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후쿠오카 공항에서 유후인으로 가는 버스
예전에 왔을 때에는 후쿠오카공항에서 하카타역으로 이동한 후, 하카타역에서 기차를 타고 유후인에 갔었다. 좀 번거로웠지만 '유후인노모리' 기차가 너무 궁금해서 일부러 그렇게 했다. 좋은 경험이긴 했지만 버스보다 더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후쿠오카공항에서 바로 유후인으로 갈 수 있는 버스를 알아보았다.
http://www.nishitetsu.jp/bus/highwaybus/rosen/yufuin.html
이 페이지에서 예약을 했더니 결제하라는 뭐 그런 말 없고 메일로 확인증이 날아왔다. 불안하긴 했지만 일단 메일을 프린트해서 가져갔다. 후쿠오카공항에 내려서 나오면 렌트카나 유심이나 그런 사무실들이 쭈욱 보이는데, 그 중 버스표 사는 곳이 있다. 거기에 가서 프린트를 보여주고 결제도 그 때 하고 버스티켓으로 바꾸면 된다. 버스티켓을 바꾸고 출구를 나가면 바로 버스타는 곳들이 있는데, 2번 정류장에서 기다리면 된다고 했다. 정시가 되어 유후인 가는 버스가 정류장으로 왔고, 무사히 버스에 탑승했다.
2. 유후인에서 벳부로 가는 버스
유후인역 앞 버스센터에서 티켓을 샀다. 1인 900엔이었다. 벳부역으로 가는 버스와 벳부 기타하마 정류소로 가는 버스가 있었는데 시간대가 달랐다. 우리가 갔던 시간대에는 벳부역으로 가는 버스가 있었고, 기타하마로 가려면 한시간을 더 기다려야했다. 그래서 그냥 벳부역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렸는데... 고속버스가 아니라 시내버스처럼 생긴 그런 버스였다! (관광버스 유후린을 탔으면 좌석버스였을텐데 그게 아니라 걍 일반 버스였다.) 다행히 타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널널했지만... 캐리어를 낑낑 들고 버스에 올라타 자리에 앉으니, 버스가 유후인 곳곳에 서더라.
유후인을 벗어난 버스는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유후인에서 보이는 그 높은 산을 오르는 것이었다>_< 그것은 꼭, 태백에서 삼척가는 버스를 타는 것과 같은 느낌... 눈이 많이 와서 버스가 참 힘겹게 올라가는 것 같았지만 문제없이 산을 넘어 벳부에 도착했다.
눈이 쌓여서 바깥 경치가 예뻤다. 그리고 아침에만 눈이 오고 때마침 또 그쳐서 무사히 갈 수 있어 다행이었다.
3. 벳부역에서 다카사키야마 원숭이공원에 가는 버스
이것은 꼭 벳부역에 있는 관광안내소에 들러서 한번 물어보기를 권한다. 나는 아무말도 안했는데 아저씨가 입장료 할인권 챙겨주셨다 :) 버스타는 곳도 친절하게 알려주시고 돌아올 때 버스가 몇 시에 있는지도 알려주셨다. 버스가 잘 없으므로 시간표를 꼭 챙기기를.
일본어가 가능하시다면 오이타교통 홈페이지에서 시각표를 볼 수 있다. http://www.oitakotsu.co.jp/bus/rosen/ 정류장 이름을 눌러서 확인하는데... 가독성이 무지 떨어진다. 관광안내소에 가도 어차피 이 시각표를 주기는 하지만 그래도 친절하게 설명해주시니 한번 들르시면 좋겠다.
탈 때 버스 뒤로 타서 종이를 뽑고, 내릴 때 앞 전광판에서 요금 확인해서 내는 정말 아주 일본적인 버스이다. (이들은 과연 언제까지 이 시스템을 유지할 것인가... 종이 쓰는 게 그렇게 좋더냐) 갈 때 230엔 올 때 240엔 나왔는데(왜지?) 어쨌든 대강 편도 250엔으로 잡으면 편하다.
다카사키야마 입장료 살 때 모노레일 탈 건지 말건지 물어봤는데, 옛날에 왔을 때에는 걸어올라갔었고 이번에는 모노레일을 탔다. 둘다 좋다. 하지만 부모님과 간다면 모노레일도 나쁘지 않고. 내려올 때는 걸어내려와도 버스정류장에 5분 정도면 도착했던 거 같다.
원숭이랑 잘 노시고... 버스 시간 맞춰서 내려오시는데, 길 안건너고 보이는 버스정류장에서 타면 된다. 다만... 나는 벳부역으로 가는 버스를 타려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 전에 온 다른 버스 기사님이 "그 버스는 오늘 안와! 너 이거 안타면 30분 넘게 더 기다려야돼. 기타하마에서 내려서 벳부역으로 그냥 걸어가"라고 하셔서 그냥 그 버스 타고 벳부 기타하마 정류소로 바로 갔다.
벳부역이나 기타하마 정류소나... 걸어서 10분밖에 차이 안나니까 그냥 뭐든 '벳부' 써있는 버스면 물어보고 타시면 될 거 같다.
4. 벳부역에서 가마도지옥 (또는 바다지옥) 가는 버스
원숭이 보고 와서 점심을 먹고, 오후에 가마도지옥으로 보러 가기로 했다. 벳부역 관광안내소에서 알려주신대로 정류장에 서서 버스를 기다렸다. 관광객이 많아서 그냥 우루루 남들 따라 타면 되는 것 같다. 이것도 역시 그... 종이 뽑아서 나중에 계산하는 그런 버스다. 편도 340엔이었다. 멍때리고 있다가 갑자기 사람들이 우루루 내려서 따라 내렸다. 거기가 맞았다. '우미지고쿠마에'에서 내리면 되고 나중에 탈 때는 건너편에서 다시 타면 된다. 버스는 꽤 자주 있었던 것 같다.
가마도지옥 입구에서 입장료를 사고 들어가니 사람들로 북적북적했다. 아버지는 전날부터 가마도지옥을 굉장히 기대하고 있었는데, 바로 이 아저씨 때문이었다.
유튜브에서 이거 보고 아빠가 푹 빠져서는, "이 아저씨 보러 가야겠다" 했는데 정말로 그 아저씨가 있었다. 똑같은 멘트긴 했지만 또 봐도 재밌었다. 갑자기 들려오는 한국어에 부모님도 반가워서 더 좋아했던 것 같다. 이 가이드 아저씨 때문인지 한국인 관광객들이 엄청 많았다.
그리고 이 아저씨 때문만이 아니라, 가마도지옥은 여러 가지 지옥온천을 한꺼번에 볼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지옥순례라고 불리는, 여러 개의 지옥을 갈 수 있는 패스도 있지만 그렇게 가기도 귀찮고 입장료도 비싸서, 딱 한 군데만 갈 생각이었다. 예전에 학교에서 왔을 때 바다지옥이랑 피지옥에 간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 가마도지옥에 가보니 바다지옥처럼 생긴 것도 있고 피지옥처럼 생긴것도 있어서 딱히 다른 온천에 갈 필요가 없었다. 이곳저곳 갈 것 없이 한군데만 보고 싶다면 가마도지옥을 추천한다. 파란 온천 앞에서 사진찍었는데 꽤 잘나왔다.
5. 벳부역에서 오이타공항으로 가는 버스
좌석지정제가 아니기 때문에 따로 예약하지 않는다. 다만 아침에 좀 번거로울 거 같아서 미리 표를 사두었다. 벳부역 관광안내소에서 4회권(우리 가족은 4명이니까)을 사서 할인된 가격에 샀고, 타는 장소도 미리 알아두었다. 다카사키야마 가는 버스랑 같은 곳에서 탔다.
관광안내소 아저씨 말씀으로는, 오이타공항이 엄청 작으니 비행기 출발 한시간전까지만 타면 된다고 하셨지만 왠지 불안했다. 출발 두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하도록 버스시간을 알아보고 탔다.
공항가는 길이 참 좋았다! 해안도로를 한동안 달렸고 아침버스여서 해가 뜨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흐렸지만은...>_< 버스가 북적일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사람도 별로 없었다. 그런데 이건 내가 이른 버스를 타서 그랬던 거 같고, 아저씨 추천대로 한시간 늦은 버스를 탔더라면 좀 사람이 많았을 것도 같다. 어쨌든 버스가 자주 다니지 않으니 꼭 시각표를 확인하고 계획을 세우는 것을 추천.
6. 오이타공항
10시 티웨이 비행기였고 8시에 오이타공항에 도착했다. 국내선터미널에 내렸는데 국제선터미널은 정말....가까웠다. 그냥 바로 옆건물이 국제선터미널이었다. 체크인은 했지만 출국수속이 아직 열리지 않아서, 국내선터미널에 다시 가서 시간을 때웠다. 오이타공항은 저어어엉말 뭐가 없다. 우리나라 웬만한 시골동네 버스정류장을 생각하면 된다. 국내선터미널에 그나마 세븐일레븐이 있어서 간단하게 아침을 먹을 수 있었다.
9시쯤에 다시 국제선터미널로 돌아오니 이제 출국수속이 열려있었다. 짐검사 하는 것도 하나, 출국수속창구도 하나... 면세점도 굉장히 작....지만 그래도 있을 건 다 있었다! 로이스 초콜렛도 있고 일본주도 있고... 한국돈도 받았는데, 거스름돈을 일본돈으로 주고 환율도 더 비싸게 쳐서 받으니 차라리 카드를 쓰는 게 낫다. 1000엔짜리를 샀는데 한국돈으로 13000원 달라고 하길래 카드로 계산했더니 9500원이 결제되어있었다. 그런 식이다. 그리고 면세점에는 먹을 만한 게 없으니, 아침을 공항에서 때울 생각이라면 출국 수속하기 전에 국내선터미널 세븐일레븐을 가시는 게 좋다.
7. 다케가와라 온천
교통에 대해 대강 얘기했으니 다시 관광지로 돌아오자면, 벳부에 있는 다케가와라 온천에 한번 가보았다. 노가미혼칸에서 가깝기도 했고 외부가 굉장히 멋있기도 했고, 역사가 오래된 온천이라고 해서 한번 가보았다. 해보고 싶었던 것은 모래찜질(스나유)였는데, 굉장히 인기가 좋아서 두시간은 기다려야했다. 그리고 그 기다리는 두시간동안 밖에 나가면 안된다고;;;; 그리고 그 두시간동안 미리 온천에 들어가는 것도 안되고 무조건 대기실에서만 있어야 한다고 해서 포기하고 그냥 온천만 했다.
온천만 하는 것은 100엔이다. 정말 싸다. 하지만 저렴한 이유가 있는게... 정말 물만 제공한다. 샴푸도,린스도,비누도,수건,헤어드라이기도 아무것도 없다. 모든 걸 미리 챙겨가시길. 샴푸는 있을 줄 알았는데 조금 당황했다>_<
8. 유후인의 긴린코 호수
맨 처음에 왔던 건, 학교 여행으로 왔던 2005년 여름이었다. 그때 가이드님이 긴린코 호수가 얼마나 예쁜지 설명해주셨지만 막상 봤을 때는 그리 감흥이 없었다. 하지만 긴린코 호수는, 추운 날 아침에 제일 예쁜 듯!!! 아침에 모락모락 김이 피어오르는 이 온천 호수가 얼마나 예뻤던지.
9. 벳부에서의 쇼핑
두 군데에 갔다. 드럭스토어모리 그리고 유메타운. 유메타운에는 푸드코트가 있고, 특히 3층인가 4층인가, 미스터도넛 옆 자리에 앉으면 바다를 볼 수 있다. 전망이 참 좋았다. 유메타운에는 이것저것 뭐가 많았는데, 유니클로랑 그 저렴이브랜드 GU도 있었다. GU에서 1500엔짜리 바지를 사고 택스리펀도 받았다. 다만 유메타운 전체에서 5000엔이 아니라, GU,유니클로는 따로 계산한다고 해서 동생꺼랑 함쳐서 5000엔을 채워 택스리펀을 받았다.
드럭스토어 모리에는 정말 별게 다 있다. 화장품,약 종류뿐만 아니라 슈퍼마켓도 있고 술도 파니, 기념품 살 거면 여기서 한꺼번에 사고 택스리펀을 받으면 좋겠다. 가격도 괜찮았고 내가 찾던 것은 다 있었다.
남자친구에게서 일본 위스키를 사오라는 부탁을 받고, 위스키를 싸게 살 수 있는 곳을 찾아다녔다. 이녀석이 부탁한 술들이 하필이면 구하기 어려운 거라서 여러 군데를 다녔다. 벳부에는 곳곳에 일본주나 위스키 등 술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곳이 많았다. 드럭스토어 모리에서도 괜찮은 가격으로 술을 살 수 있으니 여기에서 사도 좋겠다. 내가 찾아다니던 그 위스키는 드디어... Alliq라고 하는 술 전문점에서 발견했다! https://goo.gl/maps/ciFukXbixhn 술 종류도 많고, 그렇게 찾아헤매던 미야기쿄 위스키를 여기에서 샀다. 4000엔에 샀는데, 스웨덴에서 두 배 넘는 가격이구나ㄷㄷㄷ 다른 술과 같이 사서 여기서도 택스리펀을 받았다.
일본 택스리펀은 유럽과는 달리, 바로바로 금액을 빼서 계산해주고 여권에다가 뭔가 택스리펀용 영주증을 쭈욱 붙여주는데... 공항에서 출국할 때까지 아무도 이걸 보자는 말도 안하고 가져가지도 않길래 물어봤더니, "음... 너 필요없으면 내가 가져갈게" 하고 그제야 영수증을 떼어가더라; 어쨌든 굉장히 택스리펀이 편했다.
결론 : 벳부와 유후인은 다시 가도 좋은 곳이었다. 특히 가족여행으로 좋았다. 온천도 있고 산도 있고 바다도 있고 동물도 있고 쇼핑도 조금 할 수 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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