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웨덴 생활 팁/스웨덴어 관련

Hermods SVA 1 후기

by Bani B 2017. 1. 19.

   11월에 SFI가 끝나자마자 그 다음 달에 바로 Svenska som andraspråk 1 수업을 들었다. 콤북스에서는 1월에 시작한다 하기도 했고 한 학기가 걸린다고 하는데, 그때의 나는 그냥... 빨리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래서 디스턴스 강의로 해서 정말 빨리 빨리 끝내기는 했다만 어쩐지 내 스웨덴어는 아직도 SFI 에 머물러있는 수준이다. 이 생각은 어제 시험을 보고 나서 더욱ㅠㅠㅠㅠㅠㅠ


   디스턴스, 통신강의를 택한 또 다른 이유는, 사실 난 전 세계의 모든 통신강의가 방송통신대나 EBS 강의처럼 엄청 잘 되어 있는 줄 알았으니까! 원래 다 그런 건 줄 알았으니까! 디스턴스로 스웨덴어를 배우면 잘생긴 선생님이 내 모니터에 나타나서 친절하게 알려줄 줄 알았으니까!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선생님은 화면에 단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고... 내일 구두시험을 화상으로 보니까 그 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보게 되는 거다. 온라인으로 과제를 내면 다시 답장으로 코멘트를 해주기는 했지만 "잘했다" "분량이 좀 짧다" "재밌었다" 정도의 코멘트여서 그리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SFI 끝나고 디스턴스를 고민하고 계실지 모르는 분들을 위해 몇 자 적어보자면:

*Hermods 사에서 제공하는 디스턴스 강의 기준


- 룬드의 경우에는 디스턴스 강의를 들으려면 콤북스 강의 신청하는 홈페이지에서 신청서도 작성해야하고 Vägledningscentrum 가서 또 종이를 작성해야한다. 사람 되게 귀찮게 한다고 투덜거렸는데 직접 못가는 경우에는 메일로 보내도 된다고 하더라. 25%, 50%, 100% 선택할 수 있고, 100%로 들으면 한 과정당 4~5주 정도로 끝나고 50%는 그거의 두 배 정도의 시간이 걸려서 10주 정도 걸리고 그런 식이다. 


- 뭔가 가르쳐주지...는 않고, "이번 주에는 시를 읽는 법을 배울 건데, 이거는 책 몇 쪽부터 몇 쪽까지를 보면 돼. 보고 나서 과제해서 제출해" 이런 식... 문법은 SFI 나 grund 때 다 했다고 생각하는 건지 뭔지, SVA1에서는 초반에 쪼끔 문법 얘기를 하더니 그 다음부터는 그냥 작문하는 법으로 쓩...


- 마지막 주에 muntlig examination 이라는, 구두시험을 보게 되고 그 전에 nationella provet을 신청해서 봐야된다. 신청하라는 메시지가 따로 오지 않고, 알.아.서.원.하.는.날.짜.에 신청을 해야한다. Engelska5 들을 때 넋놓고 있다가 시험 신청을 촉박하게 하는 바람에 신청인원이 꽉 차서 2주를 기다려서 봐야했다. 그러니까... 한 네 번째 과제 끝날 때쯤 시험을 볼 수 있도록 미리미리 신청을 하는 게 좋다. 


- muntlig 파트 시간 정하는 거는, 네번째 과제하고 나서 다음 날엔가, 페이지 위쪽에 boka tid 버튼이 떴었다. 그때 그거 눌러서 시간을 예약하면 되지만 우리 선생님은 뭐가 그리 바쁘신지...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시간이 별로 없었다ㅠㅠ 


- 말하기 과제가 드문드문 있긴 하지만 집에서 하는 통신강의 특성상 말하기 연습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이번주부터 도서관에서 하는 språkcafé에 다녀보기로 했다. 이런 식으로 대안을 스스로 찾아야한다... 다만 책은 확실히 많이 읽게 된다. 독후감을 두세번 써야 해서 읽을 수밖에 없다. 


-  과제를 꾸준히 내면 어쨌든 졸업의 기회가 바로 주어진다. 다만 Nationella provet에서 자신의 실력을 깨닫게 될 뿐ㅠㅠ 


다음은 시험 후기.


   읽기 시험 3시간, 쓰기 시험 3시간이었다. 지문이 다섯 개밖에 안되는데 읽기를 왜 3시간이나 주나 했지만 3시간이 걸렸다! 사전은 꼭 가져가는 것을 추천. 사전을 쓸 수는 있는데 스/스 사전이어야만 하고 2개국어 사전은 안된다.(이걸 모르고 영/스 사전을 가져갔다가 펼쳐보지도 못했다...) 다만 어떤 친구의 말로는 그 학교에서는 영/스 이든 한/스 이든 뭐든 쓸 수 있었다고 하니, 시험 신청하고 나서 그 시험 신청한 곳에다가 물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신문 및 잡지기사 3개, 시 한 편, 소설 하나가 나왔다. 기사 중 두 개는 그래도 내용이 꽤 쉬웠다. 일 안하고 정부보조금 받으면서 집에서 노는 사람들 얘기, 남자의 가사노동이 많아졌지만 그래도 여자가 가사일을 좀더 많이 한다는 얘기... 근데 나머지 하나는 거짓말의 심리학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단어가 정말 어려웠다ㅠㅠㅠㅠ 사전은 꼭 가져가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읽기 시험은 객관식보다 주관식이 더 많았다. 읽는 것도 힘든데 쓰는 것도 힘들고ㅠㅠ 어떤 거는 그대로 단어 적으면 되는데 어떤 것은 "자신의 말로 풀어서 쓰시오" 라고 적혀있고ㅠㅠㅠㅠ 

   읽기 시험 끝나고 나면 15~20분 정도 쉬고 쓰기 시험 시작. 아까 읽었던 지문 중에서 하나 골라서 글 쓰는 게 나오고, 주제는 정해준다. 예를 들면, 소설이 여성평등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여성의 자유와 권리에 대해 쓰고, 입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들을 쓰고, 소설의 일부를 인용하라는 식이다. (인용할 때 출처 쓰는 방법도 한번 보고 갔으면 좋았을걸) 


   그리고 구술시험...은 인터넷 강의의 특성상 화상으로 한다. 세번째 과제낼 때쯤 발표주제를 정하라고 했었다. 5분짜리 발표를 미리 준비하고, 과정이 끝나는 마지막 주에 선생님이랑 약속 잡아서 화상으로 한다. 5분 정도 발표하고 선생님이 짤막하게 몇 가지 물어본다. 나는 "스웨덴 여성 참정권 운동"에 대해서 발표했는데, SVT 다큐 두 편이랑 책 한권을 읽고 준비하는데 우리말로 했으면 금방 끝냈을 것을ㅠㅠ 굉장히 길고 힘들었던 과제였다ㅠㅠ 그래도 선생님이 호의적으로 잘 들어주고 질문도 그냥.. "너희 나라에서는 여성인권이 어떤 수준이니" 정도로 끝나서 다행ㅠㅠㅠㅠ 더 깊은 질문할까봐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어쨌든 어제 시험을 보면서 본인의 스웨덴어 학습방법을 다시 돌이켜보게 되었다. 트위터랑 기사는 거의 매일 읽는데, 어렵다 싶으면 건너 뛰는 습관이 문제인 것 같다. 그리고 글을 좀더 많이 써봐야할 것 같다. 쓰기 시험은 그야말로 총체적난국이었다ㅠㅠㅠㅠ 쓰고 싶은 건 있는데 그걸 도대체 스웨덴어로 어떻게 쓰는 것인가, 쓰다보면 이게 ett 명사였던가 en 명사였던가 하며 기초적인 것까지 헷갈리고 전치사도 헷갈리고 막...ㅠㅠ 사전은 꼭 가져가시기를. 


   자, 수다 그만 떨고 이제 공부하자.


*사진은 본문과 전혀 상관없는 크리환스타드 역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