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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201916

고기 섭취를 줄인다는 것 대학에 가면서 자취를 시작하고 그 후로 약 8년을 혼자 살면서 고기 반찬을 스스로 해먹은 적이 별로 없다. 우선 고기가 정육점에서 사서 혼자 구워먹기엔 비싸기도 했고, 원하면 학교 근처에서 저렴하게 돼지두루치기 같은 걸 사먹을 수도 있었기 때문에 굳이 고기를 사서 직접 요리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대학 가기전 부모님과 같이 살았을 때에는 아버지가 집에 일찍 와서 저녁을 같이 먹는 날엔 꼭 고기를 먹었던 것 같다. 나도 같이 맛있게 먹은 적도 많지만, 어쩔 때는 고기가 너무 먹기 싫은데 억지로 먹기도 했다. 그래서 대학교 2학년 때였나 3학년때였나, 이제 더이상 고기 냄새를 맡기 싫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읽은 것도 그 즈음이었다.(작가의 의도가 채식주의를 전파하려.. 2019. 12. 29.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드디어 금요일부터 크리스마스 방학이 시작되었고, 이번엔 방학이 좀 길어서 거의 한 달을 놀게 된다. 물론 방학 끝나는 날 기말고사를 보니 공부는 좀 해야겠지만, 그리고 1월 5일에 내야하는 에세이가 하나 있지만, 그래도 지난 일주일이 정말 많이 힘들었기 때문에 금요일에 엄청난 해방감을 느꼈다. 금요일 아침에 시험을 보고, 집에 와서 좀 쉬다가 가족들과 영상 통화를 하고, 김밥과 막걸리를 먹은 후 잠깐 낮잠을 자고, 그날 영화 '기생충'을 드디어 스웨덴에서도 개봉해서 영화관 가서 봤다. 토요일엔 정말 하루종일 아무것도 안하고 놀고 오늘은 일요일... 지금은 SVT틀어놓고 여유롭게 소파에 앉아서 블로그를 쓰고 있는 중인데, 일단 거실 티비를 튼 게 도대체 얼마만인가 싶고, 이 소파에서 노트북을 켜고 이런 블.. 2019. 12. 23.
Advent 드디어 크리스마스jul가 한달도 안남아 대림advent 기간이 시작되었다. 거실 창에 별모양 램프를 달고, 부엌에는 초를 켜고, 포인세티아julstjärna도 하나 사서 갖다 놓고, 아마릴리스amaryllis도 하나 선물받고(왠지는 모르겠지만 여기서는 아마릴리스가 크리스마스 장식할 때 쓰인다) 글로그glögg랑 사프란케익saffranskaka도 먹었고, 루쎄카터lussekatter도 먹었다! 이미 크리스마스식사julbord에 한 번 갔고, 다음주에는 루시아콘서트Luciakonsert를 보러 갈 예정이다. 집에는 페파카카pepparkaka 박스가 등장해서 우걱우걱 먹고 있고 지난 주에 첫눈 온 기념으로 귤도 드디어 개시했다. 크리스마스맥주julöl는 이미 진작에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 크리스마스카드julk.. 2019. 12. 4.
11월 24일 크리스마스가 앞으로 한 달 남았다. 이번 학기는 12월 20일에 끝나니까 한 달 정도만 잘 버티면 드디어 짧은 휴식이 찾아오는구나! ...라고 생각하다가도, 기말고사가 1월 중순에 있다는 것을 다시 생각하곤 한다. 옛날에는 크리스마스 전에 모든 기말시험이 다 끝났다고 하는데, 요즘에는 (CSN의 횡포가 원인이라고 한다) 크리스마스 방학이 끝나고 1월 학기 시작하기 전 주에 기말고사를 본다. 그래서 방학이 방학같지 않은 그런 느낌... 진짜 정신없이 바빴다. 지난 포스팅을 언제 했나 봤더니 10월이다. 학교 생활에 대해 기록한 건 이번 가을학기 시작할 때 쓴 게 마지막이었다. 그동안 조모임을 미친듯이 했고, 10월 말에 첫 페리오드에 대한 기말고사를 세 개나 봤다. 세 개라니! 조모임과 랩 때문에 미쳐버리.. 2019. 11. 25.
한글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1710121421791609 나의 자존을 지키지 못하는 언어…한국어에 불만 있다 다재다능한 뮤지션 요조 씨와 함께 독서 팟캐스트를 진행한다. 일단 녹음이 즐겁고, 배우는 바도 많아 소중한 시간이다. 한글날을 맞아 문장 다듬기에 대한 책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와 ‘동사의 맛’을 .. www.hankookilbo.com "파릇파릇과 푸릇푸릇을 구별하면 뭐하나, 쓸만한 2인칭 대명사가 없는데." 그러게 말이다. 누가 "한국어로 2인칭 대명사가 뭐냐"고 물을 때면, "상대방이 너보다 나이가 적거나 같다면, 아니 여튼 너랑 같은 '레벨'이라고 느껴지는 사이라던가 친하게 느끼는 사이라던가 뭐 여튼 그런거라면 '너'라고 할 수 있겠지.. 2019. 10. 6.
2학년 새 학기 8월에 썼던 지난 글은 이런 문장으로 끝났다. "20일에 있을 이산수학 재시험이 끝나면 지난 1년동안 배운 걸 좀 훑어보며 다음 학기에 대비해야겠다. 날이 점점 짧아져서 농담반 진담반으로 '겨울이 오고있어!!'라고 외치곤 했는데 정말 진짜 뭔가 거대한 것이 다가오고 있는 느낌이다. (그리고 그것은 과제 쓰나미겠지...)" 그리고 오늘은 9월 15일. - 다행히 지난 달에 본 이산수학 재시험은 통과했고, 그리하여 1학년 때 들은 과목은 모두 패스했다! ㅠㅠㅠㅠㅠㅠㅠㅠ - 하지만 "시험 끝나고 지난 1년동안 배운 걸 훑어봐야겠다"는 말은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 오히려 이때 아니면 언제 놀겠냐며 정말 신나게 펑펑 놀았다. - 8월에 펑펑 논 것에 대해 후회는 없다. 왜냐하면 9월 학기가 시작된지 보름. 진짜 .. 2019. 9. 15.
8월, 일상으로 돌아가는 중 한국에서 스웨덴으로 돌아오던 날, 친구가 (다른 비행기이긴 했지만) 같이 와서 약 열흘동안 같이 놀았다. 항상 한국에 다녀오고 나면 왠지 모를 쓸쓸함과 가족에 대한 걱정 같은 복합적인 감정이 있곤 했는데, 이번에는 돌아오자마자 집에 손님이 있었던 셈이라 그럴 겨를이 없었다. 스코네에서 닷새, 스톡홀름에서 닷새를 함께 보낸 후 친구는 다음 여행지로, 나는 룬드로 돌아왔다. 그렇게 다시 일상을 보낸 지 일주일. 일상...으로 돌아오긴 한걸까? 아직 학교가 시작하지 않은 탓에 여전히 휴가중인 느낌이지만 20일에 시험이 있으므로 억지로 일상으로 돌려놓아야했다. 두달 넘게 가지 않은 헬스장에 아주 오랜만에 갔고, '내가 정말 이런 문제를 풀었었나' 싶을 정도로 기억이 나지 않는 전공책을 다시 꺼냈고 시험준비를 하.. 2019. 8. 12.
한국에서의 7주, 이제 '집'에 가야할 때. 예전에 다른 포스팅에서도 썼던 것 같지만, 지난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학교에서 누군가 "너는 크리스마스 때 집에 안가?"라고 물어본 적이 있었다. 그 단어가 '집hem'이었으므로, 너무나 당연하게 "나는 룬드 살아서 아무데도 안가"라고 대답했고 그 친구는 당황하며 "음... 근데 내 말은 너 '한국'에 안가냐는 거였는데..."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고 나서 내가 오히려 스스로에게 충격을 받았는데, 이제는 내가 '룬드의 집'을 나의 홈이라고 생각한다는 데 놀랐다. 그 전까지는 한국에 가는 게 내가 '집'에 가는 거라고 생각했고, '집에 가서 좀 쉬다 와야지'하는 마음이었는데 이제는 여기가 내 집이구나, 나는 이미 그렇게 생각하고 있구나 하고 새삼스레 깨달았다. 이번에 한국에 와서 약 7주동안 머물렀다... 2019. 7. 22.
7월, 한국에서의 일상 사고의 흐름을 따라 작성해보겠다. 한국에 온지 한달이 넘었고, 앞으로 2주 후면 다시 스웨덴에 간다. 처음에는 공기 때문에 기침하고 힘들었는데 이제 공기가 좋아진건지 내가 적응한건지 꽤 살만하다. 가끔 덥긴 한데 그래도 그렇게 내리쬐는 날은 별로 없었고 어차피 집안에만 있는 집순이라 사실 바깥 날씨에 관심도 없다... 친구들이 모두 회사에 다니는데다가 서울에 사니까 친구들을 만나서 노는 것은 다 주말로 정해놓고 평일에는 집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한국 오기 전날 이산수학 시험보면서 '재시험을 기약해야겠군'이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그래도 '기적이여 일어나거라' 했었다... 하지만 역시 인생사 인과응보...>< 8월 20일에 재시험이 있어서 시간이 좀 있는 편이지만, 스웨덴에 돌아가는 날 한국에서 친구가 .. 2019. 7. 9.
스웨덴의 수어(teckenspråk) 방송프로그램 스웨덴 프로그램은 주로 svt나 tv4 앱을 통해 보긴 하지만 가끔 '교육방송'인 UR 앱을 통해서 볼 때도 있다. 유익한 방송이 많은데 그 중에서도 가장 재밌게 보고 있는 것은 다름아닌 '수어(teckenspråk)'로 진행되는 프로그램들이라 아예 페북에서 계정을 팔로우하고 있을 정도다. 스웨덴에서 처음 수어 방송을 본 것은, 아마 남자친구를 보러 두번째 놀러 왔을 때였던 것 같다. 오후 다섯시쯤이 되면 스웨덴의 '공식적'인 소수언어인 핀란드어와 사미 언어로 뉴스를 하고, 수어 뉴스도 한다. (요즘에는 이민자들을 위해 '쉬운 스웨덴어 뉴스'도 따로 한다.) 다른 언어로 뉴스를 해주는 것도 놀라웠는데 당시 수어 뉴스는 더 충격적이었다. 왜냐하면... 바로 이 진행자가 화면에서 차지하는 비율 때문이었다! .. 2019. 6. 29.
여름방학 시작 6월 3일에 마지막 시험을 보고 4일날 비행기를 타서 한국에 왔다. * SAS는 정말 오랜만에 탔다. 마지막으로 탄 게 언제더라? 2013년이었나? 사실 서울-북경/북경-코펜하겐 노선은 나의 페이버릿이었다. SAS가 한국에는 안들어오므로 서울-북경구간은 아시아나나 대한항공을 타야하긴 하지만, 아시아나를 타면 환승이 그렇게까지 복잡하지는 않았고 항로가 짧으므로 은근히 비행시간이 짧다는 게 장점이었다. 하지만 사스는 알콜이 유료인게 단점ㅠㅠㅠㅠㅠㅠ 그래서 우리는 코펜하겐 공항 면세점에서 작은 위스키 미니어처를 몇개 사서, 비행기 안에서 콜라와 함께 섞어먹고 남은 것은 비닐팩 안에 고이 넣었는데... 100ml 이하니까 당연히 통과되겠지 했지만 중국 공안은 너무나 단호하게 우리의 위스키를 빼앗아갔다. 후기 읽.. 2019. 6. 21.
5월 한국에서는 5월에 뭔가 행사도 많고 휴일도 많고 게다가 내 생일도 있어서, 5월에 딱히 스트레스를 받은 기억이 없다. 특히 5월에 뭔가 시험공부를 한 기억은 더더욱 없는 것 같다. 시험기간은 항상 6월이었으니까... 그런데 스웨덴에 와서는 반대로, 늘 5월이 힘들었다. 재작년 5월 내 생일에는 하루종일 스웨덴어 시험을 쳤고, 작년 5월 내 생일 즈음에도 콤북스 시험이 있어서 5월 말까지 스트레스가 장난 아니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기말고사가 6월 1일과 3일에 있으므로 꼼짝없이 공부중이다. 작년 8월 말에 학교 시작해서 첫 시험이 10월에 있었다. 그때는 적응이 잘 안되어서 그것마저 힘들게 느껴졌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얼마나 널널한 것이었나 하고 생각한다. 시험 전 주와 시험이 있는 주, 총 2주.. 2019. 5.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