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에서는 슈퍼마켓이나 편의점에서 술을 팔지 않는다. 팔긴 파는데 3.5% 이하의 도수가 낮은 술만 판매하고 있다. 주류판매를 시스템볼라겟Systembolaget이라는 곳에서 독점하고 있는데, 세금 때문인지 독점 때문인지 술이 그리 저렴하지는 않다. (온갖 종류의 술을 판매하고 있어서 구경하는 즐거움은 있지만...)
그래서 스웨덴 남쪽에 사는 사람들은 차를 타고 덴마크나 독일에 가서 술을 사오고는 하는데, 남자친구의 가족도 예외는 아니었다. 전에 덴마크 놀러 갔을 때도 술을 잔뜩 사왔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에는 그것보다 훨씬 더 많이 사올 계획을 하고 당일치기로 독일에 다녀왔다.
스웨덴에서 출발해 덴마크의 두 개의 섬을 지나 독일에 있는 보더샵에 가는 일정.
새벽 4시, 룬드 출발. 여름이라 역시 환하다.
오전 4시 20분경. 스웨덴에서 덴마크로 넘어가는 외레순대교.
오전 6시 10분. 덴마크 로드비Rødby 도착.
그리고 차에 탄 채로 페리 탑승>_< 물론 배 안에 들어가서 주차하고 여객실로 들어갔다.
우리가 탔던 배와 똑같이 생긴 다른 배. 약 1시간 정도 걸려서 독일 Puttgarden에 도착했다. 이 곳에 오는 주 목적이 '알콜 쇼핑'이기 때문에, 배 안에서도 온갖 홍보 책자를 볼 수 있었고 배에서 내려서부터 바로 보더샵까지 안내하는 표지판을 볼 수 있었다. 항구 바로 옆에 보더샵이 있었다.
Bordershop in Puttgarden.
페리회사인 스칸드라인Scandlines에서 소유하고 운영하고 있으며, 주고객은 덴마크 또는 스웨덴 사람들인 듯했다. 안내방송과 설명이 죄다 덴마크어 또는 스웨덴어로 써있었다.
웹사이트 링크 : http://www.puttgarden.bordershoppa.se/
다양한 와인을 시음해볼 수 있었다.
"와인이고 뭐고 일단 맥주부터 쓸어담자."
도대체 얼마나 싸게 살 수 있길래 스웨덴-덴마크 구간 다리 통행료와 페리 이용료를 지불하고 여기까지 오는가 싶었는데, 맥주 저렴한 건 한 캔에 300원 정도로도 살 수 있었다. 시스템볼라겟에서 맥주 제일 저렴한 게 2천원 정도부터 하는 걸 생각하니 이제야 왜 여기까지 오는지 이해가 되었다.
살까말까 고민하는 스웨덴 사람들을 위해 친절하게 적어놓은 설명.
"스웨덴에서 사면 45,000원인데 여기서 사면 22,000원이에요."
그렇게 이것저것 다 주워담은 결과...
남자친구 부모님이 산 알콜 빼고, 우리가 산 것만 모아서 찍어보았다.
맥주 24캔X5묶음 + 와인 3L짜리 두 박스 + 각종 보드카와 브랜디와 스납스 등등.... 총 30만원어치를 사서 돌아왔다. 30만원이면... 시스템볼라겟에서 2천원짜리 맥주를 산다고 치면 150개밖에 못사는데, 우린 지금 맥주 120캔이랑 각종 주류를 모두 쓸어담아온 것! 보면 볼수록 흐뭇한 알콜쇼핑이었다. 그동안 남자친구가 독일 가서 술 사왔다는 얘기를 할 때마다 알콜중독자 취급을 하곤 했는데, 이제 이해할 수 있어! 또 가자고 하면 또 갈 수 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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