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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2017

2017 부활절 이야기

by Bani B 2017. 4. 22.

   이제 다음 주면 이 나라로 이사온지도 1년이 된다. 미드섬머,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이제 부활절påsk까지 해서 이 나라 명절을 다 지내보았다. 음... 우리나라 설날이나 추석 때 송편이나 떡국을 제외하고는 차례음식은 별 차이가 없듯이, 이 나라도 명절 음식은 그리 큰 차이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청어절임, 미트볼, 소시지, 파이를 먹고 율무스트julmust나 포스크무스트påskmust같은, 이름은 달라도 결국 맛은 같은 음료를 먹는 게 이 나라의 전통인 것 같다. 


   어쨌든, 스웨덴에서 처음 맞이해본 부활절 사진을 조금 풀어볼까 한다. 



1. Påsköl

   크리스마스에는 크리스마스맥주julöl를 판다면, 부활절에는 부활절맥주påsköl을 판다. 라벨만 보면 무슨, 계란 맛 나고 치킨 맛 날 거 같지만 사실 굉장히 평범한 맥주들이다. 궁금해서 사먹어보긴 했지만 걍... 맥주였다.  



2. 벚꽃

   부활절 전에 벚꽃이 피었다. 그래서 나는 우리나라나 스웨덴 남부나 봄날씨는 비슷한가보구나,하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아니었다. 벚꽃이 피고 나서도 눈보라가 칠 수 있다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되었다. 불쌍한 벚꽃ㅠㅠㅠㅠ



3. 부활절 장식 påskris

   어떤 집은 문 앞에다가도 달고, 이곳저곳에 꽂혀있길래 나도 한 번 적십자 가서 사보았다. 그런데.. 나는 저 깃털이 당연히 가짜 인조깃털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보통 살아있는 새의 깃털을 뽑아서 염색시키는 거라, 동물권을 주장하는 단체 등에서 '깃털 없는 장식을 만들자'고 하고 있단다. 이건... 적십자에서 산 장식품인데, 그래도 인조깃털을 사용하지 않았을까? 다음에 가면 물어봐야겠다. 




4. 다시 겨울.

   명절을 보내러 스몰란드 별장에 갔다. 정말 추웠다. 장작을 계속 때고, 밤에는 전기장판을 틀어놓고 잤다. 눈까지 내렸다. 그냥 진눈깨비가 내린 게 아니라 함박눈이 펑펑 왔다. 스웨덴의 4월은 겨울이 틀림없다. 



5. 스몰란드의 호수

   여름에 오면 보트를 탈 수 있지만 아직 추워서 그냥 일몰을 보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그래도 예뻤다. 



6. 스몰란드의 빙퇴석

   우리나라로 치면 '토지' 쯤 되는 소설이 이 나라에 있는데, 그 4부작 중 하나에 해당하는 Utvandrarna 라고 하는 소설은 배경이 스몰란드이다. 한 농부가 이 척박한 땅에서 농사를 짓겠다고 평생을 바쳐 돌을 치우지만 결국 돌부리에 넘어져 다치고 만다. 그 아들이 대를 이어 열심히 돌을 치우고 경작을 시도하지만 결국 기아에 허덕이다가 가족 모두를 데리고 미국행을 택하는 이야기이다. 정말이지, 어딜 가든 돌이다. 어떻게 그 옛날에 여기서 먹을 것을 키우고 살았을까 싶다. 



7. 부활절 먹방

   먹방을 찍다시피 먹었다. 사탕도 많이 먹고 연어도 많이 먹고 계란도 많이 먹고 청어도 많이 먹었다. 당분간 청어는 안먹어도 될 것 같다. 






8. 연휴 마지막날

......까지 추웠다. ㅠㅠㅠㅠㅠㅠ 한국에서는 부활절 즈음에 항상 벚꽃피고 좀 덥기도 하고 날씨가 좋고 그랬는데, 이 숲속에는 벚꽃이 하나도 피어있지 않은 데다가 4일 내내 눈이 왔다. 내 생애 제일 추운 부활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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