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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2018

스웨덴 영주권과 CSN

by Bani B 2018. 3. 22.

 


  2월 초에 비자 연장을 신청했다. 비자가 만료되기 한 달 전부터 신청할 수 있다고 해서 딱 30일 전에 신청을 했다. 삼보 비자로 와서 거의 2년 정도 살면 영주권이 나온다고들 해서 나도 그러겠거니, 하고는 있었지만 왠지 불안했다. 4월 말에 입국했고 비자연장신청은 2월 초에 했으니, 거주기간 2년에서 거의 세 달 모자란 시점에서 신청을 한건데 혹시라도 이민청이 심술을 부려서 고작 1년 연장해주면 어떡하나 걱정이 되었다. 

   게다가 예전에는 비자 연장은 며칠 안걸렸다고들 하는데, 심지어 당일 나왔다는 사람도 있고 거의 일주일이면 연락이 오더라고들 했는데 나는 무려 5주나 걸렸다. 그래도 이민청에서는 2개월에서 4개월 걸릴 거라고 했었으니, 그거보다는 빨리 나왔다는 데 감사하기로 했다. 삼보비자 처음 신청할 때는 무슨, 성장과정부터 시작해서 연애사와 스웨덴에서의 계획까지 에세이를 써서 냈어야 했는데, 다행히 비자연장은 그런 거는 없었다. 그냥, 파트너와 3주 이상 떨어져 지낸 적이 있는지, 스웨덴 밖에서 3주 이상 지낸 적이 있는지 체크하는 게 있었다. 추가로 하고 싶은 말 있으면 쓰라고 했는데, 그것도 그냥 빈칸으로 냈다. 

   어쨌든 신청한지 5주 만에 이메일이 왔다. 이메일 보낸 김에 결과를 그냥 알려주면 될 것을, 굳이 "네 비자신청에 대한 결과는 편지로, 영업일 5일 내에 '발송'할 거야"라고 써있었다. 나는 그 편지가 그래도 이틀이면 올 줄 알았지만, 일주일 후에 도착했다. 다행히 영주권이 나왔고, 그 다음날 말뫼 Migrationsverket에 가서 지문을 찍고 사진을 찍었다. 사실 이민청에 가본 것은 처음이다. 처음 스웨덴에 입국했을 때에는, 이미 한국에 있는 대사관을 통해 비자 카드를 받아서 들고 왔으므로 이민청에 굳이 들를 일이 없었다. 하아... 나는 이민청이 그렇게 멀리 있을 줄은 몰랐네... 그 유명한 로젠고드 지역도 처음 구경해보았네... 말뫼에 그런 곳이 있는 줄은 처음 알았네... 룬드에서 가기에는 정말 먼 곳에 있었다. 한시간 걸려서 가서 5분만에 지문이랑 사진 찍고 다시 한시간 걸려서 집에 왔다. 다행히 카드는 우편으로 보내준다니, 5년 후에 갱신할 때나 다시 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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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주권을 받자마자 CSN 학업보조금을 신청했다. 나의 최고 관심사! 지난 2년간 공부만 죽어라 하고 아무런 CSN을 받지 못했던 나! 영주권자만 누릴 수 있다는 그 CSN, 이제 진짜 마음껏 누리리라!고 생각하며 신청서를 작성했다. 풀타임으로 공부하면 보조금으로 월 3000크로나 정도를 주고, 원하면 학자금대출로 월 7000크로나 정도를 쓸 수 있어서 한달에 총 1만크로나 정도를 쓸 수 있다. "까짓거 대출도 땡겨! 나중에 갚으면 되지 뭐!"라고 외치며 대출까지 신청했다. 

   그런데 영주권 받기 전에 이미 시작한 코스에 대해서는 계산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즉, 내 영주권은 3월에 나왔는데 1월부터 이미 듣고 있었던 수업에 대해서는 보조금을 신청할 수 없다고 했다. 이미 물리랑 수학 수업을 듣고 있었는데ㅠㅠ 그래서 부랴부랴 수학5 코스를 취소하고, 5월부터 시작하는 디스턴스 코스로 다시 신청했다. 프로그래밍 수업은 공식적인 수업시작일이 다음 주라서 다행히 따로 작업(!)하지 않아도 됐다. 여름에도 알차게 보조금을 받기 위해 대학에서 하는 여름코스도 신청해놨다. 다만, CSN을 받게 되면 이제는 중간에 포기하는 것도 못하고 무조건 코스를 패스해야한다. 더 열심히 공부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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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6월에 한국 가는 비행기표도 예약했다! 이제 3주 이상 한국에 있어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가을에 본격적으로 대학 시작하면 재시험이네 뭐네 해서 여름방학이 없을지도 모르니, 이번에 무조건 즐기기로 했다. 물론 여름 코스를 디스턴스로 듣고 과제도 해야겠지만, 한국 가서 하면 되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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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튼 기쁘다. 이제 돈받으면서 공부할 수 있어서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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