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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2016

룬드 도착, 그리고 주민등록.

by Bani B 2016. 4. 29.

2016.4.27.



   러시아항공을 타고 모스크바를 경유해서 코펜하겐으로 들어왔다. 코펜하겐 공항에서 룬드까지 30분 정도밖에 안 걸리므로 그렇게 끊은 건데, 인천에서 출발할 때 체크인 카운터에 계신 분을 이해시키기가 참 어려웠다. 왕복 티켓을 가지고 있으면 문제가 안되는데, 편도 티켓을 끊은 게 화근이었다. "스웨덴에서 살 계획이라서요. 비자도 있어요." "비자 보여주세요. (...) 스웨덴 비자인데 덴마크로 가는 편도항공권을 끊으셨네요. 덴마크에서 스웨덴 넘어가는 기차는 예약하셨나요?" "승용차 타고 넘어갈 건데요. 마중나올 사람이 있어요." ...확인이 필요하다며 어딘가로 가신 담당자님>< 이렇게 깐깐하게 검사할 거면 도대체 왜 편도항공권은 그렇게 쉽게 잘 끊어주는 거냐고 묻고 싶었다. 뭐 어쨌든, 무사히 티켓을 받고 탑승. 수하물을 하나 더 추가해서 50달러를 냈는데, 20킬로짜리 박스를 배로 보내는게 5만원 정도 하니까 이 돈이 그리 아깝지는 않았다. 다만... 이거 결제하는 데 또 시간이 걸림. 추가 수화물로 보낼 계획이 있거나 편도항공권 끊으신 분이라면 좀 여유있게 가시길 추천한다. 두시간 전에 가서 저 짓을 다 했더니, 나중에는 시간이 없어서 가족들과 별 얘기 못하고 바로 헤어져야 했음...

   코펜하겐 공항에 도착한 게 오후 9시 15분이었는데, 입국 수속도 굉장히 간단했고("덴마크에 왜 왔니?" "덴마크엔 볼 일 없어. 스웨덴 가는 거야." "공부하러?" "ㅇㅇ"...이게 끝) 짐도 생각보다 빨리 나와서 짐찾고 나오니 9시 28분인가 그랬다. 이때까지 코펜하겐 공항에서 이렇게 빨리 나온 적이 없었는데>< 오히려 내가 남자친구를 기다리고 있었다; 

   남자친구와 그의 아버지의 도움으로, 승용차를 타고 국경을 넘을 수 있었고 여권 검사도 꽤 수월하게 했다. 그래서 룬드에 도착하니 밤 10시. 


2016.4.28.

   아침에 머리 감고 있는데 갑자기 누가 문을 두드렸다. 남자친구는 외출하고 나 혼자 있었어서 '집에 아무도 없는 척 해볼까' 했는데, EMS배달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확인하고 문을 열었다. 역시나 박스 도착:) 지난 주 금요일에 보낸 게 목요일에 왔으니 그래도 꽤 빨리 왔구나. 포장을 꽤 꼼꼼하게 했는데도 향수 하나가 깨져있어서 박스를 여니 온 집안에 향수 냄새가>_< 

   그렇게 짐 정리를 하고 나서 주민등록을 하러 나갔다. 



4월 말에 눈온다고 일기예보하는 스웨덴;;; 이 곳 남쪽에도 며칠 전에 눈이 내렸다고 했다-_- 



   어제 하루종일 날씨가 스무번은 바뀐 듯. 맑았다가 비 왔다가 구름만 꼈다가 근데 비왔다가 또 맑았다가....



   주민 등록을 하러 Skatteverket 이라는, 세무서 같은 곳에 갔다. 번호표를 뽑았는데, 내 앞에 30명이 있어서 이거 얼마나 걸리려나...하고 있었다. 나처럼 주민등록하러 온 것 같은 사람들이 많았는데, 다들 종이 하나씩 들고 있어서 '나도 뭘 써야하나...근데 뭘까...'하면서 두리번 거리고 있었다. 영어로 써있지도 않고, 다 스웨덴어로만 써있고-_- 그런데 자세히 보니 창구 앞에 데스크가 하나 있고, 거기서 아줌마가 신청서 같은 걸 주고 있길래, 가서 "퍼스널 넘버 받고 싶어서 왔는데요..."라고 했더니 저런 종이를 줬다.

   어차피 내 앞에 30명이 있으니 느긋하게 작성하고 있었는데, 질문이 얼마나 많은지! 사진에 보이는 저게 다가 아니다. 쓸 게 많고 같이 사는 사람 주민등록번호도 써야되고 뭐 그런데, 남친한테 카톡을 보내도 답장이 늦고... 다행히 먼저 와서 이 동네에 살고 있는 한국인 친구의 도움으로 무사히 신청서 완성. 번호도 빨리빨리 지나가서 약 1시간 정도 기다려서 신청서를 내고 돌아왔다. -참고로 나는 미리 UT카드를 한국대사관을 통해 받아서 들고 왔기 때문에 Migrationsverket에 가지 않고 바로 Skatteverket으로 갔다. 퍼스널넘버는 바로 나오는 게 아니라, 빠르게는 며칠, 늦으면 몇 주 걸려서 우편으로 알려준다고 하니, 그때까지는 학교 등록도 못하고 걍 집에서 놀아야겠다.  



   집에 가서 점심을 먹고, 친구와 만나 피카를 하고, 남친을 만나서 몇 가지 생필품을 산 후에 집에 돌아왔다. 밤 9시인데 저렇게 밝은 걸 보니 정말 여기도 여름이 오나보다,싶기도 하지만 바깥에 나가보면 춥다...ㄷㄷㄷ 이제 개나리가 조금씩 피고 있는 그런 날씨. 다시 3월로 돌아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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