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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202016

안녕, 2020년 2020년도 이제 사흘 남았다. 한 해, 한 해가 굉장히 크게 느껴지고, 새해가 시작될 때면 마치 아직 사용하지 않은 뭔가 커다란 선물을 받은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었다. 그래서 새로 시작하는 날들을 어떻게 채워나갈까, 어떤 다짐을 할까, 새해에는 어떤 사람이 되어볼까 열심히 새 다이어리에 적어보았던 때도 있었다. 지금 나에게 새해는 슬프게도 어떤 '선물'처럼 느껴지기보다는, '잘 헤쳐나가고 싶은' 기간... 정도로 느껴진다. 어떻게 하여 이렇게 되었나... 작년에도 딱히 새해 다짐을 생각하지 않았는데 올해도 이렇게 연말을 보내게 되었다. 나도 새해다짐이란 걸 해볼까 했지만 2021년을 맞이하여 도대체 뭘 새롭게 다짐하면 좋을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새해가 되어서 내가 나 자신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 2020. 12. 29.
3학년 1학기가 끝났다 이번 학기는 웬일로 좀 널널하다 싶었는데 지난주부터 할 게 너무 많았다. 급기야 이번 주에는 그룹과제와 개인과제와 그룹발표와 퀴즈 두 개가 있어서 일요일 저녁에 '와 이게 정말 가능한가' 했는데 방금 제출 누르고 해방! 이제 한달동안 겨울방학이다. 겨울방학 끝나는 날 기말고사를 보니 정확히 말하면 시험기간이지만, 그래도 시험공부는 1월에 시작하고 12월에는 그냥 하고 싶었던 거 해야지. 신난다!!! * 작년 이맘 때 무슨 글을 썼나 하고 보니,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명절증후군 때문에 괴롭다는 이야기를 썼었다. 맞다. 크리스마스가 너무 싫어서 정말 도망가고 싶었다. 그냥 명절 같은 그런 큰 이벤트들이 다 귀찮고 너무 싫었다. 그런데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어른들을 못만난지 정말 오래 되었고, 루시아의 날이 남.. 2020. 12. 18.
11월의 끝 올해는 조금 추운 겨울이 되려나보다. 웬일로 눈이 왔다. 스웨덴에 살면서 '웬일로 눈이 왔다'고 쓰는 게 좀 웃기긴 하지만 지난 겨울엔 한번도 눈을 못봤다. 2016년이랑 17년 겨울에는 룬드에도 눈이 좀 왔던 것 같은데... 어쨌든 아침에 일어나서 눈 쌓인 풍경을 보니 왠지 마음이 포근해졌다. 사실 지금 온라인 강의 틀어놓고 딴짓하고 있다. 온라인 강의가 아니라 학교 가서 듣는 거였어도 이 과목은 그냥 이렇게 딴짓했을 것 같다. 너무 재미가 없군. 그나저나 지난 주에 스코네에서만 확진자가 매일 천 명 정도 나왔는데, 계속 이 정도 속도면 스코네 사람 다 걸리는 거 아닌가? 다음 1월 학기도 이런 식으로 온라인 수업이 될 것 같은데 3월말부터 시작하는 학기는 어떻게 되려나. 그것도 온라인이라면 봄에 한국.. 2020. 11. 30.
11월 지난 번에 번아웃되어서 힘들었다는 이야기를 썼는데, 그러고 나서 지난 3주는 기분이 그렇게 널뛰기를 하지도 않고 꽤 평온했다. 시험이 두 개 있었는데, 하나는 아예 4월에 재시험보려고 마음을 놔서 그런지 다른 하나에 집중할 수 있었고 마음도 편했다. 일은... 오히려 과외가 하나 늘었는데 괜찮다. 할 만하다. 한국어 수업 하나가 종강해서 평일에 여유가 조금 생겼고, 그래서 과제를 좀더 여유있게 할 수 있게 되었다. 이걸 생각하면 다음 학기에 아무래도 평일 알바는 안하는 게 좋을까 싶기도 하고 좀더 고민해봐야겠다. 진로 때문에 막막하고 조급했던 마음을 어떻게든 풀어보고 싶었는데, 운이 좋게도 스웨덴에 사시는 개발자님이 일일 멘토링을 해주셔서 그동안 막연하게 걱정했던 것들과 업계에 대해 궁금했던 것들에 대해.. 2020. 11. 11.
번아웃증후군 : 잘 쉰다는 것 번아웃이 찾아왔다. 그 동안 '매우 바쁜 평일 -> 조금 느슨한 금요일 저녁과 토요일 -> 다시 그 다음 주를 대비하느라 바쁜 일요일'을 반복하며 지치기도, 맥주와 수다로 기분을 풀기도 했지만 2017년 이래 이렇게 감정기복이 심한 적이 없어서 당황스러웠다. 아무것도 하기 싫고, 해야할 게 많은데 하려고 하면 짜증이 나고, 그걸 집사람한테 토로한답시고 이야기하다가 결국 울음이 되고 그랬다. 행복하냐고 묻는 질문에 그런 낯간지러운 질문 다 집어치우라 대답하고, 기분이 어떻냐는 질문에 그게 무슨 상관이냐고 답했다. 이 힘든 시기를 견디면 너에게 좋은 직장과 즐거운 날들이 찾아올 거라는 말에 당장 다음 주를 상상하는 것도 벅찬데 2년 후를 생각하는 건 너무 힘이 든다 답했다. 그런 대답을 들으며 위로해주는 사.. 2020. 10. 21.
2020년 10월 학기 중에는 시간이 정말 아주아주 잘 간다... 과제 하나 하면 한 주가 지나있고, 다음 과제를 하면 또 한 주가 지나있고... 어느덧 다음주가 이번 페리오드 마지막 실기수업이고 시험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2주 앞으로 다가왔는데 내가 뭘 배웠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은 나이 탓인가...... 정말 요즘은, 읽어도 돌아서면 까먹고, 들어도 돌아서면 까먹는다. 이래서 공부에는 때가 있다고 하는 모양이다. - 병렬프로그래밍 수업은 완전히 디스턴스로 진행되어서, 수업도 온라인으로 했고 과제검사도 줌 미팅으로 했다. 지난 봄에 처음으로 줌을 켜서 화면을 공유하고 조교와 이야기할 때는 그게 그렇게 어색했는데 이제는 아무렇지 않게 되었다. 오히려 학교에 가는 게 어색하게 되다니. 다른 과목 하나는 제어공학 과목인.. 2020. 10. 10.
2020년 9월 학기 시작한 게 엊그제같은데 벌써 9월 13일이다. 이렇게 금세 2020년도 가겠지. 코로나 백신이라던가 치료제는 아무래도 2020년 안으로는 무리인가보다. 언제쯤 다시 모든 게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을까...라고 쓰긴 했지만 사실 스웨덴에만 있으면 이미 예전으로 돌아간 것 같아서 코로나에 대해 그리 깊게 생각할만한 일이 별로 없다. * 지금은 스톡홀름에서 룬드로 가는 기차에 앉아서 포스팅을 하고 있다. 주말에 친구가 스톡홀름에서 결혼을 한다길에 잠깐 다녀왔다. 룬드에서 스톡홀름으로 갈 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이 기차에서 마스크를 쓴 건 나뿐인 것 같다. 심지어 뒤에는 '주말 어딘가로 합숙훈련 같은 걸 갔다가 돌아가는 듯한' 중딩 단체가 앉아서 수다를 떨고 있다. 아까 가방을 흘끗 보니 무슨 수상 종목인 .. 2020. 9. 13.
한국에 다녀온 후, 스웨덴에서 자가격리 ...라는 제목에 낚이셨다면 죄송합니다..>< 사실은... 스웨덴은 자가격리 같은 거 안한다는 게 이 글의 내용. 한국에 다녀왔다. 약 7주간 있었고 그 중 2주는 자가격리 때문에 집 안에만 있어야했지만, 그래도 좋았다. 가기 전에는 비행기도 자꾸 취소되고 코로나에 대한 불안함과 자가격리에 대한 걱정 등이 많았지만 다행히 잘 다녀왔다. 스웨덴에서 마스크를 써본 적이 없는데 한국 가서는 밖에 나갈 때마다 마스크를 챙기는 게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이내 적응이 되었고, 버스를 탈 때나 상점에 들어갈 때 당연하게 마스크를 쓰고 가게 되었다. 그 덕분에 '안전하다'고 느꼈던 것 같다. 스웨덴에서 한국에 갈 때는 유학생들이 모두 귀국하는 시기여서 그런지 꽉꽉 만석이었는데, 한국에서 스웨덴으로 올 때는 절반 정도 비어.. 2020. 8. 10.
2종 오토 -> 1종 보통 변환 후기 ...를 왜 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지난 글에 썼으므로 스킵하고, 결과적으로 즐거운 추억이 되었으므로 기록을 남겨보려 한다. 내가 제일 궁금했던 것은, '과연 6시간의 주행연습으로 도로주행을 한번에 통과하는 게 가능할까'였다. 그렇게 7월 3일에 처음으로 도로주행 연습을 하게 되었는데, 첫 선생님은 내 상황을 듣고 멘붕이 와서 10분동안 말씀을 제대로 못 이을 정도였다. 차라리 면허를 처음 따는 거면 기능시험을 통과하고 왔을테니 클러치나 기어변속에 대해 대충은 알고 왔을텐데, 종별전환은 기능이 면제^^ 그동안 오토로 연습을 해왔던 사람이라면 기어변속만 바짝 가르쳐서 될 일이겠지만 나는 13년동안 운전 한번도 안한 장롱면허^^ 그래서 도로에서 운전해본 경험도 없고 기어변속 1도 모르는 초보 중의 초보라며.. 2020. 7. 15.
자가격리 해제 후 일상 + 스웨덴 운전면허 준비 27일에 자가격리가 끝나고 며칠이 지났다. 출소한 기쁨을 누리고, 그동안 쓰던 방을 청소하고 본래의 내 방으로 돌아왔다. 거실에도 눈치 안보고 앉아있을 수 있고, 밖에 나가서 엘리베이터도 탈 수 있다니! 그런 소소한 기쁨이 한 이틀쯤 갔던 것 같다. 한국에 오자마자 2주동안 격리되어있었으므로, 이제서야 거리에 나가서 사람들이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볼 수 있었다. 세상에... 진짜 다 마스크를 쓰네? 심지어 마스크 안쓰면 버스를 못타네? 마스크 없이는 백화점이나 마트에도 못들어갈 것 같은 분위기였다. 안심이 되기는 하는데 이걸 거의 반년동안 했으면 진짜 답답했겠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특히, 염색하러 갔는데 미용사 분들이 다 마스크 쓰고 계신 걸 보고, '이걸 나는 과연 하루종일 쓰고 일할 수 있을까' 하.. 2020. 7. 2.
방구석에서 보낸 2주 자가격리 해제는 아직 하루 하고도 반이 남았지만 후기를 짤막하게 써본다. 입국 과정과 지원물품 개봉기 같은 게 내 눈에도 좀 신기해서 유튜브로 찍어 올렸는데 의외로 호평이라 자가격리 해제하는 것도 찍어서 조만간 올려볼까 싶다. 2주가 사실 그렇게 심심하지 않았다. 할 게 많아서 그런가ㅠㅠ 계절학기 듣고 있는 거 숙제하느라 시간이 가고, 조교가 일을 참 꼼꼼하게 열심히 하는 바람에 과제 고쳐서 다시 제출하라고 되돌아오고, 그래서 그걸 또 고쳐서 내고 하다보니 시간이 잘 갔다. 과외는 원래 온라인으로 했으니 방구석에서 일을 할 수 있었고, 스웨덴 운전면허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는데 이게 생각보다 양이 많아서 책 읽다보면 시간이 슝 간다. 스웨덴어 공부를 방학동안 좀더 하고 싶어서 방법을 생각해봤는데, 듣기.. 2020. 6. 25.
2학년이 끝났다. 태산이 높다해도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리 없다는 말만 믿고 꾸역꾸역 올라가고 있는데 이제 중턱 쯤 올라온 느낌이다. 어제 기말고사를 치르고 드디어 여름방학이 되었다. 시작할 때는 그저 여느 학기와 같을 줄 알았던 이번 봄학기가 코로나로 인해 참으로 어수선하기도 했는데 어찌어찌하여 끝나긴 했다. 다음 학기에는 학교에 갈 수 있으려나. 코로나로 인해 대학생활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까먹기전에) 조금 적어보려 한다. 한국도 온라인 개강을 하고 온라인으로 시험을 쳤다고 하는데 스웨덴도 3월 중순쯤 대학과 고등학교 등교를 금지해서 온라인으로 수업이 이루어졌다. 스웨덴 대학은 보통 한 학기를 또 둘로 쪼개어서, 첫 페리오드(1-3월)에 수업 두세개를 듣고 3월에 기말고사를 본 후, 4-6월에 또 새 페리오.. 2020. 6.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