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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2023

2023년 첫 글

by Bani B 2023. 2. 5.

휴우, 벌써 2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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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연말은 매년 같이 보내던 친구들이 있어서, 스톡홀름에 있는 그 친구들 집에 가서 보내거나 그 친구들이 룬드로 내려와서 같이 보내곤 했는데 올해는 어쩌다보니 각자 보내게 되었다. 룬드와 말뫼에 있는 친구들과 함께 말뫼에 가서 불꽃놀이도 보고, 한식 일식 스웨덴식 베트남식을 먹으며, 연말을 차분하지만 즐겁게 보냈다.

밸름란드의 겨울... 나는 룬드에서 단 한번도 눈쌓인 길을 운전해본 적이 없는데...


바빠지기 전에 짧게 여행을 가고 싶어서, 2년 넘게 가르친 과외제자의 집을 방문했다. 룬드에서 기차타고 8시간 걸려 Värmland는 처음 가봤는데 끝없이 펼쳐지는 숲과, 바다처럼 큰 Vänern호수와, 끝없이 오는 눈이 인상적인 곳이었다. 스코네는 사실 '여기가 스웨덴인가..?'싶을 때가 종종 있지만, Värmland는 정말 '스웨덴'스러운 곳이었다. 과외제자는 스웨덴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한국인 청소년인데, 낯선 환경에서 열심히 언어 배우고 노력하는 게 기특하면서도 안쓰럽기도 하고 동병상련을 느낄 때가 많다. 어쨌든 줌에서만 보다가 실제로 만나니 신기하고도 반가웠고, 가족들의 환대를 받으며 놀다보니 시간이 금방 갔다.

사람들이 스케이트도 타고 스키도 타고 꽁꽁 얼어있는 호수에 풍덩 뛰어들기도 하고...


그렇게 하룻밤을 보내고, 스톡홀름으로 가서 친구들과 이틀동안 놀았다. Hellasgården에 있는 사우나에도 가고 굉장히 맛있는 칵테일바에도 가고 음식도 해먹고... 룬드에도 칵테일 맛있는 데가 있지만 스톡홀름 Lucy's flower shop에서 마셨던 칵테일은 재료도 특이하고 맛있어서 또 가고 싶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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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도 없고 숲도 없는 룬드의 들판


그리고 1월 중순에 exjobb을 시작했다. 이미 블로그에 여러번 썼지만 exjobb은 졸업논문을 쓰기 위해 회사에서 일하는 것을 말한다. 뭐 근데... 우리는 유급으로 계약한 것도 아니고 무급이라서 회사에서도 우리한테 일정시간 앉아있으라 하지도 않고, '우리가 궁금한 게 있으면 회사 직원에게 물어보고 조언을 구하는' 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원래는 회사에 매일 가서 앉아있을까 생각도 했었으나... 요즘 이 나라 기차가 제대로 굴러가지를 않고! Skånetrafiken은 1월부터 계속 'Trafikverket이 도입한 새 시스템 때문에 그렇다' 라는 핑계를 대고 있으나, 딱히 시스템 때문이 아니라 '직원 부족', '차량 부족', '철길에 뭔가 있음', '신호 고장' 등의 이유로 수시로 기차가 지연/취소된다. 그래서 매일 가봤자 스트레스만 받을 것 같고 기차표도 비싸므로... 회사에는 1주일에 한두번만 가기로 하고 나머지는 집이나 학교에서 일하기로 했다. 그러면 너무 널널하고 풀어지는 게 아닐까 걱정도 조금 했지만, 같이 일하는 친구도 의욕적이고, 지도교수님이 아주 의욕적으로 1주일에 한번씩 미팅을 잡고 계셔서 바쁘다. 미팅할 때마다 이거 해봐라 저거 읽어봐라, 열심히 조언을 해주고 계셔서 그거 하다보면 시간이 금방 간다.

그런 와중에 취준활동도 시작되었다! 정규직을 잡는 게 우선 목표인데, 뭔가... 스웨덴 회사들이 한국처럼 공채 같은 걸 하기 시작한 것 같다. 이 동네 회사들은 전엔 그런 게 없었는데... 갑자기 큰 회사들이 Graduate program이라는 것을 만들더니 1년동안 팀을 3-4개 돌면서 체험한 후에 팀을 배속받는다는 뭐 그런 프로그램을 공고에 올리기 시작했다. 어떤 곳은 첫날부터 정규직으로 해준다고 하고, 어떤 곳은 계약직으로 한 후 정규직 전환시켜준다고 써있었다. (한...한국?) 특전에 '멘토,동기들과의 끈끈한 네트워크' 같은 게 적혀있는데... 이것도 한국에서 배워온건가? 그리고 예전에는 신규 채용공고에 대충 '시작일은 협의후 정함' 처럼 적혀있었는데, 이런 프로그램은 죄다 8-9월 입사로 정해져있다. 나는... 6월부터 당장 일을 하고 싶은데...
그래서 그런 graduate program을 찔러봄과 동시에, 그런 프로그램 아니고 open application 받는 곳도 찔러보고, 주니어 개발자 구한다는 데 다 찔러보고 (근데 아직 별로 없다ㅠ), 6월부터 하는 섬머잡도 구하기 시작했다. 섬머잡... 보통 재학생 쓰는 문화인데 졸업반도 섬머잡 써주려나... 여튼 이렇게 다양하게 지원하다보니 정신이 없다. 어떤 회사들은 코딩인터뷰도 본다던데, (이것도 새로운 문화인 것 같다... 원래는 졸업하자마자 취업하는 애들은 코딩테스트 안봤다고 하던데...) 준비해야지 생각만 하고 아직 뭘 하지는 않았다. 일단... 논문이 우선이다. 졸업은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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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주말이니까 육개장 해먹고, 사놓고 안 뜯은 Life is strange 3을 해야지.
https://youtu.be/bHlsUUTAbq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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