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는 한 과목당 보통 2-3학점씩, 한학기에 보통 6과목 정도 들어서 18학점씩 듣는게 보통이다. 하지만 스웨덴은 한 학기에 30hp(högskolepoäng, 학점) 듣는 게 보통이고 우리나라의 학점과는 좀 다르다.
(참고: https://en.wikipedia.org/wiki/European_Credit_Transfer_and_Accumulation_System)
- 한 학기에 30hp씩이니 1년에 60hp, 보통 학부는 180hp이므로 3년과정이다.
- 과에 따라서 210hp, 300hp짜리 과정이 있기도 하다. 내가 듣는 프로그램은 300hp로, 학부3년+석사2년이 포함된 5년과정이다.
어떤 과는 석사과정 포함이 아닌데도 실습이 많이 포함되어서 학부만 300hp듣는 것도 있다.(예: 사범대)
- 학기는 보통 8월말이나 9월1주 - 1월 2주 정도까지 가을학기 / 1월 3주 - 6월 1주나 2주까지 봄학기 이렇게 나뉘어져 있다.
여름방학은 6월 중순부터 8월말까지니까 엄청 긴데 대신 겨울방학이 엄청 짧다. 크리스마스부터 2주... 게다가 보통 기말고사가 1월 1-2주 에 있으므로 겨울방학 때 마음놓고 못 논다...
- 대신 봄학기에 부활절, 노동절 등등 각종 공휴일이 좀 많다.
- 우리나라는 대부분 대학1학년 때 교양을 많이 듣고 대학글쓰기, 영어작문 등의 수업을 듣지만 스웨덴 대학은 시작하자마자 전공수업이다. 그래서 4년이 아니라 3년만에 끝내는 듯. 우리나라 대학에서 하는 교양 수업 같은 것은 고3 때 배우는 것 같다.
- 우리나라 대학은 대부분 학생 본인이 알아서 수강신청을 하고 원하는 과목을 골라 듣는 시스템이나, 여기는 보통 과별로 수업이 정해져있다. 고학년으로 갈수록 세부전공이 나뉘어서 일부 고를 수 있긴 하지만 1-2학년 때는 거의 짜여져있는듯. 그래서 학과 홈페이지 가면 각 학기에 어떤 과목들을 배우는지 매우 구체적으로 적혀있다.
- 우리나라는 3학점짜리 6과목 해서 18학점을 듣는 학기라면, 6과목을 한 학기에 걸쳐 동시에 듣는 시스템이다. 스웨덴은, 학교와 학과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보통 한 학기가 두 개의 period로 나누어져 있고, period1에 한두 과목 끝내고 period2에 또 다른 과목들을 시작해서 순차적으로 하나하나 끝낸다.
- 본인이 시간표를 짜는 게 아니므로 우리나라처럼 '화요일 공강'을 만든다거나 하는게 불가능하다. 수업 시간표가 매주 조금씩 바뀌는 경우도 있고 어떤 날은 아침 8시, 어떤 날은 오후 3시 수업, 어떤 날은 하루종일 실습... 이런 식으로 달라지므로 자주 스케줄을 확인해야한다. 다른 일을 하면서 공부를 하는 게 매우 힘든 스케줄이다.
- 대신 우리나라처럼 수업때마다 출석을 부르거나 하지는 않는다. 필수 출석일 때는 체크하지만, 보통 수업은 오든 말든 출석 안부르고 신경 안쓴다. 그래서 시험 때만 오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 우리나라는 한 학기에 걸쳐서 과제 몇 번 내고 중간고사 기말고사 합쳐서 학기말에 성적이 딱 나온다. 그리고 진짜 웬만큼 수업 빠지고 과제 하나도 안내고 시험때 백지 내지 않는 이상 F나오는게 좀 드물다. 하지만 스웨덴은 과제 하나에 부분 학점이 걸려있는 경우도 있고, 중간고사에 몇 학점, 기말고사에 몇 학점 이런 식으로 걸려있는 경우도 있다. 절대평가라서 교수가 정한 커트라인 이상 점수를 못받으면 그 해당 학점 자체가 안나온다.
- 그래서 시험 패스 못하는 사람도 많고 재시험도 많다. 지금 듣고 있는 수학수업은 총 15학점짜리인데, 중간고사에 8학점이 걸려있고 기말고사에 7학점이 걸려있다. 만약 중간고사 패스를 못하면 1월에 있는 재시험을 봐야하고, 그것도 통과 못하면 4월에 있는 재시험을 또 봐야하고 그것도 못하면 8월 재시험을 봐야하고 그것도 못하면 또 재시험, 재시험, 재시험...
- 학교와 과에 따라서 재시험 볼 수 있는 횟수가 정해져있는 곳도 있다고 한다.
- 내가 다니는 학교는 재시험 횟수는 상관이 없는데, 대신 어떤 과목은 선이수과목이 있으므로 그 학점을 못받으면 2학년 과목을 수강못하게 되기도 한다. 그렇게 되면 한학기에 들어야할 30학점을 못채워 들으므로 그 학기 학업보조금을 다 못받는다거나 졸업이 늦어진다거나 하는 문제가 생긴다. 그리고 1년 학점 기준으로 75%이상 패스 못하면 그 다음학기 학업보조금이 안나온다.
- 학비가 무료이므로, 한국에 있는 '성적우수장학금' 같은 것은 없다. 대신, 뭔가 프로젝트를 한다거나, 해외 유학을 간다거나, 특정 국가 출신이거나 등등 기업이나 어떤 협회 같은 데서 하는 외부장학금이 있는 것 같다.
- 그러니까 바꿔 말하면, 한국은 공부 잘하는 애들한테 돈을 주는 시스템이지만, 스웨덴은 일단 학생들한테 용돈은 줘놓고, 공부 안하면 용돈을 끊는 시스템이다.
- 교환학생을 가고 싶어한다거나 졸업후에 좀더 공부하고 싶은 학생들은 학점에 욕심을 내기도 한다. 학점은 우리나라처럼 일괄적으로 A부터 F까지 주는 게 아니라, 과목마다 기준이 다르다. 도대체 이걸 어떻게 나중에 계산해서 비교하는 건지 아직도 궁금하다. 어떤 과목은 '매우 잘함' '패스' '패스못함' 이렇게 점수가 나가고, 어떤 과목은 그냥 '패스'-'패스못함', 또 어떤 과목은 '패스 못함' - 3점 - 4점 - 5점 이런 식으로 점수를 준다.
- 근데 보통은 그냥, 패스하는 데 의의를 두며 공부하는 것 같아보인다.
- 그리고 학비가 공짜라서 그런가, 쿨하게 그만두고 딴 길 찾는 애들도 많아보인다.
*한국에 살고 계시면서 스웨덴 유학을 준비하시려는 분들은 이 링크를 봐주세요!
- 바로 저, 패스하는 데 의의를 두며 공부하는 게 우리 조 사람들인 것 같다 -_- 이 이야기를 쓰게 된 이유는 저놈들 때문이다. 내일이 프로그래밍 시험인데, 조별로 평균 내서 가산점을 준다고 했으므로 오늘 모인 건데, 그래서 서로 궁금한 거 묻고 얘기해보자고 모인건데, 공부를 아무것도 안해오면 어떡하니 얘들아ㅠㅠ 뭐? '오늘 밤 공부하려고 그랬어'라고?? 내일이 시험이야 짜샤. 뭐? 수학시험 공부하느라 요건 안했다고? 야 그래도 컴공과인데 프로그래밍공부도 좀 해야되는 거 아니니... 그렇다고 니네가 무슨 코딩 천재도 아니고?? 가산점 그까이꺼 5점밖에 안되는데 그러느니 수학공부 한다고?? 야 나는 그 5점이 소중하단 말이야ㅠㅠ 우리에겐 재시험이 있다고? 그래 그렇지... 그렇긴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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