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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2021

2021년 첫 글

by Bani B 2021. 1. 28.

...이라고? 2021년 된 지 이제 한 달이 지나가는데 첫 글을 쓴다고? 참 많이 바빴나보다.

 

*

새해는 아주 차분하게 맞이했다. 코로나 때문에 친구들과 파티를 할 수도, 집사람 가족들을 만날 수는 더더욱 없으니까 그냥 둘이서 저녁 먹고 케익먹고 드라마 한편보고 그러다보니 새해가 되었다. 스웨덴에서 다섯번째로 맞이하는 새해지만 항상 친구집에 가서 파티를 했는데, 우리집이 불꽃놀이 명당이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우리집 베란다는 서쪽으로 나있어서 말뫼 터닝토르소와 외레순 다리도 멀리 보이는데, 말뫼에서 얼마나 불꽃을 쏘아댔는지 하늘이 뿌옇게 보일 정도였다. 

 

한국에 배민과 요기요가 있다면 스웨덴에는 foodora가 있다. 코로나 전에는 이용해본 기억이 한번밖에 없는데, 코로나 이후에 자주 이용하고 있다. 배달료가 좀 비싸긴 하지만... 코로나 전에는 이용가능 식당이 별로 없었는데 이제는 점점 늘어나서 심지어 어떤 펍도 foodora 서비스를 개시했다. (?!) 맥주 배달은 당연히 안될텐데...? 메뉴를 보니 안주류가 있었는데 흠, 이렇게 안주류를 foodora에 개시할 정도로 손님이 없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펍이 장사가 안되나보다,하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오해였다. 저녁 8시 이후에 술을 못팔게 하는 정책이 오히려 '8시에 문닫으니까 빨리 그 전에 가서 마셔야해'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 같다. 저번에 친구를 만날 일이 있었는데 우리집에 부를 상황이 안되어서 "아마 4시반쯤 펍에 가면 아무도 없지 않을까? 그때 거기서 만나자"했는데 웬걸... 테이블이 다 차서 난감했다. 어제는 집사람 생일이라서 "아마 ㅇㅇ펍이라면 정말 아무도 없지 않을까? 거기는 면적이 크니까 간격확보도 되고 말이야"하면서 갔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그냥 발길을 돌렸다. 

운전학원에서는 아직도 마스크를 나만 쓴다. 웬일로 지난 주에 리셉션 옆에 마스크와 일회용장갑을 비치해두었길래, '드디어 학원이 뭔가 각성했나보군' 하고 생각했지만 그 다다음 날 다시 사라졌다. 사실 그게 있었던 날도, 아무도 마스크를 쓰지 않아서 도대체 왜 갖다놓은건지 의아했다. 

 

그러는 와중에 우리 집사람은 한달동안 비상근무를 하게 되었고, 하루에 13시간씩 밤근무를 하고 있다. 아침 8시에 집에 와서 9시에 자고, 오후 4시에 일어나서 5시에 밥을 먹고 6시에 집을 또 나서서 일하러 가는 걸 보면 안쓰럽다. 아무리 간호사라지만 이게 정말 이나라 근로기준법에 맞는 걸까? 집사람 말로는 "보스가 지금 '전시상황에 준하는 근무체제'를 해야한다고 판단했고 그래서 이렇게 일하게 되었다"라고 한다. 전시상황이라. 바깥을 나가보면 전혀 전시상황같지 않은데 병원은 그 정도로 일이 많은 모양이다. 제일 의아한 것은, 그 정도인데 왜 뉴스는 확진자수를 전혀 얘기를 하지 않는 걸까. 스웨덴 사람들한테 "하루에 이 지역에서 코로나 몇명 걸리는지 알아?"라고 물어보면 다들 모른다 말하고, 내가 공식통계에서 본 숫자를 말하면 그럴리 없다며 믿지 않는다. 모르니까 조심도 안하게 되는 것 같은데, 왜 뉴스에서는 숫자를 말하지 않는 걸까. 

 

연초에 장례식이 한번 있었다. 집사람의 할머니가 연말에 돌아가셔서 장례식이 있었다. 집에서 한시간 정도 떨어진 도시에 가야했는데, 부모님과 함께 차에 타는 게 염려된다며 집사람은 그 누나랑 같이 기차를 타고 갔다. 나도 같이 가려다가, 코로나 때문에 인원을 최소화하는 게 좋겠다는 그의 말에 그냥 집에 있었다.

하지만 나중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의 고모가 할머니의 지인들을 장례식에 다 초대해서 사람이 엄청 많았고, 다들 고령인지라 걱정이 되어, 혹시나 해서 챙겨갔던 마스크를 나눠주려고 했는데 다들 '노땡큐'라 말하고 아무도 쓰지 않았다고 했다. 다들... 걱정을 다들 안하시는구먼...

 

일일 확진자수가 많이 줄긴 했지만 그래도 스코네는 여전히 하루에 500명 이상 꾸준히 나오고 있다. 11월부터 지난 주까지 스코네에서만 하루 천명 이상씩 나왔었는데... 이미 걸릴 사람 다 걸려서 일일 확진자수가 줄어드는 게 아닐까 싶다. 

 

*

아 운전 학원 얘기하려다가 또 코로나 얘기로 빠졌구나. 다다음 주에 드디어 주행시험을 본다. 돈 얼마나 썼는지 나중에 정리해서 쓰려고 하는데 아마 읽는 사람 모두가 깜짝 놀랄 비용이 될 것 같다. 제발 돈 더 안쓰고 꼭 붙기를...

 

*

지난 주에 학교 개강을 했다. 지난 학기는 가끔 과제가 많을 때도 있긴 했지만 그래도 지난 2년반동안 제일 한가한 학기였다. 그렇지만.... 이번학기는 시작부터 헬이었다. '에이 설마 개강한 그 주에 숙제를 빡센 걸 주진 않겠지' 했는데... 지난 주에 매일 새벽 한시까지 숙제하느라 앉아있었고, 숙제하느라 못본 강의동영상을 주말에 몰아보고 교재도 읽어야했다. 그리고 오늘 퀴즈를 봤는데 너무 어려워서 정말 자퇴충동이 마구마구... 다음주부터 프로젝트와 랩이 시작되는데 뭐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번아웃은 되지 말고 그냥 쉬엄쉬엄하자고 늘 다짐하지만 그게 되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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