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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부다페스트] 저렴하게 즐기는 프랑스 정식, Chez Daniel

by Bani B 2016. 7. 11.

   예전에는 외국을 여행하면, 그 나라 음식만 먹어야 진정한 여행이라고 생각했다. 일본에 가면 당연히 일본 음식만 먹어야 하고 중국에 가면 입에 좀 안 맞더라도 중국음식을 먹어야지, 한식이나 이탈리아음식을 먹으면 '촌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스웨덴의 식당에서는 스웨덴 전통음식인 미트볼이나 청어절임을 잘 팔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 동네에는 팔라펠이나 케밥, 피자 파는 곳이 많은데, 이민자들이 와서 차린 가게들이라 스웨덴에서 먹는 팔라펠이나 케밥도 그럭저럭 맛있다. 일본에서 먹은 오므라이스나 대만에서 먹은 스파게티라거나... 그 나라 음식이 아닌데도 충분히 감동하며 먹었던 음식들이 있었다. 즉, 꼭 그 나라 전통음식으로 삼시세끼 다 채울 필요없이, 우연히 '맛집'을 발견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있는 여행이 되는 것 같다.


   부다페스트에 도착하여 바로 다음 날, 아침식사는 굳이 나가서 찾아다니기 귀찮아서 호텔에서 먹었다. 역시 호텔 음식은 비쌌는데, 굉장히 작은 헝가리식 오믈렛이 한화 8천원 정도였다. 그 후에 갔던 카페 역시 굉장히 비쌌다. '설마 부다페스트가, 소문과는 달리 굉장히 비싼 게 아닐까'하고 불안했던 중에 한 식당을 발견했다. 옆집도 레스토랑이었는데 그에 비해 굉장히 저렴한 메뉴에 홀려 들어가게 되었다.



   Napi Menu(매일 바뀌는 점심메뉴인듯)라고 현지어로 써있어서 헝가리 식당인가 했는데, 셰프 다니엘은 프랑스인이고 메뉴 역시 프랑스식이었다. 메인요리 하나와 '에피타이저 또는 디저트 중 택1'하는 2코스요리가 2천 포린트, 에피타이저와 메인, 디저트 세 개를 모두 시켜먹는 3코스 요리가 2500포린트였다. 맥주 한 잔은 450포린트였는데, 시킬까말까 고민하는 우리를 위해 다니엘은 맥주를 조금씩 따라서 시음하게 해주었다. 코스도, 고민하다가 2코스로 시켰더니 '그러지 말고, 3코스 짜리를 시키는데 에피타이저랑 디저트를 반반씩만 줄게. 가격은 2코스만큼만 내'라고 했다. 



   반만 주신다면서요... 에피타이저부터 굉장히 푸짐하게 나왔다. 다니엘은 프랑스 남부 요리에 굉장한 자부심을 갖고 있는 것 같았는데, 그의 자부심만큼 음식도 정말 맛있었다. 스프부터 단숨에 비웠다. 



   그 다음으로 나온 메인 요리. 양이 적어보이지만 굉장히 많았다. 스프도 많았는데 저 고기까지 다 뜯어먹으니 배가 불렀다. 간도 참 잘했고, 직접 담근 피클과 소스 역시 고급진 맛이었다. 



  마지막으로 나온 디저트. 반만 준다면서 도대체 정말 반만 준걸까... 우리가 너무 가난해보여서 반값만 받고 3코스 정량으로 다 준듯... 온갖 베리를 아낌없이 넣어 직접 만든 케이크였는데, 과일이 많이 들어가서 느끼하지 않고 상큼했다. 


   이렇게 푸짐하게 먹었는데 1인당 2000포린트(약 8천원) 냈다. 우리나라에서 이 정도 수준의 프랑스요리 정식으로 먹으려면 몇 만원 깨질텐데, 이렇게 싸게 먹을 수 있는 곳이 있으니 헝가리에서 한 끼 도전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강추!


- 가는 방법은 구글에서 Chez Daniel 찾아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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