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3.29.
원래는 다카마츠에서만 2박을 하려고 했는데, 마루가메 시에 사는 친구가 하룻밤 자고 가라고 해서 본의 아니게 신세를 많이 졌다. 카가와에서 거의 평생을 살고 있는 이 친구는, 역시 우동 맛집 이름을 줄줄 읊을 정도로 훤했다. 유명한 집은 보통 오후 2~3시면 다 문을 닫으니, 아침을 간단하게 먹고 점심을 우동집 세 군데 정도 돌면서 '우동 순례'를 하면 어떻겠냐고 했다.
우동은 소/중/대 사이즈로 나눠서 파는데, 보통 '중'자 정도면 든든하게 먹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저렇게 우동메구리(순례)를 할 거라면, '소'자를 주문해서 여러 군데를 돌면서 먹는 게 좋다. 우동 가격은 매우 착해서, 150~300엔 정도(소 사이즈 기준)로 먹을 수 있다.
다만, 우동 맛집은 대중교통으로는 조금 가기 어려운 곳에 있는 경우도 있어서, 카가와에서는 렌트를 해서 다니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나 역시 친구가 자동차로 운전해서 안내해줬기 때문에 다녀올 수 있었다.
1. 야마고에 우동 山越うどん http://yamagoeudon.com/
주소: 香川県綾歌郡綾川町羽床上602-2
09:00~13:30 영업 / 일요일 휴업
13시 30분에 문닫는데, 어쩌다보니 13시에 도착...ㄷㄷㄷ 그래도 여전히 주차장에 차가 많아서 약간 안심했다. 주차장에서 차 번호판을 쭉 훑어보는데, 가까운 현에서 온 사람들도 당연히 많았지만, 오사카? 도쿄? 센다이? 멀리서 온 차들도 있어서 이 집의 인기를 실감했다.
줄이 정말 엄-청 길게 서 있었다. 그래도 우동은 금방 후루룩 후루룩 먹어서, 회전이 빠르다고 해야할지... 줄이 금방금방 줄어드니, 인기있는 집 앞에 줄이 길다고 해서 발길 돌리지 마시길...
기다리는 동안 메뉴를 미리 살펴봤다. 팜플렛 같은 것도 주는데, 한국어 메뉴를 원하면 스태프한테 말해달라는 문구도 있었다. 위의 가격은 '소'자로 시켰을 때 가격. 면발 한 뭉치(?)는 소, 두 뭉치는 '중'... 이런 식이다. 다들 '소'를 시키는 걸 보니 우동집 돌면서 드시고 계신듯...
친구한테 이 집의 추천메뉴가 뭐냐고 물었더니 두번째에 있는 '가마타마 우동'이라길래, 그걸로 주문! 첫번째에 있는 건 가마타마 우동에다가 야마이모(무도 아니고 마도 아닌... 좀 끈적끈적한 채소?)를 얹은 거였다.
드디어 가게 안으로 들어가면 바로 사장님이 주문하라고 외친다. 이쪽에서도 "가마타마, 쇼(小)" 라고 외치면 바로바로 우동 면발 위에 달걀 얹어서 주심.
가게마다 조금씩 다른데, 이 집은 그래도 파는 미리 얹어줬지만, 소스는 셀프로 알아서 뿌리는 집이었다. 내가 주문한 우동은 저렇게 츠케다시를 조금 넣어서 비벼먹는 식이었다.
국물 우동도 먹을 수 있는데, 이 집은 그 국물이 셀프>_< 따뜻한 거든 차가운 거든 알아서 넣어라...
그렇게 해서 쟁반들고 밖으로 나오니, 앉아서 먹을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사진으로 보는 것의 약 두세배 정도의 공간이었는데 사람들 꽉 차고...>_<
참, 우동 주문할 때 튀김(덴뿌라)도 갯수로 주문해서 지불하고, 마음에 드는 튀김을 골라서 담아오면 된다. 튀김 가격은 1개에 100엔. 그렇게 해서 시킨 저 가마타마 우동은? 정말 맛있었다! 이때까지 나는 우동을 그렇게 많이 안 먹어봐서, 우동이란 다 국물이 있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계란+츠케다시+파+생강의 조합이 이렇게 좋을 줄이야. 게다가 면발이 탱글탱글해서 식감도 좋았다.
그렇게 먹고 나서 두번째 집으로 -
2. 카가와야 香川屋 http://www.kagawaya.sanukifood.com/
주소: 香川県丸亀市綾歌町栗熊東469-1
10:00~18:30 영업
그 다음에 방문한 곳은 '카가와야'. 2시 조금 넘은 시각이었는데 역시 차가 꽤 있었다.
다른 우동집에 비해서 비교적 늦게까지 운영하는 집이긴 하나, 인기있는 우동은 이미 2시가 되기 전에 재료가 다 떨어져서 종료되었다고 써 있었다. 저 니꾸우동(고기우동)을 추천해줘서 먹을까 하고 있었는데 이미 종료ㅠㅠ
결국 주문한 것은 카케우동. 그리고 유부 추가. 제일 작은 사이즈인데도 저만큼이어서 배불렀다. 면발이 마음에 들어서, 다 먹고 나서 우동면만 구입해서 한국 가져옴. 어제 삶아서 먹어봤는데, 현지에서 먹던 식감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비슷한 맛이 나서 놀랍고 반가웠다.
역시 이 집의 인기메뉴는 니꾸우동이 맞았는지, 다들 들어오면서 "벌써 다 팔린거야? 흠..."
친구와 갔던 것은 저렇게 두 군데. 세 군데 돌기에는 아침을 너무 많이 먹었는지... 배가 너무 불러서 더이상 갈 수가 없었다.
3. 사카에다 さか枝 http://tabelog.com/kagawa/A3701/A370101/37000026/
주소: 香川県高松市春日町 1075
06:00~15:00 영업 / 일요일 휴업
다카마츠에서 혼자 우동을 먹어보려고 했는데, 어디가 좋은지 몰라서 게스트하우스 직원분께 여쭤봤더니 이 곳을 추천해주셨다. 사카에다 우동.
들어가서 뭘 고를까 하다가 자루우동을 시켰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카가와에서 우동을 어떻게 먹는지 전혀 정보도 없었고, 아직 친구랑 우동집 돌기 전이었으므로... 도대체 저 참깨를 우동 면발 위에다 뿌리는지, 츠케다시 위에다가 뿌리는지 도저히 모르겠어서 면발 위에다 뿌렸다. (하지만 국물 위에다 뿌리는 거라고 합니다...) 게다가 저게 면발 '중'자를 시킨건데, 양이 의외로 많아서 튀김 두 개 다 먹기는 무리... 결국 하나 남겼다. 여튼 이 집도, 우동 시키면 면발이랑 국물만 주고, 파,생강,참깨는 셀프로 알아서 뿌려먹는 거... 튀김도 갯수만 말하고 알아서 집어먹는 시스템... 면발은 역시 맛있었다. 평일 오전 10시에 갔는데 사람이 많았음... 다들 아침 안먹고 브런치로 우동 드시나여...
여기 말고도, 다카마츠 시내에서는 치쿠세이(竹淸)라고 하는 우동집도 유명하다고 했다. 거기 가볼까 했는데 오전 11시에 문연다고 해서, 시간이 안맞아서 못가봄...
어쨌든, 맛있는 우동집은 많은데 내가 사전에 계획을 잘 못짜고, 게다가 아침도 많이 먹어버려서 많이 못 돌아봐서 아쉬웠다. 다음에 카가와에 또 가게 된다면... 배를 완벽하게 비워놓고, 우동집 어디어디 돌 지, 계획도 완벽하게 짜서 가야지.
"우동 현, 그것뿐만이 아닌 카가와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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