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

짧은 한국 방문, 그리고 한국 핸드폰 선불유심/건강보험/면허증갱신

by Bani B 2017. 7. 5.



   약 20일 일정으로 한국에 왔는데 시간이 빠르게 지나고 내일 모레면 다시 스웨덴행이다. 그저께까지는 "가기 싫다... 비행기표 바꿀까..." 이러고 있었는데, 어제오늘 너무 덥다보니 처음으로 '그래, 이제 스웨덴 가야지'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작년 4월에 출국하고 나서 한국휴대폰을 해지했고, 건강보험도 정지를 시켜놨다. 이 글은, 그 후에 한국 휴대폰 번호가 없어서 벌어진 일에 대해 적은 것이며 앞으로 해외 이민을 앞두고 휴대폰 해지와 건강보험에 대해 고민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한국 정부가 제발 공인인증서,액티브X와 더불어 아이핀도 폐지해주기를 바라는 염원 또한 담고 있다. 제발!!!!


1. 한국 휴대폰 번호가 없어서 생긴 일


2016년 4월 말


   한국에서 출국하기 전에 070 전화를 개통했다. 가장 무난하다는 L사 홈페이지에 가서 둘러봤는데, 홈페이지에는 비싼 기종밖에 없어서 일단 전화를 걸어보았다. 고객센터에서도 자꾸, "기존에 쓰던 070 전용 전화기가 아니라, 요즘에는 070player 쓰는 추세예요~ 이거 신청하세용"하고 설명해줘서, 일단 신청. 그런데 그걸 기사님이 들고 오셨는데 생각보다 전화기가 너무 커서 당황했다. 기사님은 "지금 고객센터에 전화걸어서 이거 해지 신청하고, 화웨이 폰으로 다시 가입하면 더 저렴하고 전화기도 작다"하고 알려주셨다. 그래서 무사히, 보통 사이즈의 화웨이폰을 받아서 070 번호 개통해 출국을 했고, 지난 1년동안 아주 잘 썼다. 혹시 출국을 앞두고 070 전화 생각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추천합니당. https://www.uplus.co.kr/ent/p070/VoIY6.hpi 


2016년 5월 초


   그렇게 해서 070 전화기를 들고 스웨덴에 입국했다. 건강보험공단에 전화해서 출국했으니 보험을 정지해달라고 신청했다. 대사관에 메일을 보내서 재외국민 등록을 했다. 그러고 나서 KT에 전화해서 한국 휴대폰을 해지해달라고 했으나... 본인인증을 해야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제가 해외에 있어서..." "가족분들이 혹시 신분증 안 가지고 계세요?" "제 신분증은 제가 가지고 있습니다만..." 우여곡절 끝에 신분증 사본을 담당자님 메일로 보내고, 해지 신청서를 "출력"하여 수기로 작성 후 "스캔"해서 메일로 보내는 것으로 해지에 성공했다. 


2016년 5월 중순


   한국 휴대폰을 정지로 해놓을까 아니면 해지를 할까 고민하다가 해지를 했던 이유는, 어차피 070 전화기가 있으니 한국에서 걸려오는 전화나 문자를 받기엔 충분하다는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한국 휴대폰 번호는 연락기능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었으니...

   출국하기 전, 한 중고서점에다가 한꺼번에 책을 팔았고, 이벤트 중이었어서 책값 이외의 추가포인트를 더 받았다. 한달 이내에 그 서점 홈페이지에서 포인트로 책을 사면 된다고 했다. 적지 않은 금액이라 그걸로 친구나 가족한테 책선물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포인트를 쓰려고 홈페이지에 들어가 로그인을 했고, 책을 고른 후 결제를 하려고 했더니... 본인 인증을 하라고 했다. 휴대폰 또는 아이핀. 휴대폰이 없으니 아이핀 인증을 하기로 했다. 이미 한국에서 미리 아이핀을 발급받았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을 줄 알았는데, 어떤 이유인지 비밀번호가 틀리다는 창이 떴고, 결국 아이핀을 사용할 수 없었다. 

   아이핀 비밀번호를 바꾸면 되지 않을까 했는데, 그러려면 휴대폰으로 본인인증을 해야했다. 휴대폰번호가 없으니 그럴 수도 없고, 고객센터에 메일을 보냈다. 아이핀을 없애고 다시 발급받으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고객센터로 여권사본을 보내 본인인증을 한 후 아이핀을 없앴다. 그러고 나서 다시 아이핀을 발급받으려 하니... 휴대폰 인증?! ...결국 그 포인트는 쓰지 못했다.


2016년 10월

   그렇게 그럭저럭 살고 있다가, 10월에 시간도 생기고 저렴한 항공권이 눈에 띄어서 10일 정도 한국에 들어왔었다. 고작 10일이라 딱히 유심을 살 필요를 못느껴서, 와이파이 되는 곳에서만 인터넷을 하면서 지냈다. 들어온 김에, 대학 졸업증명서랑 성적표를 모두 떼려고 집에서 로그인을 하려 했는데... 비번을 잊어버린 것이었다. 비밀번호 찾기를 눌렀더니 휴대폰 인증이 나왔다. 이제 더는 '이메일 인증'이 없는 시대가 된 건가? 우여곡절끝에 비번을 다시 기억해내어 로그인을 하고 서류를 뽑으려는데 휴대폰 결제창이 나왔다. 소액이라서 카드결제를 안받는 건가? 그런데 나는 휴대폰 결제를 할 수 없는데? 결국 학교에 직접 가서 서류를 발급받았다. 

   출국일이 다가올 때쯤, 인터넷 면세점쇼핑을 하려고 L사 홈페이지에 들어갔는데 비밀번호가 틀리다고 나왔다. 물론 비밀번호를 잊어버린 내 책임이 크지만, 본인인증하라며 또 휴대폰인증이 나와버리면...;_ ; L사에서의 쇼핑을 포기하고 다른 면세점에 가입하려고 했는데, 본인인증으로 다 휴대폰인증을 요구했다. 결국 인터넷 면세점쇼핑은 하지 못했다. 



2017년 6월

   그래서 이번에 오면 꼭 본인 명의로 휴대폰을 개통해서 이 모든 문제점을 해결하리라고 결심했다. 인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K사 데스크로 달려갔는데, 단기간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 유심만 팔고 있었다. 고작 3주 있을 건데 7만원 넘게 쓰고 싶지는 않아서, 고향에 내려와서 시내에 있는 K사 대리점에 갔다. 그랬는데, 선불 유심 개통은 대리점에서는 안되고 지사로 가야한다고 했다. 네? 서울에 있을 때는 대리점에서도 잘만 해줬는데? 남자친구가 한국 올 때마다 대리점에서 유심 샀었는데...? 반신반의하면서 멀리 떨어진 지사로 가려다가, 바로 옆에 있던 S사 대리점에 들렀다. "K사에서도 대리점에서 선불유심 개통 되는데, 귀찮아서 저러는 거예요"하면서 선불 유심 개통을 약 2만원에 해주셨다. S사 감사합니다... 선불이든 후불이든, 어찌되었든 내 명의의 휴대폰번호가 생겼으므로,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일을 모두 처리했다. 아이핀도 새로 발급받았고, 조금 있다가 인터넷 면세점 홈페이지 가서 본인인증 싹 하고 적립금도 받아야지!


+아... 그리고. 한국 번호 없으면 안되는 일 추가: ARS인증


   인터넷뱅킹에서 1일 30만원인가, 여튼 그 이상의 금액을 계좌이체하려고 하면 ARS인증하라고 뜬다. 해외에 있을 때에는 "해외출국확인"버튼을 누르면 ARS 인증을 면제해주는데, 한국 IP로 접속을 한다면 어쨌든 ARS인증을 해야한다. 그런데... 그게 은행에 등록되어 있는 내 연락처로만 인증을 해야하기 때문에, 현재 사용하고 있는 070 번호로 인증을 하려면 은행에 직접 가서 변경을 해야한다.  그래서 스웨덴에서는 한국 인터넷뱅킹을 잘 하다가, 인천공항 도착해서는 ARS인증 때문에 이체를 하지 못했다. 

   이번에 은행을 모두 돌면서 연락처를 다 내 070 번호로 바꿨다. 다음에 한국 들어올 때에는 선불유심 없이 070전화기를 들고 와서 와이파이 잡아 쓰는 것에 도전해봐야겠다. 


+2017년 12월 25일 추가 : 알뜰폰 유심

크리스마스를 맞아 한국 방문중이다. 이번에는 알뜰폰 유심을 사보았다. https://www.mvnohub.kr/user/index.do 에서 내가 원하는 조건을 선택해서 검색 후, 1GB짜리 무약정 유심을 한달 1만원 내는 조건으로 가입했다. 본인확인을 해야한대서 상담원님과 통화를 했고, 부모님댁으로 다음 날 배송이 되었다. 그래서 한국에 오자마자 심카드를 끼워서 바로 쓸 수 있게 되었다. 무약정이니까 다시 출국할 때 해약해도 되겠지만은, 아무래도 토스라던가 카카오뱅크라던가...하는 것들을 사용하고 싶으니까, 최저요금으로 바꿔서 계속 이 번호를 유지하고 싶다. 알뜰폰이 이런 쪽으로 좋은 것 같다. 일반 통신사요금제는 제일 싼 것도 3만원 이상이고, 정지도 반년이상은 못하는 조건이 많은데.. 알뜰폰은 일단 기본료가 싸서 만일을 대비해 번호를 유지시키기에도 크게 부담이 없을 것 같다. 



2. 재외국민도 건강보험 혜택 받을 수 있어염


   2016년 5월에 스웨덴 들어와서, 070 전화기로 보험공단에 전화걸어 정지신청을 했다. 거기까진 좋았는데, 굳이 대사관에 메일 보내서 재외국민 등록신청을 했다. 사실 제일 쓸데없는 일이었던 것 같다. 안해도 재외투표가 가능하고, 출국 확인만 되면 의료보험도 정지가능하니 재외국민 등록은 굳이 할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이번 6월에 한국 입국을 앞두고, 한국에서 병원에 가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검색을 해보았다. 아니 그런데... 너무나 많은 정보가 있어서 오히려 헷갈리는 상황이 되었다. 어떤 사람은 "3개월 이상 한국에 체류할 거 아니면 재가입 안된다던데요" 어떤 사람은 "그동안 안냈던 보험료 한꺼번에 다 내고 병원이용했어요" 어떤 사람은 "아니에요, 걍 그 다음 달부터 보험료 내면 돼요" ....무엇이 맞는 것인가. 그냥 애초부터 의료보험 정지 안하고 부모님 밑에 피부양자로 들어가있었으면 이런 고민은 안해도 됐었는데 내가 왜 굳이 작년에ㅠㅠㅠㅠ

   그래서 용기를 내 공단에 전화를 걸어 물어봤다. 


나: 제가 작년 4월말에 출국해서 보험정지를 한 상태이고, 지금 잠깐 다시 들어왔는데요... 다시 보험 이용할 수 있을까요?

담당자: 한달 이상 계실 거예요?

나: (애매하게) 음... 정확하게 정해진 건 아닌데 그럴 수도 있을거 같아요. 

담당자: (이런저런 개인정보를 확인한다음) 정지 풀었구요, 2시간 후에 병원에서 보험적용 확인하실 수 있어요.

나: 보험료는 다음 달부터 청구되나요, 아니면 그동안 안 낸 거 내야하나요?

담당자: 다음 달 부터 내시면 돼요.

나: 사실 아버지가 직장가입자셔서, 그 밑에 피부양자로 들어가려면 어떻게 해야하나요?

담당자: 팩스로 가족관계증명서 보내세요. 


   그러고 나서 며칠 후에 집으로 건강보험증이 날아왔고, 치과에서 스켈링도 보험적용된 가격으로 잘 받았다. 추가 청구는 없었다. 



3. 면허증 갱신은 얼른얼른...


   면허증 갱신기간이 지난 12월부터 2월까지였고, 한번 연장되어서 6월 17일까지였나 그랬다. 내가 한국에 들어온 날은 6월 18일이었다. 갱신기간 지나서 찾아가면 2만원 과태료를 내야한다고 했는데, 제외사유에 "해외체류"가 있어서 안심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6월 24일에 경찰서에 찾아가서 갱신 신청을 했다. 
   "과태료 내셔야돼요." 라는 말에 당당하게 "그동안 해외에 있어서 못왔어요"라고 대답했다...만. 결국엔 과태료를 냈다. 6월 17일까지 갱신기간이었고, 주말이었던 것을 참작해서라도 6월 19일에는 왔어야한다고 했다. 18일에 이미 한국 들어왔는데 갱신하러 24일에야 나타났기 때문에 과태료를 물어야한다고 했다. 어쨌든 사진을 내고 과태료도 내고 일주일 걸려서 면허증도 잘 찾아오긴 했다만 좀 아깝네ㅠㅠ


   교훈: 오늘의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자...



그리고 알뜰폰과 건강보험 관련해서 2019년에 다시 적은 글 (클릭)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