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N. 가뭄의 단비와도 같은 이 학업보조금. 그리고 이자도 무척 싼 학자금대출. 지난 번에도 한번 썼지만, 나는 영주권을 받으면 CSN 지급에 별 문제가 없을 거라 생각해서 올해 상반기 계획을 짰고, 일을 줄이고 공부하는 데 시간을 더 투자하는 쪽으로 계획을 세우고 그렇게 해왔다.
콤북스에서 듣고 있거나 이미 들은 과목은 총 세 개, 물리2와 프로그래밍1, 그리고 수학5 이렇게 세 개다. 물리2는 이미 1월부터 시작을 했고 나는 영주권을 3월에 받아서, CSN 홈페이지에 "영주권 획득 이후부터 들은 수업에 대해서만 신청할 수 있다"는 말에 아예 CSN 신청조차 안했다. 대신 3월부터 들은 프로그래밍1과 수학5에 대해서 신청을 했고, 둘다 100% 풀타임으로 공부를 한다고 써냈다.
풀타임. 100포인트짜리 과목을 5주만에 끝내면 그게 풀타임이다. 한주에 20포인트씩 공부하면 풀타임 학생이라고 했다. 나는 프로그래밍1을 5주짜리로 들었고, 수학5도 오늘부터 시작이라 5주짜리 과정으로 듣는다. 아무리 봐도 이건 정말 풀타임이고 콤북스에서도 풀타임 맞다고 했다.
3월 말에 CSN에 신청서를 보냈을 때, CSN에서도 내가 풀타임으로 5주짜리 과목을 두 개 들으니, 10주동안 풀타임 기준으로 돈을 주겠다고 했었다. 그랬는데 4월에 추가서류를 보내라고 메일이 왔었다. 5월 7일부터 시작하는 수학5 수업을 듣는다는 증명서를 보내라고 했다. 아직 코스가 시작도 안했는데 학교가 '출석증명서'를 줄 리가 만무하고, 이 상황을 설명해서 다시 답장을 보냈다. 그랬더니 아주 뜬금없게도, '네가 50%로 수업을 듣는다는 것이 확인되었으니 돈도 반만 주겠다'고 결정문이 날아왔다.
아무리 다시 읽어봐도 말이 안되고, 저쪽에서 뭔가 오해하고 있는 게 분명해서 전화를 했다. 차분하게 '며칠부터 며칠까지 5주동안 이거 듣고, 그 다음에 며칠부터 며칠까지 5주동안 이 코스를 듣는데 그럼 풀타임 아니냐'하고 설명했더니 그건 맞다고 했다. '아니 그런데 왜 돈을 하프타임으로 쳐서 주겠다는 거냐'라고 했더니, "네가 3월부터 코스를 시작했든 4월부터 했든, 우리는 1월부터 6월 사이에 네가 몇 포인트를 듣는지로 계산한다"고 했다. 이 정말 말도 안되는... 홈페이지에는 분명히 '학기당'이 아니라 '주'로 계산한다고 써있거든? 이미 많은 나의 친구들이 나랑 비슷하게 수업듣고 다 제대로 계산해서 받았거든? 무엇보다도 너네가 쓴 계산법은 정말로 말이 안되거든? 나눗셈 잘못했거든? 이라고 하자 '몰라, 편지로 항의해'하고 끊더라는;;;
그래서 편지를 썼다. 수업을 이미 들은 프로그래밍1의 수업증명서와, 5월에 시작할 수학수업에 대해서 콤북스에서 발급해준 증명서를 첨부해서 보냈고, "나는 이 수업들을 3월 이후에 시작했으므로 너희가 1월부터 계산하는 게 말이 안된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그러나... 오늘 편지가 다시 날아와서, "1월부터 6월 사이에 네가 수강하는 학점이 200포인트밖에 안되므로 너는 풀타임 학생이 아니다"라고 했다. 아오 나는 3,4,5월 딱 10주 공부한다니까??? 1월부터 6월까지 다 칠거면 내가 신청안한 물리2도 쳐서 돈 더 줘야되는 거 아님???? 이 편지가 나만 말이 안된다고 생각하는 건가 궁금해서 남친한테도 보여줬더니, 이 친구가 보기에도 CSN이 내 학업기간을 오해하고 있는데 이걸 고쳐줄 생각이 없어보인다고 했다.
여기서 오래 살고 이미 이것저것 디스턴스 다 들어본 베트남 친구에게 물어보니, 그 친구가 생각해도 이건 말이 안되고(그 친구는 같은 상황이었을 때 100% 다 받았다고 했다) 담당자가 귀찮아서 그냥 억지부리는 것 같다고 했다. 친구는 다시 전화해서 항의하라고 했지만 나는 이제 포기...
그래서 CSN 처음 신청하시는 분들을 위한 팁:
1. 학기당 몇 학점 들으면 얼마 받을 수 있고, 그런 게 홈페이지에 써있긴 하지만, 콤북스에다가도 한번 더 물어봐서 확인하세요.
2. 1월이나 8월 시작, 즉, 남들 시작할 때 시작하는 코스는 별로 문제가 없는 것 같습니다. 문제는 저처럼 학기 중간에 시작하는 코스를 저렇게 말귀 못알아먹는 CSN담당자가 이해를 못할 때 발생하는 것 같아요. 지금 생각에는, 차라리 3월부터 5주 했던 프로그래밍 수업 신청서를 하나, 5월부터 5주 하는 수학 수업에 대한 신청서를 하나, 이렇게 따로따로 쓸걸 그랬나 싶습니다.
3. 그냥, 웬만하면 저처럼 3월이나 4월에 애매하게 시작하는 코스 듣지 마시고 남들 공부할 때 공부하는 코스 듣는 게 CSN 신청하긴 편합니다.
4. 혹시나 저처럼 CSN 보조금을 철썩같이 믿고 있다면... 변수는 정말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걸 명심하세요. 이건 여담이지만, 제 친구는 대학지원사이트에서 성적을 글쎄, 동명이인의 성적이 입력이 되어서 그걸 고치느라 수없이 전화하고 싸우고 했었다네요... 아니, 주민번호로 연동되는 거 아니었나? 그게 왜 잘못 들어가지? 그리고 왜 그걸 바로 안고쳐주고, '네가 걔 맞잖아~ 이거 니 성적 맞잖아, 아니야?'하고 우기지? 스웨덴 공공기관처럼 고구마 백만개 답답이가 또 없는 듯..... 지지난 주에 SEB랑 싸워서 지쳤던 건 이거에 비하면 그냥 귀여운 수준이었다...
여름코스 듣는 거 이제 또 CSN 신청할건데 그건 제발 무사히 잘 나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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