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는 사실 다음 주긴 하지만.
요즘에는 화,수,목 일을 해서 어제로 이번주 일정이 끝났다. 다음 주는 부활절 방학이라서 초등학교 수업이 없고, 어학원 수업은 어른들이므로 방학도 안하고 해야하긴 한데 그냥 휴강한다고 통보했다. 다음 주는 일하고 싶지 않아... 애들이 방학이면 나도 방학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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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 한국어 수업이 끝나고 한 수강생 분이 오셔서 이것저것 물어보셨다. 사실 다른 분들은 이제 한글을 웬만큼 읽는데, 이 분은 아직도 한글을 잘 못읽으셔서 내가 말하는 것을 로마자로 소리나는 대로 받아적으신다. 게다가 스웨덴어에는 없는 '조사'의 존재가 너무나 어려우셨던 모양이다. "나 한국사람이에요"라고 하면 되지, 왜 '나' 다음에 '는'을 써야하는지 모르겠단다. 그리고 사실 내가 칠판에다가 쓸 때 교과서에 있는 필체랑 달라서 더 알아보기 힘들다고 하셨다. (하지만 나는 최대한 또박또박 쓴다고 썼는데ㅠㅠ)
자기가 너무 못따라가는 것 같아서 속상하다고 하시길래, "다른 사람 속도에 맞추려고 하지 말고, ㅇㅇㅇ씨가 배우고 싶은 단어나 표현만 골라서 머릿속에 넣으면 될 것 같아요"라고 했더니 눈물 주르륵ㅠㅠ 사실 이 분은 입양되어 오신 분이고, 몇 년 전에 한국 가족을 찾아서 이번 여름에도 가족을 방문하러 가실 예정이다. 가기 전에 한국어를 좀 배우고 싶어서 오신 건데 본인은 난독증이 있다고 눈물 주르륵ㅠㅠㅠㅠ 복습하고 싶어도 막상 보면 난독증 때문에 어지럽고 뭐가 뭔지 모르겠다고 주르륵ㅠㅠㅠㅠ 아이고 사실은 제가 그 마음 참 잘 압니다ㅠㅠ 제가 그래서 영어를 싫어하죠ㅠㅠ 어쨌든 다음 주부터는 말하는 것을 좀더 연습시켜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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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의 아니게 저탄수 고지방, LCHF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 그놈의 LCHF, 이젠 아주 지겨워죽겠다. 집에 파스타가 사라졌다. 쌀은 미리 사놓은 게 있어서 내가 해먹긴 하지만 동거인은 이제 먹지 않는다. 동거인이 밥을 하는 날이면 메뉴는 항상 고기와 채소. 고기가 맛있으면 모를까... 처음에는 고기에 간만 해서 구워도 맛있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이게 지겹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먹을 것만 따로 하기에는 그것도 귀찮다. 다음 주에 부활절이기도 하고, 부활절 맥주나 초콜릿 같은 거 먹을 게 얼마나 많은데ㅠㅠㅠㅠ 우리집에서는 이제 맥주도 찾아볼 수 없고ㅠㅠ 안되겠다. 이따 나가서 나라도 부활절 맥주를 사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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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ad på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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