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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2016

1031-1101, 교황님의 스웨덴 방문

by Bani B 2016. 11. 9.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여 교황 프란치스코가 스웨덴을 방문해, 루터파 교회의 수장을 만나고 갔다. (나는 천주교 신자이므로 아래에서는 교황님이라고 쓰겠다.) 룬드에는 룬드대성당Lunds domkyrka이라고 하는 오래된 교회가 하나 있다. 옛날에는 가톨릭 성당이었지만 지금은 루터파 스웨덴교회의 건물이 되었다고 한다. 어쨌든 북유럽에 있는 교회 중에서 유명하고 오래된 교회이기 때문인지, 다른 큰 도시들도 아닌 룬드에서 교황님은 루터파 교회 인사들을 만나기로 했다. 


   10월 31일에 예정된 그 행사 전부터 성당 근처에 바리케이드와 경찰들이 쫘악 깔렸고, 당일에는 그 근처 길을 막고 지키고 있었다. 스웨덴 국왕과 총리도 와서인지 정말... 경계가 삼엄했다. 룬드대성당에서 진행된 그 자리에는 일반 시민들은 참석하지 못하고, 그 후에 말뫼 아레나에서 있었던 이벤트에 갈 수 있었다. 미리 표를 예매해야했는데 의외로 100크로나라는 저렴한 가격이었다. 가수들이 노래도 하고 서커스 공연도 하고... 그걸 보다보니 룬드에서 행사를 마친 교황님이 말뫼에 도착해서 인사를 했다.




교황님은 스페인어를 하시고 자막은 스웨덴어고.... 나는 어떡하나...



   스테판 로벤 총리도 뭔가 이야기를 했다. 다행히 이 사람은 영어로 말을 했는데, 스웨덴 총리가 스웨덴에서 스웨덴어를 안하고 영어로 연설하는 게 신기하면서도, '이래서 이 나라는 영어 통역가가 돈을 못벌겠군'하고 생각했다.


   인도, 브룬디, 콜롬비아, 남수단에서 온 사람들이 각각 자기네 나라의 환경,정치적 위기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교황님, 추기경 등이 그에 대해 연설을 했다. 좋은 말씀이었지만... 모두 다 같은 얘길 하니 점점 졸렸다... 참고로 이 행사는 오후 1시반부터 7시까지 진행되었지. 하암. 행사가 끝나고 기차역으로 가는 길에 사람들이 팜플렛을 나눠주어서 받긴 했는데, 이 곳도 별별 기독교 분파들이 진출했는지 그 내용들이 다양했다. 개신교 반대파, 여호와의 증인, 몰몬교 등등... >_< 



   다음 날에는 말뫼에서 가톨릭 미사가 있어서 아침 일찍 길을 나섰다. 티켓사이트에서도 예매할 수 있었지만, 룬드에 있는 가톨릭청년공동체에서 단체로 가기로 해서 일찍 모였다. 역시 이 나라는 가톨릭 신자가 굉장히 적은 나라라, 같이 간 친구들은 거의가 폴란드,스페인,페루 등의 나라 출신들이었다. 말뫼 스웨드뱅크 스타디움에 도착해서 소지품검사를 하고 들어갔다.




   교황님이 퍼레이드카를 타고 운동장을 한바퀴 돌고 나서 미사가 시작되었다. 라틴어로 진행되었고, 중간중간에 스웨덴어로 성가를 부르거나 하기도 했다. 두 시간 정도 진행된 미사가 끝나고 나서는 교황님도 딱히 작별인사말 없이 쿨하게 자리를 떠나셨고 사람들도 쿨하게...ㅋㅋㅋㅋ 진짜 보통 미사보고 집에 가는 그런 느낌이었다.


   교황님이 서울에 오셨을 때, 회사에서 500미터 떨어진 광화문에서 미사를 보셨음에도 불구하고... 토요당직이라 가지 못했던 슬픈 추억이 있었다. 점심사러 나갔는데 들려오는 교황님의 목소리ㅠㅠ 하지만 운이 좋게도 지금 살고 있는 동네에 교황님이 오셔서 같이 미사를 볼 기회가 생겨 좋았다. 이제 가톨릭청년공동체에서 하는 활동도 조금씩 참여해볼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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