써 울어도 몇 번 울었어야하는데 신기하게도 아직 울지 않았다. 시간이 없어서 학교 심리상담사와의 예약도 다 취소했는데, (그.. 2021. 9. 30. 심심한 일상 제목을 저렇게 붙였지만 할 게 없어서 심심하다는 의미는 아니고... 그냥 특별할 것 없이 9월이 이렇게 흘러가고 있다. 8월에 긴 여행을 다녀온 게 벌써 기억도 안나고, 과제가 끊임없이 있는 그런 평범한 날들이여...... 누가 4학년 되면 널널하대. 그런 말 한 애들이 다 사실 우등생이었던 모양이다. 지난 포스팅에 진로고민을 잔뜩 적었지만, 결국 세부전공은 AI로 정했고 다음 페리오드 수강신청도 끝냈다. 지난 3주동안 인공지능과 관련된 과목, '자연어 처리'와 '이미지 처리'를 들었는데 꽤 재밌어서 그냥 앞으로도 인공지능 과목들을 듣기로 했다. 뭐... 수업은 1년반만 더 들으면 되니까! 그리고 교양으로 두 과목 정도를 들을 수 있어서 뭘 들을까 고민중이었는데... * 학기 시작 전에 친구집에 초대받아.. 2021. 9. 19. 4학년, 개강 시간은 참 느리게 가면서도 빠르게 간다. 벌써 4학년이 되었다. 이제 누가 학사냐 석사냐 물으면 당당하게 석사한다고 말하는 그런 4학년이 되었다. (학석사통합이라 학부졸업도 안한주제에 석사한다......) 그동안 책을 거의 안 팔다가 한꺼번에 1-3학년 책을 팔겠다고 페이스북 학과 그룹에다가 올렸더니 연락이 많이 왔다. 내가 시세 파악을 못하고 다른 애들보다 싸게 올렸던 걸까...? 책을 한꺼번에 여러권 사겠다는 애들 우선으로 팔아서 세 명을 만났다. 과활동을 전혀 안하니, 동기와 선배를 제외하고 후배...라는 애들을 만나서 얘기한 게 처음이다. 한 명은 그냥 새내기 >_< nollning(신입생환영행사) 기대된다고, 놀닝 때 뭐하냐고 묻는 그런 새내기...(코로나라서 대학수업은 온라인으로 하는데 놀닝은.. 2021. 9. 2. 2021 쿵스레덴 트레킹(4):시간흐름에 따른 여행기 + 소소한 여행 팁 2021 쿵스레덴 트레킹(1): 준비 - 마음가짐과 체력 2021 쿵스레덴 트레킹(2): 준비물 리스트 2021 쿵스레덴 트레킹(3): 여행 전 오해, 여행 후 감상 2021 쿵스레덴 트레킹(4): 시간흐름에 따른 여행기 + 소소한 여행 팁 8월 2일: Lund -> Stockholm : SJ 기차로 약 4시간 반 소요. (중간에 한시간 늦는다고 방송나왔었는데 약 30분 늦게 도착함) Stockholm -> Abisko turiststation : VY 밤기차. 약 18시간 소요. 스톡홀름에서 늦게 출발하기도 했고 중간에 한참 서있었다. 근데 안내방송을 잘 안해줘서 뭔 일인가 싶었… (기차 상황 실시간으로 보는 사이트는 이 글 아래에서 소개하겠습니당) 8월 3일: Abisko -> Abiskojaure .. 2021. 8. 24. 이전 1 ··· 4 5 6 7 8 9 10 ··· 2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