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없는 정보제공 블로그를 지향하므로, 어떤 정보성 글을 써야할지 생각하면서 유입검색어를 종종 보는데, 요즘 절대적으로 많아진 유입키워드는 '스웨덴 이민'... 미세먼지 때문일까. 그리고 그 다음이 스웨덴 남자친구/여자친구, 그리고 스웨덴어, 수르수트뢰밍(...검색만 하시고 드시진 마세요ㅠㅠ) 정도이다.
많은 분들이 스웨덴어가 어떻게 생겼는지 블로그에 잘 정리하고 계시니까, 그리고 유튜브를 찾아보면 좋은 강의 천지니까, 나는 그렇다면 내가 어떻게 공부했는지, 독학할 때 어떻게 하면 좋을 것 같은지를 적어보기로 했다. (하지만 저는 스웨덴어 과외도 하고 있습니다. 관심있으시면 눌러주세요^^)
- 처음에는 나도 그, 한국에서 파는 '종합스웨덴어' 책을 샀고, '스웨덴어 회화' 책도 샀고, 지인에게서 '국가대표 스웨덴어' 책도 받아서 읽었다. 한국어-스웨덴어 사전도 샀다. 다 좋은 책이고 사람마다 맞는 책들이 다르리라고 생각한다만 종합스웨덴어는 처음 시작하는 내가 보기엔 너무 어려웠다. 스웨덴어가 어렵다기보다도 한국어 설명이 어렵... 아마도 스웨덴어를 '전공'하는 이들을 위해 나온 책이므로, 문법 설명이 굉장히 자세하고 전문적인 언어로 되어있어서 그렇게 느꼈던 것 같다. '국가대표 스웨덴어'는 처음 스웨덴어를 접하는 사람이 읽기에 좋은 책인 것 같다. 하지만 아무래도 한국어 발음과 스웨덴어 발음이 정확히 매치될 수 없다보니, 거기에 한글로 적힌 발음은 정말 참고만 하시면 좋겠다.
- 정말 공부할 시간이 없고 출퇴근길에 단어나 외우겠다 싶으면 듀오링고를 추천한다. 다음은 하루에 1시간 이상 투자할 수 있는 분들에게 추천하는 내용이다. 그리고 아래에서 언급한 책들은 하도 오랫동안 사랑받는 책이라 인터넷에 많이 PDF 형태로 풀려있는 것 같다. 구하는 것은 여러분의 몫... 그리고 아래 적은 책은 모두, 스웨덴어로 스웨덴어를 설명하는 책이다. 그래도 초심자가 따라가기에 무리가 없다! 맨 처음에야 질문이 무슨 뜻인지 모르니 사전을 찾겠지만 익숙해지면 '아... 이런 말이구나' 알게 된다. 뭐랄까, 연습문제를 풀면서 문법을 이해하게 되는 그런 구조의 책들이다. 그러니 영어를 못하시고 스웨덴어를 못하셔도, 도전해볼 수 있는 책들이다.
- 맨 처음에는 Nya mål 시리즈를 봤다. (Mål 시리즈랑 거의 비슷하다) SFI 중에서 이걸 교재로 하는 곳도 있을만큼 좋은 책이다. 스토리 위주라서 읽기도 재밌고, 단어 익히기에 좋다. 다만 문법설명이 자세하게 되어있지 않아서, 이거 1편을 다 읽고 나서도 문장구사는 제대로 되지 않았다. 하지만 어휘는 많이 늘었다고 생각한다.
- 문법은 Form i fokus 시리즈가 최고다. 연습문제가 아주아주아주아주 많다. 그래서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사실 그걸 제대로 안하면 나중에 고생한다.(정말! 믿어도 좋다!) 동사고 명사고 형용사고, 정형이나 부정형이냐, 단수냐 복수냐에 따라서 막 바뀌는데 이거는 외우려고 하기보다는 자꾸 써보고 눈에 익혀야 머리에 들어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연습문제를 많이 푸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그러기에 이 form i fokus 책이 문법 연습엔 정말 최고다.
- 하지만 nya mål 이랑 form i fokus 를 잘 섞어놓은 듯한 책이 있으니... 그게 바로 Rivstart A/B 시리즈다. SFI에서 많이들 이걸 교재로 삼고 form i fokus를 부교재로 삼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Rivstart textbook 은 대화문, 단어 위주이고 각 단원마다 주제도 확실하다. 문법 연습은 연습책인 Rivstart övningsbok으로 하면 된다. 그리고 그게 좀 부족하다 싶으면 form i fokus 문제를 풀어보면 좋겠다.
- 보통 Rivstart A를 다 끝내고 form i fokus A가 너무 쉽게 느껴지고 form i fokus B도 어느 정도 아는 것 같다 싶은 시점에서 SFI 졸업시험을 본다. 문제는, 우리 한국인은 독해와 작문 공부에 익숙했기 때문에 보통 주변사람들 얘기를 들으면(그리고 나 역시도) SFI 졸업시험에서 작문과 독해는 참 쉬운데 듣기가 어려웠다는 얘기를 한다.
- SFI 에서 보통 추천하는 건 Klartext 뉴스를 들으라는 거고, 받아쓰기도 한번 해보라고 한다. 처음에 이걸 들으면 정말 뭔말인지 모르지만, 뉴스 지문 해석 한번 해보고 들으면 그래도 귀에 좀 들어온다. 이게 너무 어려우면 Lingq.com 를 적극 추천하는데, 거기에도 klartext가 올라올 뿐만 아니라, 좀더 쉽거나 어려운 지문들이 올라와있다. 읽어주는 사람이 전문 성우는 아닌듯... 그래서 매우 정감있는 보통사람의 목소리로 천-천-히 읽어준다. 스마트폰 앱도 있고, 지문을 읽으면서 아는 단어를 클릭하면 포인트가 쌓인다. 그래서 새로 익힌 단어들을 막 클릭하면서 포인트를 쌓는 재미가 있다.
- SFI 끝날때쯤에 SFI-boken ÖVA!라는 책을 지인에게 받아서 보았는데 지문도 좋고 듣기파일이 좋았다. 듣기파일을 들으면서 지문 받아쓰기 연습을 많이 했다. 지문 받아쓰기는 스스로 규칙을 정하는 게 중요한 것 같은데, 세 번 듣고 글을 똑같이 완성해보는 걸로 한다거나...
- 근데 말을 좀 직접 해보고 싶다, 말하기 연습을 해보고 싶다 하면 원어민 과외를 구하시거나 하겠지만 그게 시간이나 비용면에서 여의치 않은 경우에는 헬로우톡도 나쁘지 않았다. 말 연습은 안했지만 어쨌든 원어민과 톡을 하면서 언어교정을 받는 거라 꽤 도움이 됐다. 어떻게 문장을 쓸지 스스로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연습이 된다. 하지만 헬로우톡은 쪼금 하다가 하도 데이트목적으로 톡하는 사람이 많아서 접었다. 그래서 그때 했던 것은 인스타그램에 가끔 사진을 한장 올리고, 그 사진에 대해서 스웨덴어로 적어보는 거였다.
그렇게 하면 작문은 늘어도 말이 늘지 않는다 생각하시겠지만... '듣기'와 '읽기'가 이해 파트라면 '말하기'와 '쓰기'는 표현파트이고, 지금 당장 한국에서 '말하기'를 연습할 수 없다면 '쓰기'라도 부지런히 연습하고 빨리빨리 정확하게 쓸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들어서 나중에 스웨덴 가서는 발음만 좀 연습하면 말이 트이도록 하자는 생각이다.
- 근데 이제 이 위의 단계들은 다 했고, 그 이상의 수준으로 독학을 하고 싶다면 추천하는 책은 Språkporten 시리즈다. SFI 다음 grund 수준에서 많이들 하는 책이 Språkporten BAS 이고, 그 후 SAS 1,2,3에서 하는게 Språkporten 123(1,2,3이 아니라 123이라고 써있는 책 한권) 이다. 진짜진짜 좋은 책인게, 지문도 적당히 재밌고 어렵고 연습문제가 훌륭하다. 그리고 디지털북이 있어서 교재를 사고 홈페이지에 코드를 입력하면 더 많은 연습문제가 웹에 있다. 꽤 재미도 있고. 웹에서 듣기를 누르면 책을 읽어주기도 해서 정확한 발음을 들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 단어, 숙어, 관용어 익히기에 좋다. 내용도 보통 스웨덴 문화나, 거기에 얽힌 에피소드나, 그런 내용으로 알차다.
- 스웨덴에서 스웨덴어로 대학공부를 할 생각이면 작문이 엄청엄청엄청 중요한데 SAS 1,2,3이 다 논술시험이기도 하고 대학에서도 쓰는 숙제가 엄청 많은 느낌이다. Handbok i svenska språket 은 그런 의미에서 참 좋은 책이다. 글을 쓸 때 생각해야할 것들, 문장을 시작하거나 연결할 때 쓰면 좋은 표현들, 아카데믹 글쓰기를 할때 알아야할 것들이 잘 정리되어있다.
-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영어공부를 할때 보통, 토익 문제처럼 빈칸 주고 적당한 전치사를 넣는다거나, 그런 문제를 좀 풀고 싶으신 분들은 Text i fokus 도 괜찮다. 지문 하나가 있고 중간중간에 빈칸이 있고 그걸 객관식으로 채워넣는 문제들이 있다. 특히 아직도 나를 괴롭게 하는 partikel verb와 prepositioner 문제가 많다. SAS 시작하신 분들이 보시면 좋을 것 같다.
- 그리고 유튜브랑 팟캐스트 적극 활용!!! 귀찮아도 듣고 듣고 듣다보면 정말 귀가 뚫리는 순간이 온다.
- 구글번역은 제발 사용하지 말자.... 내가 쓴 문장이 맞는지 아닌지 확인하고 싶다면 구글 번역을 이용하지 말고 차라리 그냥 구글 검색창에다가 바로 문장을 검색해보는 게 낫다. 그러면 정확한 문장은 안나와도, 다른 사람들이 비슷한 문장을 쓴 게 나올 것이다. 예를 들어서, "어제 청소기 돌렸어"라는 문장을 쓰고 싶은데, 청소기 돌리다의 과거형이 헷갈리는 상황이라면, Jag dammsugade 였을지 아니면 다른 동사변형인지 헷갈리는 상황이면 일단 구글에 쳐서 검색해보시라. 그러고 나서 bab.la 든 wiktionary 든 클릭해보면, Jag dammsög가 맞는 표현이라고 나온다. 예문도 나오니 다른 어휘도 추가로 공부할 수 있다.
- 제일 중요한 것은 '안주하지 않는 것'과 '지겨움을 극복하는 것'인 듯. 이건 스웨덴어 뿐만 아니라 다른 언어를 공부하면서도 느꼈던 것이다. 먼저, 공부하다보면 '내가 좀 잘하는 것 같은', '이제 어느 정도는 알아듣는 것 같은' 그런 시점이 온다. 특히 스웨덴어는 그 시점이 빨리 오는 것 같은게, 워낙 영어랑 비슷한 말도 많고, 문법이 영어보다 살짝 간단한 느낌이라 더 그렇다. 그래서 스웨덴어로 된 글이나 페이지를 읽었을 때 대강 무슨 말인지 감은 오는 그런 시점. 하지만 그렇게 생각해서 문법 공부와 어휘공부를 게을리하게 되면 그 이후에 언어가 늘지 않는다. 이제 좀 알 것 같다, 싶은 시점에서 더 공부를 빡세게 해야 진짜 그 언어를 아는 게 된다. 이 부분을 쓰는 이유는, SFI 다니거나 언어모임 다닐 때, 저렇게 생각하면서 공부안하고 그냥 자기가 아는 범위 안에서 회화연습만 하다가 지금도 그냥 그 수준의 스웨덴어만 하는 친구들을 많이 봤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스웨덴어 공부하다가 '이 언어, 의외로 쉬운데?' 라는 생각이 들어도, 제발 공부하고 있던 그 책은 다 끝내도록 하자.
그러다보면 지겨운 순간도 온다. 특히 스웨덴어는 동사변화를 외우는 게 좀 중요해서 문법 책에 명사변화, 동사변화 연습이 되게 많다. 지겨워도 그게 다 중요하니까 연습문제가 있는 거다. 지금 그걸 외우지 않으면 나중에 더 윗 수준으로 나아갈 수가 없다. 특히, 그걸 말로 하게 되면 순발력(!)을 발휘해서 바로바로 적절하게 동사위치도 바꾸고 동사변화도 하고 막 그래야되는데, 기초가 잘 되어있지 않으면 말을 할 때 힘들어진다.
- SFI 끝나고 SAS1,2,3을 가시면 어쨌든 위에 있는 책들 읽고 글 써오라는 숙제의 반복이다. 스웨덴에서 스웨덴어 유학을 하고 싶어하시는 분들도 이 글을 보실 것 같지만, 이 나라는 우리나라 영어학원처럼 "꼭 알아야 할 숙어들 500개! 꼭 알아야 할 문법 정리 10개!" 이런 식으로 안한다. 그냥...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알아서 어휘를 익히고 알아서 공부하라는 게 이 나라 언어교육인 것 같다. 그러니 정말 이 언어를 잘 하고 싶으시면 지겹고 지겨워도 자습을 잘 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TISUS 를 생각하고 검색하시는 분들도 꽤 되는데 어쨌든 그건 간단히 말해서 '스웨덴 대학 논술시험'이라고 생각하시면 된다. 그래서 딱히 그거 대비하는 강의도 없을 뿐더러 예상문제집 이런 것도 없다. 그냥 정말 책 많이 읽으시고 많이 써보시고 많이 교정받아보는 게 좋은데, 교정받는 건 italki.com 같은 데서 원어민 선생님 알아보셔서 해보시면 좋을 것 같고... 여튼 기본기는 위에 서술한 책으로 잘 다지시면 될듯하다. SAS1,2,3,가셔도 똑같다. SAS3 마지막 시험은 논술이었으니까... 대학에서 하는 스웨덴어 코스도 마찬가지다. 그건 심지어 일정 점수 안넘으면 재시험행이다ㄷㄷ... (나는 중간에 그만뒀지만 같이 듣던 친구들이 재시험으로 계속 고생하는 걸 봤다). TISUS 준비하면서 무슨 책을 봐야할지 모르겠다면, 예시로... 고등학교 사회책을 보시면서 거기에 써있는 질문에 대한 답을 짧은 글로 써보신다던지 하는 연습이 좋겠다. (고등학교 사회책) 대학 스웨덴어 코스 들을 때도 이거 한 챕터 읽고 글 써오는 숙제가 있었다.
뭐든 쉬운 길은 없으므로 자습만이 답이다. 화이팅!!!
(2020년 9월 수정) 스웨덴어 스터디모집 하고 있습니다. https://band.us/band/80675097
다 읽었는데도 독학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고 과외를 찾고 계신다면 이 글을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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