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9개월이 된 우리 아기! 몸무게는 이제 10킬로 육박하고… 이빨은 위에 네 개, 아래 네개 이렇게 나고 있다. 물면 진짜 아프다…ㅠㅠ
먹는 것
아직도 큰 덩어리를 주는 건 좀 떨리지만 어차피 먹기 전에 손으로 다 으깨는 데다가 너무 크다 싶으면 내가 저지하면 되니까 브로콜리를 통째로 저렇게 줘봤다. 잎 부분을 먹게하고 싶었는데 바로 저렇게 입에 넣는게 귀여움>_< 다시 내가 더 작게 찢어서 줬더니 입에 넣고 오물오물 잇몸으로 잘 으깨서 먹더라.
저 가운 같은 것은 한국에 사는 친구 추천으로 산건데 꽤 만족스럽다. 너무 더운 날엔 쓰기 좀 그렇지만은…>_< 이케아나 다른 데도 비슷한게 있긴 하지만 저렇게 식탁까지 다 덮어버리는 건 못본 것 같다. 저게 좋은 이유는, 아기가 먹을 때 몸이랑 식탁 사이로 으어어엄청 흘리는데 그 사이를 저걸로 막아버리니 좀 덜 흘리게 되는거? 그리고 중간에 그릇놓는 부분이 뚫려있어서 흡착그릇도 둘 수 있고. 요즘 너무 더워서 자주 쓰진 않는데, 가끔 ‘이건 진짜 잘 바스라져서 엄청 흘리겠는데’ 싶은 걸 먹일 때, 또는… 깔끔쟁이 애아빠가 ‘어휴 그냥 숟가락으로 먹이지…’하며 한숨쉴때 눈치보며 두른다.
바나나는 이렇게 길게 잘라줘도 잘 먹는다. 손으로 걍 다 으깨버림 어차피… >_< 딸기도 대충 저 정도 굵기로 4등분해서 주고. 아기가 씹는 연습을 해야하는 건 알고 있지만 그래도 좀 큰 거 줄 때마다 너무 떨리고 걱정되는 엄마마음ㅠㅠㅠㅠ
시판이유식은 그동안 힙을 샀었는데 셈퍼가 왠지 맛도 더 좋고 입자도 더 굵어서 이제 갈아타려한다. 이유식 매일 직접 해서 먹이시는분들 존경합니다…
간식은 Majskrokar 완전 좋아하는데 과자는 전분기가 있어서 치아에 안좋다고 하니 좀 덜 줘야겠다… 하루에 서너개는 주는 것 같다. 반면 과일퓨레는 반응이 그리 좋지 않다. 생과일 맛에 미치지 못하는 건가.
딸기 귀신… 이제 그냥 반으로 잘라주면 알아서 잡아 냠냠 잘 씹어 먹는다. 우리애기 언제 이렇게 컸어ㅠㅠ
자는 것
그동안 등 대고 잘 자던 아기였는데 지난주부터 엎드려 자기 시작했다. 왜 굳이 이렇게 불편하게 자는 걸까…? 저러다가 자기도 모르게 일어나서 한번 빽!하고 다시 잔다.
노는 것
그의 최애장소는 단연 화장실…
더워서 거의 매일 이러고 놀고 있다. 저 사진은 미드섬머 때 시댁 별장 마당에서 찍은 거고, 우리집은 아파트라서 화장실 바닥에 수건 깔고 비빔밥 그릇에 물담아 저러고 논다. (놀이를 빙자하여 재빠르게 씻기기…) 여름 너무 좋다…
가구를 잡고 옆으로 슬금슬금 걷는 걸 연습하더니, 이제는 손을 놓고 몇 초동안 가만히 서있는다! >_< 가끔 아이를 보면서 인류의 역사에 대해 생각한다. 엉금엉금 걷던 인간은 가구 대신 나무나 바위를 붙잡고 서다가 걷기 시작했을까? 장난감을 입에 물고 걷던 아기가 한손으로 장난감을 쥐고 한손으로 가구를 잡고 서있다가, 급기야는 두 손으로 장난감을 잡고 서 있는데… 인간도 이런식으로 나무에서 열매를 따다가 코어근육을 길러서 서기 시작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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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의 첫 단어는 ‘titta!’인 것 같다. 처음에는 우연인 줄 알았는데 이제는 온갖 것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티따!‘라고 한다. 재밌고 신기하면 다 티따… 의미있게 말한 첫 단어가 스웨덴어라 쪼끔 아쉽다.
한/스 가정 아이들을 요즘 만나면서 한국어 가르치는 게 쉽지 않겠다 싶다. 예전에 모국어교사 할 때도 아이들 수준이 천차만별이고 쉽지 않았다. 잘 모르는 사람들은 ’에이 엄마가 한국인인데 아기가 당연히 한국어 자연스레 배우지‘라고 말하지만 그거 절대 아닙니다… 한국어를 알아듣긴 해도 대답을 스웨덴어로 하는 경우도 많고, 특히 어린이집 다니고 하다보면 또래들이랑 사용하는 언어가 폭발적으로 늘 수밖에 없다. 사람들이랑 이야기하면서 배운 교훈은
- 아기가 뭐라고 하든 한국어로 대답하기.
- 스웨덴어 못알아듣는 척 하기: 남편, 시댁과 스웨덴어로 이야기하다보니 이게 제일 어려울 것 같은데, 한국인 언니가 “엄마 귀는 한국인이 하는 스웨덴어는 안들려~”라고 했더니 효과가 있었다고 귀띔해주었다ㅋㅋㅋ 그래서 간단한 단어도 스웨덴어로 말하면 못알아들은 척 하고 한국어로 말하게끔 해야한다고.
- 미디어 보여준다면 한국어로 보여주기 : 어린이집에서 스웨덴어로 대화하면서 어떤 식으로 대답하고 커뮤니케이션하는지 배우겠지만, 한국어로 질문하고 대답하는 방법을 배우려면 흉내낼 대상이 엄마밖에 없으니 한계가 있다. 그래서 나중에 만화를 한국어로 보면서 그걸로 배우는 게 효과적. 하지만 애아빠 역시 본인의 최애 만화들을 이미 다 다운받아놓고 있어서… 어느 정도의 비율로 스웨덴어:한국어 콘텐츠를 보여줄건지 협상(?)이 필요할듯.
- 한글학교: 만 4세부터 보낼수 있다고 하고, 또래들을 만나게 하기에 최적일 듯. 코뮨에서 지원해주는 모국어수업은 초1부터라서 그것만 기대하기엔 조금 늦은 감이 있다. 문제는 코펜하겐까지 매주 토요일 아침에 갈 수 있을까? ㅋㅋㅋㅋ 약 3년 후에 생각해보자.
이중언어교육에 대한 블로그나 유튜브를 찾아보긴 했는데 개인의 철학이나 방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걸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책을 하나 사서 읽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괜찮았다.
https://bilingualmonkeys.com/maximize-your-childs-bilingual-ability-book/
일본인 여성과 결혼해 두 아이를 히로시마에서 키운 미국인 남성이 쓴 책이다. 엄청 대단한 비법이 나오진 않지만 그래도 어떤 마음 가짐으로 어떻게 해야 성공확률이 높은지, 자신의 경험담과 함께 쉽게 잘 정리한 것 같다. 난 영어를 엄청 싫어해서 영어로 자진해서 책을 읽은 경험이 손에 꼽는데, 이 책은 정말 읽기 쉽고 재밌었다.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시다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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