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바쁠 수록 더 딴짓을 많이 하게 되는 게 인지상정(!)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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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오전에 학교 가고, 끝나자마자 도시락 데워먹고 나서 자전거타고 휘리릭 일하러 가서 집에 오면 보통 다섯시쯤 되는 것 같다. 저녁먹고 어쩌고 해서 일곱,여덟시쯤부터 복습하고 숙제하면 두시간이 훌쩍. 디스턴스로 듣는 코스도 매일 하지 않으면 밀리니까 그거까지 하면 금세 열두시가 된다. 다다음주부터는 저녁에 일하는 날도 일주일에 2~3일 생길 예정이다. 빨래를 해야하는데... 동거인도 바쁜 건 마찬가지라서 떠넘길 수도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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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렇게 지치는 와중에 그나마 즐거움을 주는 것들이 있다면,
1. 김생민의 영수증
동네언니가 진작부터 들어보라 했지만 까먹고 안듣고 있다가 얼마전에 듣기 시작했는데, 들으면 들을 수록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웃음까지 주니 일석이조. 작년과 올해 초까지만 해도, '스웨덴어를 빨리 배워야하니 한국 팟캐스트와 한국 노래는 듣지 않겠다'고 했지만, 이제는... 모국어로 가끔씩 귀를 촉촉하게 적시지 않으면 내가 말라죽을 것 같은 뭐 그런 느낌이다. 어쨌든 요즘 나한테 활력을 주시는 김생민씨와 송은이씨와 김숙씨.
2. 재즈가 좋아졌다.
나는 사실 정말 재즈를 싫어하는 사람이었다. 뭔지도 모르면서 싫어했다는 게 맞다. 재즈는 참으로 큰 세계라며, 분명히 나에게 맞는 아티스트가 있을 것이라 누군가는 말했지만, 어쨌든 나는 재즈보다는 락이었다. 자유롭게 엇박이 나오고 즉흥적인 멜로디가 나오는 게 싫었다...만 요즘에는 이런 걸 듣는 게 재밌다. "드럼이라면 쿵!쿵!짝!짝!해야지"하면서, 부드럽게 둔둔둔둔 치는 재즈음악의 드럼소리가 싫었지만 요즘엔 웬일인지 그것도 편안하게 들린다.
사실 처음으로 '재즈도 괜찮네'라고 생각했던 건, 한창 회사에서 야근에 찌들었을 때 '윤석철 트리오' 앨범을 들으면서였다.
라흐마니노프 검색하다가 보게 됐지만, 그 후로 Valentina Lisitsa의 유튜브 영상은 웬만한 건 다 본듯. 그 중에 제일 좋은 게 '리스트' 연주였다. 헝가리안 랩소디도 좋지만 최고는 이거인 듯. 건반치는 거 보고 있노라면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
4. 페퍼민트 차
........가 좋아진걸 보니 이제 진짜 가을인가보다. 사실 이제 겨울되는 느낌이다. 벌써부터 너무 춥고 비도 오고 어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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