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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2024

어느덧 3월 하순

by Bani B 2024. 3. 27.

스웨덴이 참 긴 나라라서 이 나라에 봄이 왔다하기에는 뭐하고, 적어도 스코네에는 봄이 온 것 같다. 봄비가 내리고 꽃이 피고 날이 밝아져서 좋다.

   지난 주에는 회식이 두 번이나 있었다. 팀 회식이 이미 오래전부터 잡혀져있었는데, 갑자기 외국 사는 직원이 이번주에 회사에 온다고 해서 같이 프로젝트 하는 사람들끼리 비공식 회식을 팀회식 전날에 잡았다. 6개월 아기가 있는 엄마로서 이틀연속 회식은 어려울 것 같아 팀 회식에만 가려 했는데, 아기 낳고 펍에 간 적이 없었고 펍에서 하는 뮤직퀴즈는 한번도 해본적이 없어서 궁금하기도 했다. 그래서 남편한테 좀 미안하긴 했지만 회식 이틀 연속 참가하고 신나게 놀았다. 그도 뭐 지난 주에 친구들이랑 놀고 왔으니 쌤쌤이다.
   뮤직퀴즈는 재미있었다. 하지만 영어로 된 노래를 거의 듣지 않아서 딱히 내가 맞힌 건 없었다… 아무 생각없이 “전 세계 음악퀴즈? 아시아,남미,아프리카 뺀 전세계네”라고 중얼거렸는데 사람들이 진지하게 듣고 반응해줘서 고맙기도 하고 민망했다>_< 분위기를 깨려는 의도는 절대 아니었습니다… 여튼 한국에도 이런 게임을 하는 펍이 있다면 가보고 싶다. 2000년대 제이팝과 한국 인디음악이면 그럭저럭 맞힐 수 있지 않을까…
   다음 날 팀 회식은 방탈출 게임이었다. 룬드에 그런 데가 있는 줄은 몰랐는데 꽤 재미있었다. 끝나고 나서 햄버거집에 갔는데 다들 마시는 분위기가 아니라서 나도 3.5도 짜리 마시고 말았다. 끝나고 집에 가니 여덟시반. (가는 길에 장도 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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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요일마다 하는 수영교실에는 열심히 가고 있다. 솔직히 자꾸 숨쉬기 연습 시키고 물 속에서 다양한 자세 해보기 이런 거 시켜서 좀 짜증났었다. 제대로 된(?) 수영을 배우고 싶다고요! 근데 시키는 대로 하다보니 자유형이 되고 배영이 되고, 지난 토요일엔 급기야 헤드업 평영과 헤드업 자유형을 하고 있는 나 자신이 너무 신기했다. 어라 이게 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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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는 이때까지 배운 언어 중 가장 어렵게 느껴진다… 찾아보니 덴마크 사람이 만들었다는데, 그래서 덴마크어 발음처럼 그렇게 난해한건가? clojure도 이거보단 쉬웠던 거 같다. (괄호 지옥이었어서 그렇지…) 인터페이스 하나 만들어서 기존에 쓰던 클래스 대신 그걸로 대체하는 거, 고작 그거 하나 하는데 자꾸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자꾸 나타나고, 정확히 이해하지 않고 어떻게든 고치려다보니 자꾸 같은 실수를 하고 있는 것 같다. 게다가 디버깅이 뭐 이리 힘들어? 오늘도 센빠이의 도움을 받아 뭘 하긴 했는데 설명을 들어도 내가 뭘 한 건지 모르겠다… 원래 계획은 이걸 야금야금 하면서 틈틈이 모델 훈련도 돌리는 거였는데, 이 작은 것도 헤매고 있으니 속도가 안난다… C#이었다면 이렇게 했을텐데, 하고 머릿속으로 생각하지만 그래봤자 지금 붙잡고 있는 언어가 바뀌는 것도 아니고. 부활절 연휴 동안 C++ 책 하나 읽어야지.
   ’그냥 빨리 저를 원래대로 C# 하는 곳으로 돌려놔주세요‘라고 하고 싶은데 팀장 말로는 ‘이번에 새로 뽑은 사람이 C++ 절대 못하겠대’ 란다… 휴우. 나도 ‘절대 못합니다!‘할걸 그랬나. 하지만 그랬다면 나를 뽑았을까… 일이 있음에 감사하며 내일도 힘내봐야지. 다 피가 되고 살이 될 것이라 믿으며.

   그나저나 Copilot을 처음 써봤는데 완전 신세계다. 딴얘기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 얘가 대답한 것 중에 정답이 있거나 힌트라도 얻을 수 있어서 사람들에게 질문을 좀 덜 하게 되었다. 이런 시대에 살아서 다행이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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