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1일 목요일
40주+6일 되는 날이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41주 되는 날에 내진, 태동검사, 초음파 검사를 해준다길래 룬드병원 Förlossning에 전화함. 금요일은 이미 예약이 어렵대서 월요일 아침으로 예약을 잡음.
그러고 나서 이미 예약되어있던 조산사 검진에 감. 혈압재고 배 길이 재고 심장박동수 체크하고 끝…내려는 걸, ’내진 좀 해줘‘하고 부탁함. 미리 알아서 해주는 법이 없네… 여튼 다행히 내진을 해줬고, 경부길이는 2cm인데 자궁문은 닫혀있고, 다행히 그래도 경부가 부드러워진 상태라고 했다. 최대한 휘저었으니 조만간 효과가 있길 바란다며 이 조산사와의 검진 끝.
9월 22일 금요일
내진 이후로 싸르르한 심한 생리통 느낌이 가끔 왔다가고, 이슬(?)인지 끈끈한 피섞인 분비물이 계속 나옴. 스웨덴 민간요법으로는 라즈베리잎차를 마시면 진통이 시작된다길래 그것도 사와서 열심히 마심.
그 덕분인지(?) 금요일 밤 12시에 꽤 주기적인 진통 시작. 15분 간격이었다가 금방 7-8분 주기로 줄어듬.
9월 23일 토요일
그렇게 진통을 견디다가 새벽 4시쯤 너무너무 아파서 병원에 전화했는데, 진통주기 5분이라고 했더니 3분 간격되면 전화 다시 하라고 함. 너무 아픈데 어떡하냐 했더니 그놈의 알베돈(타이레놀)을 먹으라고 함. 스웨덴에서는 알베돈이 만병통치약인가… 목욕을 하면 감통이 된다길래 욕조에 앉아서 버팀. 확실히 덜 아프긴 했지만 욕조에서 나오자 진짜 아랫배와 허리를 칼로 난도질 하는 듯한 진통이 주기도 없이 그냥 쭈우우욱 이어짐…
결국 6시에 다시 병원에 전화하니 ‘여긴 자리가 없어서, 말뫼 병원에 연락할테니 지금 가봐라’라는 말을 들음>_< 병원이 새집 도보10분 거리에 있다고 좋아했었지만 이렇게 가보지도 못하고 택시를 부름. 아픈배를 붙잡고 울면서 택시로 2-30분 정도 걸려서 말뫼 병원 분만실 도착. 정말 너무 아팠는데 소리 지르면 택시기사님이 놀랄까봐 소리도 못지르고 버텼다.
*여기서 말하는 룬드 병원과 말뫼 병원은 각각 룬드와 말뫼에 있는 Skånes universitetssjukhus를 말합니당… 그래 그나마 가까운 말뫼 가라고 한게 어디야. 헬싱보리나 이스타드가 아닌 게 어디야…
아침 7시
내진해보니 3센치 열렸다 함. 에피듀럴을 요구했는데 그건 좀 이따 맞으라면서 거절. 웃음가스(lustgas)를 시도해봤는데 1도 효과가 없었다… 너무 아파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니 모르핀 주사를 놔줬고, 그 후로 한두시간 자다깨다 했음. 진통오면 소리 막 지르다가 다시 잠들다가를 반복 >_<
1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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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나서 컨디션 약간 좋아짐. 내진했는데 여전히 4센치. 아침에 만난 이 조산사는 내가 마치 엄살피운다는 듯이 얘기해서 더 짜증났다. 분만실은 1인실이었다. 근데 화장실을 옆방이랑 같이 쓰는 구조라서 불편했다… 왜 그렇게 만들었을까? 그리고 룬드병원 분만 설명회(https://vard.skane.se/skanes-universitetssjukhus-sus/ditt-besok-hos-oss/forlossning/forelasningar-for-dig-som-planerar-att-foda-i-lund-och-malmo/) 갔을 때, “분만실에 짐볼, 아늑한 조명, 블루투스 스피커 등이 준비되어있고, 침이나 TENS같은 것도 원하면 할 수 있다” 했는데, 여기 분만실에는 짐볼만 있었다. 이 아침에 만난 조산사와 조무사는 정말 불친절해서 침이나 마사지 얘기를 꺼낼 수도 없었음… 게다가 이제 나가서 한시간 산책하고 오라고 우릴 내보냄ㅋㅋㅋㅋㅋ 진통중인 임산부를 밖으로 내보내는 얘긴 정말 들어본 적이 없는데… 얼떨결에 방에서 나왔다. 그것도 점심시간에 내쫓김(?) 당하는 바람에 병원에서 제공하는 점심도 못먹고 그냥 사먹음… 그 조산사팀은 정말 별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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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뫼 병원 förlossning 앞에는 Pressbyrån 편의점이 있긴 한데 토요일엔 오후 3시면 닫고 일요일엔 닫는다… 그리고 이 날은 토요일. 문닫기 전에 부랴부랴 간식거리들을 사고, 분만실 건물 안에 있는 에스프레소하우스에서 점심먹고 커피 사마심 (중간중간 진통은 덤… 소리도 못지르고 소파 붙잡고 버텼다) 병원 앞 공원 산책을 시도했지만 진통이 너무 잦게 와서 포기
오후 2시
산책하고 돌아왔더니 고통이 완전 심해짐… 에피듀럴 달라고 다시 요구해봤는데 안 줌. 다행히 이때 교대한 조산사는 친절하고 대답도 더 성의있게 해줘서 마음이 놓임. 오후 4시쯤에 진짜 병원이 떠나가라 소리지르고 하니 마취팀에 연락했고 곧 에피듀럴이 올 거라 했지만… 토요일이고 말뫼 병원 통틀어 당직하고 있는 마취팀이 그 팀 하나라서 언제 올지 모른다함. 그렇게 해서 정작 마취과의사가 와서 에피듀럴 맞은 시간은 7시… 그들이 올때까지는 선택지가 없어서 웃음가스 마스크 붙잡고 버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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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7시
무통 맞고 세시간동안 천국을 경험함. 와 정말 하나도 안아파서 신기했다. 이따 힘내려면 지금 저녁 든든하게 먹으라길래 제공되는 슈니첼을 먹고 짐볼타면서 무통을 즐김. 보호자는 식사 제공안된다고 조산사가 단호박처럼 말하고 나갔는데 조무사님이 와서 그냥 갖다줄테니 너도 먹으라며 미트볼 챙겨주심ㅠㅠ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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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9시
8센치에서 하도 안열려서 조산사가 한시간만 더 짐볼이든 산책이든 뭐든 해봐라, 촉진제 맞으면 아플테니까 웬만하면 자연스럽게 열어보자 하면서 나감. 하지만 더 열리지 않았고, 옥시토신을 맞기 시작함. 고통이 매우매우 심해짐… 너무 힘들어서 제왕해달라고 했지만 씨알도 안먹힘… 9시반에 새로 교대한 조산사, 조무사, 그리고 남자 의사 인턴이 왔고, 진통이 너무 힘들어서 의사 인턴이 남자든 아니든 신경도 안쓰였음. 다행히 이 때 교대한 조산사+조무사님이 진짜 파이팅 넘치고 프로페셔널하게 잘 리드해줘서 좋았음. 아침에 만난 조산사+조무사였음 진짜 힘들었을거야 하아…
오후 10시~출산
엄청난 진통+항문에 수박낀 느낌
힘을 그렇게 줬는데 안나와서 제발 제왕절개해달라고 울부짖었으나 남편 말로는 그때 다들 웃었다고 함
오후 11시 58분
어찌저찌 낳음. 낳기 직전에 내 상의 단추 다 풀어서 이제 나오려나 싶은데 안나와서 좌절하던 중 한번 더 끄으으으응 했는데 애 우는 소리가 들림ㅠㅠㅠㅠ 한번 더 끄으응 하니 꿀렁 뭐가 나오는 느낌이 들고 애 나오자마자 바로 내 가슴위에 두는데 그냥 이제 아픈게 다 끝났구나 얘가 태어나긴 했구나 다행이다 하는 생각에 펑펑 움. 애가 태어나자마자 계속 내 가슴위에 있었는데, 막 꿀렁꿀렁 애가 내 몸을 타고 다니는데 기분이 이상했음… 회음부를 한시간 정도 꿰매는 동안 바로 젖을 물림…. 그렇게 바로 육아가 시작되었습니다
오늘 내로 낳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진통 시작된지 24시간만에 낳게 되어서 정말 좋았다.
9월 24일 일요일
분만실을 치우고 좀 쉴수 있는 분위기로 만들어줌. 방금전까지 지옥을 오갔던 그 방이 맞나 싶었음. 보호자 침대가 없어서 남편은 좀 불편한 소파의자에서 자야했는데 왜 보호자 침대가 없을까… 여튼 남편이 상의를 탈의하고 아기를 가슴에 안으며 누워있었음
새벽 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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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샌드위치를 주고, 드디어 아기요람도 방에 갖다줌. 아기를 요람에 눕히니 바로 잠이 들었고, 우리도 샌드위치 먹고 바로 쪽잠을 잠. 근데 두시간마다 의료진이 와서 상태체크 하는 바람에 뭐 제대로 자지도 못함… 마취 때문인지 소변을 못봐서 소변줄로 빼내고 아침에 소변을 꼭 보라는 명을 받음
아침 6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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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örlossning에서 BB로 방을 옮기래서 이동. 굳이 그래야하나 싶었지만 휠체어를 태워줘서 쾌적히 이동. 하지만 BB에서 배정된 방은 정말 좁았다… 1인실 딱 하나 남은 걸 우리가 차지해서 그건 참 다행이긴 했는데 여기도 보호자 침대는 없었음. 말뫼 병원에서 출산 예정이면 보호자용으로 등산용 매트리스를 챙겨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래도 여기는 화장실을 옆방이랑 공유 안하고 우리만 써서 좋았다.
애를 안고 계속 수유를 함. 애가 입 뻐끔거리면서 먹고 싶어하면 무조건 물리라고, 암것도 안나오겠지만 무조건 물리라 해서 최선을 다함. 진짜 너무 피곤하고 밥도 미역국 먹고 싶고 방도 좁아서 집에 가고 싶었는데 하루 자고 가라고 함ㅠㅠㅠㅠ
BB에서는 아침이랑 야식은 보호자도 같이 먹을 수 있고, 점심이랑 저녁은 산모에게만 제공된다. 그게 시간이 정해져있는데 아무도 말해주지 않아서 우리는 첫 아침식사를 놓침… 문에 써있는 안내문을 꼭 잘 읽어보세요… 여튼 뭐랄까 이런 소소한 정보들을 잘 안알려줘서 난 좀 불만이 많았다. 친절은 했지만…
9월 25일 월요일
밤새 수유하고 애 보느라 둘다 제정신도 아니었고 빨리 집에 가고 싶었다… 아침 10시쯤에 의사 만나서 검진받고 집에 가고 싶다고 했더니, 다음날 아침에 있을 검진을 말뫼에서 받아야 한다며 하루 더 있다 가거나 다음날 아침에 다시 오라고 했다. 룬드병원이 바로 집앞인데 예약 거기로 잡아주면 안되냐 했더니 예약가능한 시간이 없다고ㅠㅠㅠㅠ 그래도 바로 퇴원하고 오전 11시쯤 집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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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산 직후 셀프 산후조리+남편과 둘이서 육아 고군분투하는 얘기는 다음에 쓰겠습니당 근데 언제쓸 수 있을까… 진짜 정신이 없음
- 출산에 든 비용은 이틀치 입원비 240kr(약 3만원)이 끝. 임신에 든 비용은 맨 처음에 사설병원 가서 봤던 초음파비용 500kr이 끝. 사실상 임신,출산에 드는 비용이 무료이고 퇴원 후 산후검진과 아이 병원비도 모두 무료. 아이를 낳고나니 여기가 확실히 아이 낳고 키우긴 좋은 나라가 맞나보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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