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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2024

우리 아기, 4개월

by Bani B 2024. 1. 27.

우리 아기가 벌써 4개월이 되었다. 이번 달부터 남편이 육아를 도맡아 하고 나는 퇴근 후 서너시간 보는 게 고작이라서 그런가, 아기가 정말 갑자기 훅 큰 느낌이 든다.

역방쿠가 점점 작아지고 있다… 4개월 검진에서 아가의 키는 67.8센치, 몸무게는 7.1킬로로 측정됐다. 7킬로… 그래서 요즘 내 손목이 더 아팠구나… 다리에 살도 포동포동 찌고 있고 키도 커서 이제 기저귀갈이대를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다. 옷은 이제 68은 딱 맞고 74 좀 작게 나온 것도 입힌다. 한국 유아복 사이즈는 잘 모르지만 80 사이즈 선물받았던 걸 이제 슬슬 입히고 있다. 이래서 한국에서 친구들 아기선물 사러 가면 다들 80호 사라고 추천해줬던 거구나… 키 성장이 느려지는 시기이므로 오래 입힐 수 있을 것 같다.
  위 사진의 포인트는 ‘역방쿠 안전벨트를 스스로 뜯는 것’… 역방쿠 안전벨트 진짜 소용없다. 아직 뒤집기를 못해서 크게 위험하진 않지만 가끔 45도 각도로 회전해있는 걸 발견하고 놀라기도 한다. 아래쪽으로 미끄러지며 탈출을 시도하기도 하고… 역방쿠도 슬슬 집어넣을 때가 된 것 같다.

아기의 요즘 하루 일과는, 아침에 일어나서 아빠랑 좀 놀다가, 아빠가 운동할 동안에는 할머니댁에 가서 할머니,할아버지,강아지와 시간을 좀 보내고 또 아빠랑 집에 오와서 놀다보면 어느새 엄마가 퇴근하고 또 그렇게 놀다가 9시쯤 잔다. 낮잠 패턴은 이제 난 모른다… 잘 재우고 있겠거니 믿는수밖에… 밤잠을 매우 잘 자는 걸로 봐선 여튼 잘 크고 있는 것 같다. 밤잠은 아아아주 잘잔다. 밤 9시쯤 마지막으로 분유 먹이고 트름시키고 눕히면 잠들어서는 아침까지 잘 잔다. 뭐 이런 애가 있지? 제발 앞으로도 쭉 이렇게 가자 아가…
   수면교육에 대해 첨언하자면, 나도 정말 엄청 많이 찾아봤고 1개월쯤 되었을 때부터 뭔가 해야할 거 같은 생각이 들었었다. 그땐 아기가 우리 침대에서 같이 잤었고, 하루라도 빨리 저 아기침대로 독립시키고 싶었다. 그때 우리의 목표는, “귀찮은 거는 아예 시작도 하지 말고 습관도 들이지 말자”였는데, 그래서 우리는 처음부터 자장가를 안불러줬다… 한번 불러주면 계속 불러줘야할 거 같고 귀찮… 대신 엄청 찡찡댈 때는 ’ㅇㅇ도 자고 엄마도 자고 아빠도 자고…(반복)’ 이걸 약간 멜로디 섞어서 불렀는데 이제 이걸 부르면 애가 잘 시간이라는 걸 아는 것 같다. 그리고 웬만하면 안아서 재우지 말고 눕혀서 재우기로 했고 꽤 성공한 편이다. (낮잠은 이제 누워서 안자려고 한다ㅠㅠ) 물론 밤에 엄청 찡찡대면 안아서 달래긴 하는데 얌전해지면 침대에 바로 눕히고 쪽쪽이 물리고 방을 나온다. 안눕법이랑 비슷한 거 같은데, 초기에 좀 시도해보면서 습관들인게 잘 잡혀서 밤잠 재우는 게 쉬우니 다행이다. 여튼 퍼버법이든 안눕법이든 뭐든 계속 시도하다보면 뭔가 패턴이 찾아지고 점점 쉬워지는 것 같다.
  그리고 한국 블로그나 카페에서 아이를 꼭 7-8시에 재워야한다는 글을 많이 봤는데 꼭 그래야하나 싶다… 걍 부모 스케줄에 맞춰서 잘 재우면 되는거 아닌가…? 우리 아기는 웬만하면 9시 전에는 밤잠을 안자고 어쩔땐 거의 11시 다되어서 자지만 그래도 잘 자고 잘 성장하고 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육아에는 역시 정답이 없다.

시댁 강아지와 아기

  엎드려서 터미타임은 저렇게 위 사진처럼 잘하는데, 뒤집기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오히려 한달 전에는 버둥버둥 뒤집으려는 시도를 좀 하고 두어번 되집기를 성공해서 ‘우와 우리 애 정말 빠르구나’ 했는데 그 후로 오히려 몸을 안 움직인다… 물건을 잡고 물어뜯는 재미에 한창 빠져서 버둥버둥 움직일 생각을 안하는 것 같다. 그러고는 꼭 기저귀 갈 때만 갑자기 버둥버둥한다…

잡는 힘이 정말 세졌고, 잡는 것에 관심이 많아졌다. 저때는 손잡이를 쥐어줬지만 지금은 젖병 자체도 잘 잡는다. 잡기는 잡는데 기울일 줄 모르고 정말 잡고만 있어서 도와주지 않으면 공기만 마신다… 이빨은 아직 안났는데 뭘 자꾸 그렇게 물어뜯고 싶어한다. 한달 전에는 코끼리치발기에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지금은 최애 장난감이다. 요즘 그가 좋아하는 것은:
- 코끼리 치발기: 최선을 다해 물어뜯는다.
- 라마즈 애벌레: 역시 애벌레 발을 그렇게 물어뜯는다
- 토끼 인형: 드디어 인형에 관심이 보인다. 역시 귀를 그렇게 물어뜯는다. 졸려서 칭얼댈때 안겨주면 잘 잔다.
- 코야 헝겊책: 역시 꼬리를 그렇게 물어뜯는다…
- 손수건 까꿍놀이: 까꿍 놀이를 하긴 하는데 내 얼굴을 가렸다 보여주는 거엔 관심이 없고, 손수건으로 아기 눈을 가렸다가 치우면 아주 난리가 난다. 이제는 ‘손수건이 어디로 갈까~’하며 손수건을 얼굴 근처에만 갖다대도 난리가 남. 울고불고 난리날 때 효과 최고.
- 입을 부르르르 떨면서 소리내면 좋아한다.  아기가 아래위 입술을 비비는 게 재밌었는지 ‘부부부’하길래 그걸 따라했는데 좋아하길래, 아예 입을 ‘부르르르~~~’하니 아주아주 난리가 났다.
- 모빌에는 좀 시들해졌나 싶었는데 여전히 보긴 잘 본다. 예전처럼 꺄르르륵 반응을 보이진 않는다.
- 내 머리채를 잡아당기거나 남편 턱살 잡는 걸 좋아한다. 멱살도 엄청 잡히고 있음…

병원에서 받은 이유식 관련 책자

이제 슬슬 음식을 아아주 소량씩 주면서 맛을 보게 하라고 해서 오늘 아침에 요거트를 줘봤는데 맛에 충격을 받은 표정이었다… >_< 알러지 유발을 방지할 수 있도록 땅콩버터 같은 거, 계란, 익힌 생선 등을 갈아서 줘보라는데 아기가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하고 기대가 된다. 과즙망 선물 받은 게 있어서 바나나를 방금 줘봤는데 빨지는 않고 그냥 잡고 흔드는 데만 재미를 느끼는 듯했다 에잇.
   저 책자를 읽고 좀 흥미로웠던 것은 ‘쌀죽’에 대한 지침이었다. 나는 평생 쌀에 들어있는 ‘비소’를 신경써본 적이 없는데, 여기 이사 와서 ‘매일 밥을 해먹으면 비소 중독이 되지 않을까?’라는 말을 듣고 처음으로 ‘아 어떤 사람들은 쌀에 있는 비소를 신경쓰기도 하는구나’ 알게 되었다. 근데 저 책자에서 ‘비소 때문에 쌀죽, 쌀음료는 피하는 게 좋다’고 써있어서 ‘음? 한국에선 쌀미음부터 시작하는데?’ 생각했다. 마치… 한국에선 출산하고 나면 미역국을 주구장창 먹지만 여기에서 그 얘기를 하면 ‘요오드…괜찮아…?’하고 걱정하는 것처럼. 음식을 바라보는 시각이 나라마다 이렇게 다르군. 뭐 여튼… 어차피 쌀미음 할만한 쌀가루가 없다…ㅠㅠ 귀리죽이랑 시판 이유식을 몇가지 사다가 아주 조금씩 소분해서 얼려놓고 조금씩 줘볼까 한다.

모든 것은 입으로…

이제 앉는 연습도 조금씩 시키라고 해서 그동안 장식용으로 자리만 지키던 아기의자가 드디어 제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소프트의자에도 앉혀보긴 하는데 등 뒤로 공간이 너무 많이 남아서 허리에 왠지 안좋을 거 같아 불안하다… 뒤통수가 살짝 납작해져서 베이비뵨 바운서에 앉히는 시간을 줄이고 옆으로 자주 굴려주던가 두상베개를 쓰라는 명령이 (4개월 검진때) 떨어졌다… 그런 베개를 pandakudde라고 한다는 걸 처음 알았다. 주문해놨는데 효과가 있으면 좋겠다. 근데 우리 애기 머리가 그렇게 엄청 납작한 거 같진 않은데…? 의료인이 보기엔 다른가보다. 그리고 왠지는 모르겠는데 아기띠 하는 시간도 줄이라 했다한다… 왜냐고 물어봤어야지 남편아? 다음 검진때에는 나도 따라가야겠다…

1-2개월 때에는 아기가 빨리 컸으면 하는 바람이었는데 이제는 너무 빨리 크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좀 천천히 커도 돼 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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