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201818

2019 새해 30일에 웁살라에 가서 두 밤 자고 내려왔다. 이틀 연속으로 마셨더니 좀 피곤하긴 하지만, 오랜만에 친구들과 신나게 떠들고 맛있는 것도 잔뜩 먹어서 신났다. 웁살라는 처음 가보는 거였는데, 생각보다 대성당이 엄청 컸고, 지금은 강물이 꽁꽁 얼어있지만 여름에는 여기가 참 예쁘고 밖에 나와서 놀기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31일밤에 불꽃놀이를 보며 카운트다운을 하고 놀다가 새벽 5시쯤에 잠들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친구들이 차려준 아침을 감사히 먹고, 기차를 타고 집으로 내려왔다. 웁살라에서 바로 룬드로 오는 게 없어서 스톡홀름에서 갈아타고 오다보니 다섯시간 반 정도 걸린 것 같다. 저녁 차리기 귀찮으니까 피자를 사가려고 피자집에 갔는데 줄이 어마어마하게 길었다... 다들 같은 마음인건가. 다들 어제 밤새 달리고.. 2019. 1. 2.
아이패드 프로 12.9인치(2017년형) 사용기 (2019.12 수정) 대학공부를 다시 시작하기 전에 꼭 사야겠다고 마음먹었던 것이 바로 이 아이패드 프로였다. 사실 '책은 종이책이 최고'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전자기기랑 그리 친하지 않은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러다가 지난 학기에 콤북스에서 강제로 '전자책'을 사게 했고, e-book을 노트북으로 보면서 다시 공책에다가 필기를 해야하는 게 귀찮았다. 랩탑에다가 바로 필기할 수 있으면 편하겠다는 생각을 하다가 찾아본 게 아이패드 프로였다. 사실 그 전에도, 박사과정생 언니가 종이 프린트물을 받자마자 사진으로 찍은 후 간지나게(!) 패드에다가 필기하는 걸 보고 반하기도 했다. 애플이 9월에 신제품을 출시할 줄 알고 기다렸다가, 아이패드 출시가 10월 말로 미뤄져서 또 기다렸다가, 출고가가 너무너무 비싼 걸 보고 그냥 2017.. 2018. 12. 29.
2018년 한 해 돌아보기 1월: 한국에서 가져온 마이크와 텔레비전한국에 갔다가, 엄마가 인터넷을 바꾸면서 사은품으로 받았다는 텔레비전을 가지고 돌아왔다. 침실에 있던 탁자에 두니 사이즈가 딱 맞았다. 게다가 한국에서 가져온 블루투스 마이크와 크롬캐스트를 이용하니 노래방이 따로 없었다. 요즘에는 한국사람들끼리 모이면 각자 마이크 들고 와서 만난다는...>< 여튼 이걸 가져온 덕분에 1년동안 스트레스 참 잘 풀었다. 2월: 베트남 친구와 함께 맞은 설 명절스프링롤을 정말 맛있게 잘 만드는 친구네 집에 가서 베트남 식으로 설을 맞았다. '반뗏'이라고 하는 저 음식은 참쌀, 녹두, 돼지고기를 바나나잎으로 싸서 만든 음식인데, 저걸 잘라서 한번 튀겨 먹었다. 신기하고도 풍족한 설날 상차림으로 시작한 한해. 3월: 눈그러고보니 올해 3월에.. 2018. 12. 27.
11월: 스웨덴어보다 더 중요한 건 자신감 11월 초에 수학시험이 있었다. 그 며칠 전에 프로그래밍 시험이 있긴 했지만 그건 조별로 가산점만 계산되고 별로 비중이 크지 않으므로 다들 수학시험에 올인하는 분위기였다. 공대 1학년 수학수업은 공통이고, 학교에서 가장 친한 친구가 토목공학과라서 그 건물 가서 같이 공부하곤 했는데... 토목공학과 애들은 지질학 시험도 쳐야돼서 무슨 돌이 어쩌고, 흙이 어쩌고, 지도가 어쩌고 하는데 그걸 공부하는 친구가 새삼 더 대단하게 보였다. 그거에 비하면 프로그래밍은 양반이었다... 그러니 찡찡대지 말자고 다짐. 다행히 프로그래밍 시험도 평타는 쳤고 수학시험도 나쁘지 않게 본 것 같다. 사전을 들고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응용문제 못알아먹을까봐 그게 제일 걱정이었는데 다행히 살살 내준 느낌이었다. 시험이 끝나자마.. 2018. 11. 19.
스웨덴 대학 학점과 시험 이야기 - 우리나라는 한 과목당 보통 2-3학점씩, 한학기에 보통 6과목 정도 들어서 18학점씩 듣는게 보통이다. 하지만 스웨덴은 한 학기에 30hp(högskolepoäng, 학점) 듣는 게 보통이고 우리나라의 학점과는 좀 다르다. (참고: https://en.wikipedia.org/wiki/European_Credit_Transfer_and_Accumulation_System) - 한 학기에 30hp씩이니 1년에 60hp, 보통 학부는 180hp이므로 3년과정이다. - 과에 따라서 210hp, 300hp짜리 과정이 있기도 하다. 내가 듣는 프로그램은 300hp로, 학부3년+석사2년이 포함된 5년과정이다.어떤 과는 석사과정 포함이 아닌데도 실습이 많이 포함되어서 학부만 300hp듣는 것도 있다.(예: 사범대.. 2018. 10. 30.
면생리대, 생리컵 그리고 탐폰(부제: 결국 탐폰에 정착한 이야기) 시험기간에는 원래 딴짓을 더 많이 하게 되는 법. * 첫 생리를 시작하고 나서 약 10년간, 시중에 판매하는 패드 생리대만 썼다. 사실 다른 옵션을 생각할 수가 없었다. 학교 성교육 시간에 탐폰사용법은 배우지 않았다. 탐폰은 성경험이 있는 여성이 쓰는 것이고 미혼여성이 쓰기엔 힘들다고 했다. 생리컵이라는 말은 들어본 적도 없었다. 그래서 다른 대안이 있다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었고 원래 생리는 이렇게 귀찮고 힘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대학에 가서 면생리대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하지만 천기저귀처럼 손세탁을 해야한다고 생각해서 꺼리다가, 의외로 세탁이 쉽다는 친구의 경험담을 듣고 면생리대를 구입했다. 가격이 비싸긴 했지만 그래도 매달 생리대를 사는 것보다야 경제적이고 환경에도 좋을 거라고 생각했다... 2018. 10. 26.
10월: 스웨덴 공대 새내기의 한탄 1. 드디어 한달에 걸친 nollning(신입생 놀이) 기간이 끝났다. 그래서인지 학교 분위기가 좀 차분해지고 사람들도 이제야 공부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과제가 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 어려워졌다. 하. 사실 나는 3주차부터 '아 이학교 빡세네...' 하고 생각했는데, 그때 그건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을 정도로 지난주 과제는 헬이었다. 그... 고전게임 중에, 뱀의 방향을 이리 저리 틀어서 먹이를 먹게 만드는 그런 게임이 있지 않나. 그 비슷한 걸 만들어오는 게 과제였다. 수업내용은 이제 오브젝트와 클래스 개념을 배운 참이었는데, 갑자기 과제를 이런 고난이도를 내주시면 어떡하라고... 책을 읽어도 모르겠고 유튜브 강의를 봐도 모르겠고... 그래서 애들을 살짝 떠보기도 했다. "이번 주 과제 어떻게 생각.. 2018. 10. 8.
스웨덴 대학에서의 첫 4주 입학하고 나서 벌써 4주가 지났다. 아직은, 살아남았다. 1. 의외로 강의는 그럭저럭 들을 만하다. 과제도 집에서 잘 준비하면 되는거니까 시간을 들이면 아직까진 할만한 것 같다. 하지만 그 시간이 참 부족하다..........매주 LABB이 최소 한 번은 있고, 이번주에는 무려 랩이 세번이나 있었는데... 학교 첫날에 학과 코디네이터가 "공부만 하지 말고 놀기도 하고 술도 마시고 취미생활도 하고 운동도 하며 학교생활을 하라"는 말을 강조했는데 나는 이번 9월 한달동안 한번도 운동하러 못갔을 정도로 시간이 없었다>__< 코딩하다가 궁금한 게 있어서 옆자리 애한테 물어보려면, 내가 궁금한 이 포인트를 스웨덴어로 어떻게 설명해야 좋.. 2018. 9. 22.
스물과 서른 사실 나는 지금 개강 일주일을 앞두고 으엄청나게 긴장되고 떨려서 잠을 잘 못자는 그런 상태다. 사실 지난 1년이 너무 힘들었으므로, 대학에 들어가게 된다면 무조건 좋을 거라고 생각했다. CSN이 나올테니 일도 안하거나 덜해도 되고,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일하지 않아도 되고, 한 자리에 앉아서 공부만 하는 일상. 특히 비오는 날에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몸이 흠뻑 젖어 덜덜 떨 때마다, '내년에는 꼭 공부를 해야지' 하고 생각했다. 원하던 게 이루어져서 기분은 좋으나, 후폭풍으로 걱정이 쫘악 밀려오고 있다. * 대학 신입생이 되는 것은 사실 세 번째다. 2007년 봄, 그리고 재수해서 다시 들어간 게 2008년 봄, 그리고 올해 2018년 가을. 아, 2012년에 일본으로 교환학생 갔을 때 신입생들이 막 입.. 2018. 8. 21.
6월 8일 비가 왔으면 좋겠다. 지난 한달동안 룬드에 단 하루도 비가 오지 않았다. 처음에는 "우와 이런 날도 있네"하면서 좋아했는데, 이제는 제발 비가 왔으면 좋겠다. 민들레꽃씨를 비롯한 꽃가루들이 가라앉지 않고 계속 공기중에 둥둥 떠다니니, 눈이 가렵고 재채기가 나고... 어떤 날에는 자전거를 타면 앞이 뿌옇게 보일 정도다. 스웨덴에서 '비왔으면 좋겠다' 하고 생각하는 날이 오다니... * 그리고 드디어 수학 시험이 끝났다. 이제 더이상 콤북스 갈 일도 없다. 이런 날이 오다니... * 그리고 오늘 말뫼에 가서 한국어 가르치던 아가들과 빠이빠이 인사하며 종업식을 했다. 한 학교가 다음 학기부터 모국어수업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한국인 아이들은 대부분 그 학교에 다니고 있었던지라, 최소인원 5명을 못채우게 되어서.. 2018. 6. 9.
5월 29일 (밤 10시 30분경. 그래도 남쪽이라 해가 지기는 진다.) 1. 이상하다. 이 나라 날씨가 요즘 너무 좋다. 좋은 날씨가 일주일 넘게 계속되었을 때 '지금 즐겨야지'하고 놀았는데 이제 2주가 넘어가니 정말로 불안해지면서 '이제 이 날씨도 정말로 끝이 날테니 더 열심히 놀아야지'하고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이 날씨가 끝날 기미가 안보이네...? 이 곳은 정말 너무 건조하다. 이미 예전부터 가습기를 한국에서 하나 사오고 싶었지만, 원목가구를 너무나 아끼고 사랑하는 동거인의 반대로 차마 사오지 못했다. 습기가 가구에 좋지 않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내 기관지도 좀 생각해주지 않으련...? 한밤중에 꼭 한두번은 일어나서 물을 마시고 잘 정도로 건조하다. 비가 안오니 땅도 갈라지지만 내 기관지도 쩍쩍 갈라지는 느.. 2018. 5. 30.
0517 근황 역시 공부하기 싫을 때 블로그를 가장 열심히 하게 된다. 스웨덴 관련한 가장 재미없는 블로그를 지향하는데, 그러므로 역시 누구에게도 재미없을 근황을 써보기로 했다. 공부밖에 하는 게 없으므로 공부얘기만 쓰게 되겠지. 1. 예전에 이 나라 수학 교육과정이 우리나라 수학교육과정과는 좀 달라서 쉽다는 얘기를 썼었다. 그 말 이제 다시 주워담고 싶네... 작년에 했던 수학4는 확실히 쉬웠다. 고등학교 졸업한지 10년이 넘었는데도 한달 공부하고 A받았을 정도로 쉬웠다. 그런데 지금 수학5는... 첫단원 집합은 정말 쉽지만, 두번째 단원 수열에서 갑자기 정수론이 나온다. 정수론이 도대체 무엇일까. EBS를 뒤져봐도 모르겠어서 페친인 고등학교 선생님께 여쭤보았더니 대학교에서 배우는 것이니 궁금하면 유튜브를 찾아보라고.. 2018. 5.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