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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생활 팁/구직,학업 관련

스웨덴 신입 개발자 취업기 - 7년만에 드디어ㅠㅠ

by Bani B 2023. 11. 17.

스웨덴에 온 지 어느덧 7년 반. 그동안 알바를 하고 학교를 다녔던 것은 결국에는 안정적인 직업을 찾기 위한 과정이었고, 힘들때마다 '언젠가는 이 과정이 끝나고 다른 사람들처럼 직장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생각만 하며 힘을 냈다. CSN 학업보조금과 학자금대출 덕분에 먹고싶은 것도 먹고 한국도 가끔 가면서 지냈지만, CSN도 영원히 받을 수 있는 건 아니고 대학교육의 경우 (풀타임으로 들었을 때) 최대 6년까지 받을 수 있어서 (나는 섬머코스도 들어서 5년반만에 다 씀...) 이번 학기가 CSN을 받을 수 있는 마지막 학기였다. (고등학교 수준의 코스는 따로 계산하므로 정 필요하면 콤북스에서 암거나 수강하면 되긴 함) 학자금대출도 결국엔 빚이므로 더 늘리고 싶지는 않았고, 올해는 아기도 태어났고 렌트가 더 비싼 큰집으로 이사도 했으므로 1월부터 일을 하는 게 정말 중요했다. 
 
내 블로그를 검색으로 찾아와 처음 읽으시는 분들을 위해 살짝 요약하자면 나는 스웨덴에 와서 다시 대학에 들어가서 5년동안 컴공과 학석사를 했고 올해 6월에 졸업을 했다. 학부만 안하고 석사까지 포함된 과정을 고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기왕 다시 공부하는 거 스펙을 최대로 쌓아서 최대한 좋은 조건으로 취업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여기는 스톡홀름같은 대도시도 아니라서 일자리가 상대적으로 적고, LTH 출신 엔지니어들이 굉장히 많고 거의 동문회 수준으로 LTH 출신만 있는 회사들도 많아서 다들 당연히 LTH 5년제를 가야한다고 추천했다.
 
누군가가 '3년제 가서 학부만 할까요 아니면 5년제 해서 civilingenjör 타이틀+석사까지 할까요' 물으면 딱 부러진 대답을 해드릴 수는 없을 것 같다. 5년을 다니면서 '3년제 갈걸'하고 생각한 적이 꽤 많았는데, 아카데믹한 부분이 많은 5년제와는 달리 3년제 과정에서는 바로 실전에서 쓸 수 있는 실용적인 과목이 많아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직업학교를 나와서 열심히 커리어를 쌓아가는 사람들도 몇 만나기도 했어서 학벌이 그리 결정적이지는 않다는 생각을 학교 다닐 때에는 했었다...만, 지금 묻는다면 '일자리 별로 없는 지방도시에서 경쟁자가 많은 상황이면 기왕이면 학벌 쌓을 수 있을만큼 쌓으세요'라고 하고 싶다. 석사 학위 있는 스웨덴인들도 취업이 어려운 때에 외국인으로서 그 사이를 비집고 면접이라도 보려면 이력서를 최대한 풍성하게 만들어야한다. 사이드프로젝트나 각종 대회 수상 이런 게 없다면 학벌이라도 좋아야하는 건 어딜 가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그리고 무슨 공부를 하든간에 사이드 프로젝트는 간단한 거라도 무조건 해서 깃헙을 좀 꾸며(?) 놓는 게 중요하다. 학교다니느라 언제 그런거 하나싶지만… 나는 12월에 크리스마스 방학기간마다 2주 정도 잡고 바바박 했는데, 나동빈님의 유튜브와 노마드코더 무료강의를 보고 몇개 따라해본 다음 그걸 응용해서 간단하게 만들어보았다.
 
공부를 시작했던 2018년, 모두가 '야, 넌 LTH 에다가 컴공과 나오면 졸업할 때는 다 서로 모셔가려할걸. 게다가 성비 맞출려고 여자 개발자 데려가려는 데가 많을거야' 라고 해서 정말 그럴 줄 알았다. 그런데 올해 이렇게 신입을 안뽑을 줄은 몰랐지. 확실히 불경기인지, 신입을 뽑는 공고 자체가 작년에 비해서 확 줄어있었다. 그 때문에 같은 과에서 공부한 다른 애들도 여전히 링크드인에 구직중이라고 표시한 사람들이 많다. 내가 지원한 포지션은 대부분 소프트웨어, 풀스택 엔지니어였고, C#, 자바, 파이썬 적혀있으면 다 지원했다. 신입을 뽑는 일자리는 경쟁이 심했고 지원자가 많아서 그런지 채용 프로세스도 굉장히 많고 까다로워진 느낌이다. 예전에는 그냥 면접 한번 보고 뽑았다는데, 이제는 코딩테스트와 기술면접은 기본으로 보는 것 같다. 누가 스웨덴에서 프로그래머 취업 쉽다고 했나요. 경력자는 쉬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신입에게는 어렵다.
 
올해 2월에 취업준비를 조금 했다가, 3-6월은 졸업준비에 집중했고, 7-8월에 또 취업활동을 했다가 9월에는 출산으로 잠깐 접었고, 10-11월에 열심히 또 취업활동을 했다. 올해 돌린 자소서는 세어보니 총 87개. 그 중 10-11월에 돌린 것만 세어보니 51개다. 

룬드,말뫼만 돌리다가 슬슬 다른 도시도 뿌림…

87개를 지원했지만 그 중 신입을 뽑는 곳은 스무군데도 채 되지 았았다. 3년차 뽑는다는 공고도 다 지원했고, 그래서 거절 메일을 받은 곳이 많았다. 하지만 3년차 뽑는 곳도 꼭 지원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오퍼를 세 군데 받았는데 그 중 한군데가 바로 3년차이상을 구한다고 공고를 올린 곳이었다. 기대도 안하고 지원을 했는데 의외로 면접을 보고 합격해서 놀랐다. 역시 질러봐야돼...

나의 경우에는 임신과 출산이 문제였다. 1월에 임신을 알고 나서도 이력서 몇 개 뿌리고 한군데는 2월에 최종면접도 봤다. 9월에 시작하는 건데 9월 출산예정이라 솔직하게 임신했다고 말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말하지말걸 싶다… 채용 확정되기 전에 회사를 배려하여 그렇게 말한 건데 그럴 이유가 전혀 없었음. 배가 나온 것도 아니었고, 계약서 쓰고 나서 말했어도 전혀 문제될 게 없었다. 그때도 누군가는 그렇게 조언했지만 내가 말을 안듣고 그렇게 했었지… 출산휴가 쓰기 2-3개월 전에만 말하면 됩니당. 미리 말하지 마세요. 물론 임신사실이 채용과정에서 부당하게 적용되면 안된다하지만 경쟁자 많은 상황에서 (아주 특출나지 않는이상) 굳이 임산부 뽑겠냐고. 그건 어디든 마찬가지다.

7-8월에 이력서를 또 뿌렸으나 거의 다 거절메일이 바로 왔다. 그때도 정신 못차리고 자소서에 ‘9월 출산이라 1월부터 일하고 싶습니다’ 라고 써서 돌렸는데 그 부분을 지우고 지원했더니 면접이 몇개 잡히더라. 임신 사실은 최대한 숨기세요… 하지만 내 경우엔 바로 9월 출산예정이었으므로 더 숨기거나 할 수도 없었고, 그렇게 해서 임신 사실을 밝히고 나면 바로 일할 사람을 뽑는다는 이유로 더 진행되지 않았다.

9월 하순에 출산하고 3주 후부터 다시 이력서를 뿌렸다. 출산의 출자도 꺼내지 않고, 대학을 갓 졸업한 사람의 파릇파릇함을 어필했고, 1월부터 일하고 싶은 이유도 ‘12월엔 한국에서 가족이 와서요’라고 둘러댔다. 9-10월엔 뭐했냐고 물으면 ‘졸업하고 좀 쉬고 싶었어서요’라고 둘러댈 작정이었다. 어쨌든저쨌든, 신입을 뽑는 회사가 적어서 거절메일만 받아서 좌절하다가 드디어 11월에 신입뽑는 회사가 몇군데 나왔고, 여름에 나를 내쳤던 회사들도 하나둘 연락이 와서 아직 구직중이냐 물었다. 컨설팅 회사에 이력서 보내놨던 것도 슬슬 연락이 왔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코펜하겐 회사들도 지원했는데, 큰 컨설팅 회사에서 두번 면접본 거 빼고는 소득이 없었다. 스웨덴 영주권으로는 덴마크에서 일을 못하고 따로 취업비자 받아야하는 게 거절 이유였던 걸까. 아니면 그냥 거기도 경쟁자가 너무 많아서 내가 걸러졌던 걸까. 여튼 스코네 산다고 해서 코펜하겐 취업이 쉬운 건 절대 아니다.

채용 프로세스를 좀 정리해보겠다. (인적성 보는 곳도 있었지만 그런 데는 귀찮아서 걸렀다)

지원
링크드인에서 거의 대부분 채용공고를 찾았지만 인디드나 Arbetsförmedlingen도 보는 걸 추천한다. AF에만 공고를 내는 회사도 더러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감기한이 남았더라도 공고를 보는 즉시 지원해야한다. 그 마감기한까지 기다려주지 않고 괜찮은 지원자가 나타나면 걍 채용해버리기 때문.
그리고 내 생각엔 이건 아주아주 중요한 포인트인데, 계속 서류탈락을 하더라도 낙담하지 않고 꺾이지 않는 마음(!)이 중요하다. 사실 취업공고 중 상당수는 이미 내정자가 있거나, 채용계획이 없는데 회사가 잘나간다는 걸 알리기 위해 홍보목적으로 공고를 내는 것들이다. 이력서를 한 70개쯤 뿌렸을 때 슬슬 지치고 힘들었는데, 인사업무 하는 남편 친구가 “공고 내면 인사 담당자들이 이력서 다 검토할 거 같아? 이력서 하나도 안읽어보고 내정자 뽑고 마감할 때가 더 많아“라고 하는 게 의외로 위안이 되었다. >_< 하지만 그 중에서도 진짜로 채용을 하는 회사들이 있을테니, 그런 회사들이 내 진가를 알아봐주리라 믿고 꾸준히 자소서 쓰고 면접준비를 해놓으면 된다. (…라고 하지만 멘탈관리가 힘들었다.)
 
HR인터뷰
회사마다 조금씩 순서는 달랐지만, HR인터뷰, 코딩테스트, 기술인터뷰 이 세가지를 꼭 봤다. HR인터뷰는 전화상으로 한 곳도 있었고 온라인 미팅으로 하기도 했고, 마지막 절차로 직접 사무실 가서 한 곳도 있었다. 질문은 뭐 다 비슷비슷했지만 압박면접 비슷하게 추가질문을 아주 집요하게 한 곳이 있었다. 스웨덴 사람이 했더라면 압박면접 비슷한 거 해도 (한국의 압박면접과 비교했을 때) 타격감 1도 없었겠지만 어제 본 곳은 인도 사람이 웃음기 없이 하는 면접이어서 타격감이 좀 있었다 >_< 다행히 그 면접 전에 다른 회사 면접을 보면서 비슷한 질문을 받았으므로 크게 당황하지는 않았는데, 자꾸 꼬리에 꼬리를 물고 하는 질문이 좀 어려웠다. 애매하게 거짓말을 했다면 말려들어갔을만한 추가질문... 이래서 면접은 '전략적으로 대답하되 거짓말은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그리고 신입이라면 항상 나오는 질문은...
- 학교 다니면서 무슨 과목이 가장 재밌었니? (...그리고 그 과목에 대한 추가질문이 나오니 대비하는 게 좋음. 디자인패턴 관련 과목이 재밌었다고 답했는데 갑자기 '그럼 MVC패턴에 대해 설명해봐' 라며 갑자기 기술면접이 되어 당황했던 적이 있었다. HR 사람이 기술 쪽이랑 전혀 관련없는 경우도 있지만, 엔지니어가 HR인터뷰를 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방심하지 말고 공부하자...)
- 스트레스 관리를 어떻게 하니? : 스트레스 관련된 질문을 꽤 많이 하는 것 같다. 계속 대답하다가 지쳐서 나중에는 '한국에서 하루에 열시간씩 일하다가 여기오면 말이죠, 웬만한 일에는 스트레스를 안받는 것 같아요 (그러니 그만좀 물어봐)' 라고 했던 것 같다...ㅋㅋㅋㅋ 여튼 취미생활이라던가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 질문이 꼭 나왔다.
- 프로젝트나 학교 과제 하면서 갈등이 발생했던 적이 있나? 어떻게 풀었나?
- 보스가 잘못된 결정을 내리면 어떻게 할 것인가? 
- 너는 그룹 내에서 리더를 맡는 편이니? 아니면 보통 어떤 역할을 맡니?
그리고 자주 나온 질문은 아니지만 신선했던 질문은 "너와 논문썼던 친구가 너를 어떻게 묘사할 것 같니?"...가 신선했다. 다른 건 그냥 평이한 HR 질문이니 인터넷에서 미리 찾아서 대답을 생각해보고 가면 좋을 듯.
 
코딩테스트
크게 두 가지 유형이다. 과제를 주고 집에서 풀어서 제출하는 것과, 라이브로 하는 것... 보통은 전자인 듯. 그리고 전자는 꽤 쉽다. 왜냐면 검색을 할 수 있기 때문이지... 하지만 후자의 경우는 꽤 부담이 되는데, 내가 코딩하는 걸 실시간으로 그 사람이 보는 거라서 매우 떨렸다. 그리고 검색이 허용되지 않아서 중간에 메소드 이름이 기억이 안난다거나 하면 물어보거나 할 수 있다. 포인트는... 코딩하면서 내가 계속 말을 해야함. '음, 제가 지금 뭘 하려고 하냐면요. 이걸 하려면 우선 이걸 해야할 것 같은데요. 음... 안되네요? 왜 안될까요? 아하, 맞네요. 생각해보니 이건 이렇게 하면 안되죠. 그럼 이렇게 해볼게요. 어쩌고저쩌고' 이 테스트의 포인트는, 내 지식을 보는 것이기도 하겠지만 소통능력을 평가하는 게 더 맞는 것 같다. 그러니 어렵더라도 생각을 열심히 하고 말을 해서 면접관이랑 '상의'하며 코드를 만들어가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좋다. 내가 다시 이런 유형의 테스트를 대비한다면, 코딩하면서 말하는 연습을 할 것 같다. 
   그리고 또 하나의 유형은... 코딩을 직접 하는 건 아니지만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테스트가 있었다. 그 테스트를 보기로 해서 열심히 대비를 하고 있었는데 다른 데서 오퍼가 와서 결국 보지는 않았다. 여튼 이것도 유튜브에 쳐보면 예시가 나오니 한번 보는 게 좋다. 예를 들면... '도서관 프로그램을 만든다고 생각하고 어떤 클래스가 필요한지 등등 설계해봐' 이런 문제가 나오면, 열심히 말을 하면서 쓰는 거다. 이것도 연습이 필요함... 
 
기술면접
이것도 크게 두 가지 유형이다. 첫번째는... 코딩테스트를 먼저 해서 제출한 후, 내가 제출한 코드를 함께 보면서 추가질문을 하는 유형이다. 대비하기가 꽤 쉽다. 내 코드를 리뷰하면서 뭘 더 잘할 수 있었는지 생각해보는 것. 그리고 거기에 사용된 자료구조나 알고리즘 같은 걸 복습하는 게 좋다. "이런 방법 말고 또 어떻게 할 수 있었을까?"라는 질문이 꼭 나오기 때문임. 코딩테스트는 정해진 시간이 지나고 제출하고 난 후 내 답을 다시 못보는 플랫폼도 있으니, 제출 전 사진이라도 미리 찍어두는 것이 좋다. 
두번째 유형은... 구술시험이다. 학교 수업을 얼마나 잘 들었는지, 기초지식이 얼마나 탄탄한지를 보는 것일수도 있지만 설명하는 능력을 보는 거라고 생각한다. 자료구조와 기본적인 알고리즘, 시간복잡도는 무조건 복습...! 책을 볼 시간이 없어서 모유수유하며 유튜브로 열심히 대비했다. 특히 데이터베이스를 다루는 포지션이라면 간단한 SQL 쿼리도 물어볼 수 있으니 그것도 대비하는 게 좋다. 
그리고… 사이드 프로젝트 했던 거 있으면 그 코드도 다시 리뷰하고 가는 거 추천. 내가 3년전에 했던 게 있는데 어떤 부분을 어떻게 구현했는지, 라이브러리 뭐 썼는지 그런걸 자세히 물어봐서 살짝 당황했다. 3년전이 벌써 가물가물한데>_<

언어는… 이력서와 자소서는 영어로 썼다. 하지만 면접은 (총 스무번 정도 봤는데) 두군데 빼고 다 스웨덴어로 봤다. 규모가 큰 대기업, 특히 외국사람이 많은 곳이면 영어가 기본일 수 있겠으나 지방도시에서 취업을 한다면 거의 스웨덴어가 필수다. 어떤 컨설팅회사랑 면접을 보면서 내가 ‘신입 개발자에게 가장 중요한 게 뭐라고 생각하냐’라고 물었는데 그 사람이 ‘소통능력이고 특히 스웨덴어는 필수다. 영어 하는 데도 있지만 이 지역에서는 아주 소수다. 특히 너는 외국인이라 사람들이 소통능력을 더 면밀히 평가하려 할텐데 혹시 나중에 다른 데도 면접보게 되면, 그리고 면접관이 스웨덴 사람이라면 무조건 스웨덴어로 보자고 해라’라고 했다. 취업이 된 회사도 일할 때 공식언어는 영어라 하고 스웨덴어 못하는 사람들도 몇명 있지만 그들은 경력직으로 온 사람들이고… 신입으로 취업하는 거라면 스웨덴인들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스웨덴어는 중요하다. 대기업 면접도 한군데 봤는데 거기도 스웨덴어로 면접을 봤다. 사내 언어는 영어인데 그 팀 사람들은 다 스웨덴 사람들이라 스웨덴어로 얘기한다고 했다. ‘네가 영어가 편하다면 그렇게 해도 돼’라고는 하지만 그 상황에서 스웨덴어 능력을 보여주면 큰 플러스요인이 된다. 만약 스웨덴어를 못해서 영어로만 경쟁해야하는 상황이면, 영어로 소통에 전혀 문제가 없음을 적극적으로 어필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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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절차를 거쳐 최종적으로 세 군데 합격을 했다. C사는 내가 B사와 계약을 한 후에 메일을 보내서 고려대상이 아니었고, A사가 B사보다 월급이 무려 5천크로나가 더 많았지만 결국에는 B사를 골랐는데,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그 중 하나가 kollektivavtal의 유무였다. kollektivavtal은 회사와 노조가 협의해서 모든 사원에게 적용되는 기본적인 계약서이다. 이게 있으면 좋은 게, 노조가 이미 웬만한 복지라던가 권리 같은 걸 다 검토하고 협의해놓아서 회사가 나에게 개인적으로 갑질하고 부당한 요구를 하기가 힘들다. 그렇다고 A의 계약서가 이상한 건 아니었고 굉장히 세세하고 좋은 조건이긴 했지만 그냥 왠지 마음이 가지 않았다. 하지만 5천크로나 차이… 종종 생각날거야…ㅠㅠ
게다가 B는 사실 내가 작년과 올해 여름에 섬머잡을 했던 회사라 이미 좀 잘 알고 있다는 게 한몫했다. 여기서 또 중요한 포인트 하나는.. 인맥이 이렇게 중요합니다… 사실 B회사에서 지난 여름에 일했던 팀이랑 채용 이야기가 오가다가 파토가 났는데, 다른 팀이 채용할 때 내 팀장이 이야기를 잘 해줘서 면접을 보게 된 것이었다. 사실 그 팀에서는 이미 꽤 진행된 지원자가 있었고 내가 면접을 본 거는 공고 나고 나서 2주가 지난 시점이라 꽤 늦은 거였는데도, 이미 그 회사에서 일했었다는 것과 팀 사람들의 추천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 인맥이 매우 중요하니 섬머잡 기회가 있다면 무조건 잡고 피카든 뭐든 열심히 해서 인맥 넓힐 것을 추천합니다.

A가 먼저 오퍼를 보낸 상황에서 B와 C의 2차면접을 보는 상황이었고, B와 C는 사실 3차면접도 남아있었다. A는 이번주 안으로 계약여부를 알려달라고 하는 상황이어서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B와 C한테 그렇게 얘기하니 B는 3차 면접을 스킵하고 2차 면접 후 바로 계약서를 보내줬다 >_<  (연봉은 맞춰주지 않았지만…ㅠㅠ) 그리고 C에 통보했더니 ‘우리도 3차 스킵하고 너한테 오퍼 주려고 했는데 아쉽다’는 답장을 받았다. 만약 B와 C가 그렇게 안해줬다면 어떻게 할까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 친구의 조언에 따라 아마 A랑 먼저 계약을 하고 B의 결과를 기다렸을 것 같기도. 그리고 B합격하면 A에 ’퇴사통보‘를 했을 것 같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퇴사통보기간uppsägningstid를 잘 따져봐야한다. 계약을 하고 나서 첫 근무일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면 이 방법도 괜찮지만, uppsägningdtid가 한달인데 첫 출근일이 한달 이내라면 좀 생각해봐야할 방법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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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구절절 썼지만 후련하면서도 아직도 사실 믿기지 않는다. 7년반동안 SFI부터 시작해 말을 배우고, 알바를 하며 대입을 준비하고, 대학을 다니고, 출산 후 아이를 돌보며 면접준비를 했던 것들이 결실을 맺은 게 믿기지 않는다. 허전한 마음 마저 드는데 다음 목표는 어떻게 세워야할까. 일단 기쁜 마음에 아이 장난감을 주문했고 12월엔 ’잘 놀아주는 엄마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1월부터는 바톤터치하고 출근, 남편이 9개월간 육아휴직.(10개월 냈다며… 실수해서 9개월 낸 거 뭔데…그래도 나쁘지 않다)

졸업, 이사, 출산, 취업-2023년 정말 엄청난 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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