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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생활 팁/구직,학업 관련

스웨덴 워킹홀리데이를 생각하고 계시다면...

by Bani B 2017. 3. 9.


스웨덴 워킹홀리데이로 검색해서 어찌어찌 들어오시는 분들이 많은데다가, 저도 최근에 겨우겨우 일을 구한 입장이므로, 여기서 10개월동안 느낀 점을 바탕으로 글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워홀비자로 들어온 건 아니지만은 어쨌든 여기서 먹고 살 문제에 대해서 굉장히 관심이 많았습니다. 어쩌면 워홀러분들보다 제가 더 간절했을지도 몰라요. 아무리 스웨덴 남자친구와 같이 살게 되어서 집문제는 없었다고 쳐도, 저희는 생활비를 공동분담하고 저 개인적으로 쓰는 지출도 많았으니까요. 한국에서 돈을 모은다고 모으긴 했는데, 그리고 스웨덴 장바구니 물가가 아무리 우리나라보다는 싸다고는 해도, 그래도 여기서 돈을 자꾸 쓰게 되고... 줄어드는 잔고를 보면 어떻게든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스웨덴 관련해서 인기가 많은 네이버 모 카페에 자주 올라오는 글의 유형은 대체로 이렇습니다.


1. 영어만 해도 스웨덴에서 일 구하기 쉽나요?

2. 어떤 직종이 괜찮죠?

3. 스톡홀름 말고 다른 도시는 어떤가요?

4. 사실 저는 영어도 안되는데... 신청서 쓰기도 막막하네요 도와주세요.


그리고 이런 글에 올라오는 답글의 유형은 대체로 이렇습니다.


1. 스웨덴 사람들이 영어를 잘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그게 굳이 스웨덴어 못하는 외국인을 쓴다는 얘기는 아니에요. 스웨덴어 못하면 취업 힘들어요.

2. 글쎄요... 걍 다 힘들어요. 호주는 농장알바도 있고 카페나 식당 서빙, 청소일 등등 있다고는 하는데 여기는 농장알바(12개월 중 겨울이 8개월인 나라에 그런게 있겠나요) 없고, 다른 일도 스웨덴어로 면접보고 스웨덴어로 일해요. 

3. 스톡홀름도 힘들텐데 딴 도시라고 사정이 좋겠나요. 

4. ??????? 영어도 안되면 여기서 어떡하시려구요.


그리고 저런 답글을 보고 나서 반응은 대체로 이렇습니다.


1. 아... 스웨덴어를 배워야겠네요.

2. 그래도 부딪혀볼래요.

3. 아... 어떡하지.

4. 스웨덴에서 영어 배울 수 있지 않아요? 스웨덴 사람들 영어 다 잘한다면서요.


물론 저도 굉장히 긍정적인 때가 있었습니다. 스웨덴 오기 전에, 그리고 오고나서 한... 6개월 정도는 저도 매우 긍정적이었어요. 어떻게든 되겠지. 나는 영어랑 일본어를 할 수 있으니까, 그리고 스웨덴어도 빨리 배우면 되겠지. 처음에는 설거지든 청소알바든 뭐든지 해보자, 뭐 이런 생각이긴 했었어요. 그래서 저런 질문과 반응이 전혀 이상하지 않아요. 


그런데 그건 그거고 실전은 실전이잖아요? 


1. 여기서 6개월 정도는 충분히 생활 가능한 자금을 갖고 계신가요? 식비랑 교통비 해서 저는 한달에 2000~3000크로나 정도 쓰는 거 같고 거기다가 추가로 집세가 들어갈텐데... 대강 한달에 1만크로나 정도를 생각하셔야할 것 같아요. 


2. 워홀 오셔서 일 못찾고 들어가셔도 미련없을 만큼 스웨덴에 오고 싶으신가요? 그렇다면 그 목적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스스로 말할 수 있나요? 

3. 여기서 영어를 배울거면 차라리 호주나 캐나다나 영국 워홀 가서 배우는 게 낫지 않을까요? 너무 흔해서 싫다고요? 너무 흔해도 거기 가면 그래도 영어도 배울 수 있고 일자리도 훨씬 많으니 얻을 수 있는게 많지만, 여기 오시면 영어도 못배우고 일도 못찾을 가능성이 커요.


4. 제가 너무 부정적으로 말한다구요? 하하하 여기서 스웨덴어로 이력서 돌려보시고 한번 말씀해보세요. 제가 부정적인건가 아니면 현실이 그런건가. 아시안식당들마저도 스웨덴어 못하면 연락 안오구요, 설거지하는 일도 지원자격에 '스웨덴어로 의사소통 가능한 사람'이라고 써있는 게 허다합니다.


5. 제가 최근 시작한 일은 심지어 한국어 가르치는 일인데도 동료들이랑은 무조건 스웨덴어로 소통해야하는 상황이라, 인터뷰부터 스웨덴어를 정말 이해할 수 있는지 여러 번 물어봤습니다. 직장 동료들은 다들 영어를 잘하지만, 다들 스웨덴어로 회의하고 스웨덴어로 직원교육을 합니다. 계약서를 비롯한 모든 결재서류도 다 스웨덴어로 씁니다. 막연하게 "학원에서 한국어 가르치는 일이라도 해야지" 하신다면 음... 참고하세요. 


6. 물론 그들이 모두 영어를 잘하기는 하지만, 굳이 귀찮게 본인들이 영어를 쓰려 하겠어요? 바꿔생각해보면, 한국인이 90%인 한국회사에서 사람을 뽑는데, 1년있으면 돌아갈 외국인을 굳이 '영어'를 쓰면서까지 뽑지는 않을거잖아요. 


7. 영어학원 있긴 있어요. 진짜 영어 배우고 싶으면 영어학원 다니면 돼요. 일주일에 한두번 하는데 한달에 한... 20만원 정도 하던 거 같네요. 그 정도 지출도 생각하고 계신지....? 


8. ........아니 근데, 진짜 다시 한 번 생각해보시라니까요? 워킹과 홀리데이 중 홀리데이만 하실거면 괜찮지만 워킹을 생각하신다면 여긴 진짜 아니에요. 

9. 덧붙여서 말하자면, 사람들이 '스웨덴 날씨도 안좋은데 왜 굳이...'하는 거는 절대 겁주려고 그런게 아니라 여기 날씨가 진짜로 안좋아서 그런 거예요. 한국에서 생각하는 그냥 흐린 날씨가 아니라니까요. 


물론 가끔 운좋게 일 금방 구하시고 성공적인 워홀생활 하시다 가신 분도 계시죠. 진짜 운이에요. "나는 운이 좋을거야"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좋지만, 사실 그런 마음보다는 "안 되었을 때는 어떻게 할까"하고 플랜B를 계획하고 오셔야만 해요. 젊은이의 패기로 부딪혀보겠다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준비는 하고 부딪혀야죠.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1. 스웨덴이 궁금하시다면 우리나라 국민은 3개월 무비자 관광이 가능하니 그것도 충분하다 생각합니다. 


2. 영어실력을 늘리고 싶다면 영어권 국가 워홀을 추천합니다. 스웨덴 사람들이 영어를 잘하기는 하지만, 은근히 스웽글리시...를 합니다. 모르는 단어가 있으면 은근히 스웨덴어를 영어처럼 말하면서 어물쩍 넘어가기도 하고>_< 영어를 배우고 싶다면 영어권 국가를 추천해요.


3. 스웨덴 사람들과 한번 어울려보고 싶고 친구를 사귀고 싶은 생각이라면 더더욱 비추합니다. 스웨덴 사람들은 전반적으로 수줍고, 새로 만난 사람들에게 쉽게 마음을 열지 않아서 단기간에 친구를 사귀는 게 어렵습니다. 스웨덴 친구를 사귀는 게 목적이라면 스웨덴 학교로 유학을 오시는 게 더 즐겁고 좋을 것 같아요.


4. 그래도 오고 싶다면 당장 스웨덴어 공부 시작하세요. 오시기 전에 어느정도 의사소통이 가능한 수준으로... 스웨덴어 과외 관련해서 정보를 찾고 계시다면 이 링크를 눌러주세요. 


*추가

워킹홀리데이로 검색해서 오시는 분들이 많고, 얼마전에 들은 정보가 있어서 공유합니다.

스웨덴 워홀을 오시는 분 중에서는 1년 경험을 위한 분들도 계시지만, 어떤 분들은 워홀로 왔다가 취업을 하셔서 워킹비자로 전환하시려는 계획이 있으신걸로 압니다. 하지만 제가 최근에 들은 말에 의하면, 이게... 안되는 경우도 있는 모양이에요.


제 지인이, 워킹홀리데이를 왔다가 운이 좋게도 큰 회사에 취업이 되어서 일을 하게 되었고, 워홀비자가 만료되기 전에 워킹 비자 신청을 했다고 합니다. 계약서도 있고, 월급도 꼬박꼬박 잘 나오고 있는 큰 회사이고... 비자를 신청할 때에도 아무 문제가 없었고, 별로 걱정을 안하셨던 모양인데 의외로 비자 발급이 거절되었다고 하네요. 레터에 써있었던 말은,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들어온 사람은 스웨덴 내에서 워킹 비자 신청을 할 수 없다. 그러니 한 달 안에 이 곳을 떠나라"는 내용이었다고 합니다. 다행히도 그 분은 회사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줘서 비자가 나중에 나왔다고 합니다만...


원칙적으로 워홀비자로 들어와서 취업비자로 바꾸려면 스웨덴 밖에서 해야한다고 하고, "워낙 담당자마자 말이 다른" 스웨덴이다 보니 이게 되기도 하고 안되기도 하는 모양입니다. 그러니 워홀비자로 들어오셔서 취업 후 정착할 계획이신 분들은 참고해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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