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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2024

우리 아기, 9개월

by Bani B 2024. 7. 1.

지난 주에 9개월이 된 우리 아기! 몸무게는 이제 10킬로 육박하고… 이빨은 위에 네 개, 아래 네개 이렇게 나고 있다. 물면 진짜 아프다…ㅠㅠ

먹는 것

아직도 큰 덩어리를 주는 건 좀 떨리지만 어차피 먹기 전에 손으로 다 으깨는 데다가 너무 크다 싶으면 내가 저지하면 되니까 브로콜리를 통째로 저렇게 줘봤다. 잎 부분을 먹게하고 싶었는데 바로 저렇게 입에 넣는게 귀여움>_< 다시 내가 더 작게 찢어서 줬더니 입에 넣고 오물오물 잇몸으로 잘 으깨서 먹더라.

저 가운 같은 것은 한국에 사는 친구 추천으로 산건데 꽤 만족스럽다. 너무 더운 날엔 쓰기 좀 그렇지만은…>_< 이케아나 다른 데도 비슷한게 있긴 하지만 저렇게 식탁까지 다 덮어버리는 건 못본 것 같다. 저게 좋은 이유는, 아기가 먹을 때 몸이랑 식탁 사이로 으어어엄청 흘리는데 그 사이를 저걸로 막아버리니 좀 덜 흘리게 되는거? 그리고 중간에 그릇놓는 부분이 뚫려있어서 흡착그릇도 둘 수 있고. 요즘 너무 더워서 자주 쓰진 않는데, 가끔 ‘이건 진짜 잘 바스라져서 엄청 흘리겠는데’ 싶은 걸 먹일 때, 또는… 깔끔쟁이 애아빠가 ‘어휴 그냥 숟가락으로 먹이지…’하며 한숨쉴때 눈치보며 두른다.

바나나는 이렇게 길게 잘라줘도 잘 먹는다. 손으로 걍 다 으깨버림 어차피… >_< 딸기도 대충 저 정도 굵기로 4등분해서 주고. 아기가 씹는 연습을 해야하는 건 알고 있지만 그래도 좀 큰 거 줄 때마다 너무 떨리고 걱정되는 엄마마음ㅠㅠㅠㅠ

시판이유식은 그동안 힙을 샀었는데 셈퍼가 왠지 맛도 더 좋고 입자도 더 굵어서 이제 갈아타려한다. 이유식 매일 직접 해서 먹이시는분들 존경합니다…

간식은 Majskrokar 완전 좋아하는데 과자는 전분기가 있어서 치아에 안좋다고 하니 좀 덜 줘야겠다… 하루에 서너개는 주는 것 같다. 반면 과일퓨레는 반응이 그리 좋지 않다. 생과일 맛에 미치지 못하는 건가.

딸기 귀신… 이제 그냥 반으로 잘라주면 알아서 잡아 냠냠 잘 씹어 먹는다. 우리애기 언제 이렇게 컸어ㅠㅠ

자는 것

그동안 등 대고 잘 자던 아기였는데 지난주부터 엎드려 자기 시작했다. 왜 굳이 이렇게 불편하게 자는 걸까…? 저러다가 자기도 모르게 일어나서 한번 빽!하고 다시 잔다.

노는 것

그의 최애장소는 단연 화장실…

더워서 거의 매일 이러고 놀고 있다. 저 사진은 미드섬머 때 시댁 별장 마당에서 찍은 거고, 우리집은 아파트라서 화장실 바닥에 수건 깔고 비빔밥 그릇에 물담아 저러고 논다. (놀이를 빙자하여 재빠르게 씻기기…) 여름 너무 좋다…

가구를 잡고 옆으로 슬금슬금 걷는 걸 연습하더니, 이제는 손을 놓고 몇 초동안 가만히 서있는다! >_<  가끔 아이를 보면서 인류의 역사에 대해 생각한다. 엉금엉금 걷던 인간은 가구 대신 나무나 바위를 붙잡고 서다가 걷기 시작했을까? 장난감을 입에 물고 걷던 아기가 한손으로 장난감을 쥐고 한손으로 가구를 잡고 서있다가, 급기야는 두 손으로 장난감을 잡고 서 있는데…  인간도 이런식으로 나무에서 열매를 따다가 코어근육을 길러서 서기 시작했을까?

-
아기의 첫 단어는 ‘titta!’인 것 같다. 처음에는 우연인 줄 알았는데 이제는 온갖 것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티따!‘라고 한다. 재밌고 신기하면 다 티따… 의미있게 말한 첫 단어가 스웨덴어라 쪼끔 아쉽다.

한/스 가정 아이들을 요즘 만나면서 한국어 가르치는 게 쉽지 않겠다 싶다. 예전에 모국어교사 할 때도 아이들 수준이 천차만별이고 쉽지 않았다. 잘 모르는 사람들은 ’에이 엄마가 한국인인데 아기가 당연히 한국어 자연스레 배우지‘라고 말하지만 그거 절대 아닙니다… 한국어를 알아듣긴 해도 대답을 스웨덴어로 하는 경우도 많고, 특히 어린이집 다니고 하다보면 또래들이랑 사용하는 언어가 폭발적으로 늘 수밖에 없다. 사람들이랑 이야기하면서 배운 교훈은
- 아기가 뭐라고 하든 한국어로 대답하기.
- 스웨덴어 못알아듣는 척 하기: 남편, 시댁과 스웨덴어로 이야기하다보니 이게 제일 어려울 것 같은데, 한국인 언니가 “엄마 귀는 한국인이 하는 스웨덴어는 안들려~”라고 했더니 효과가 있었다고 귀띔해주었다ㅋㅋㅋ 그래서 간단한 단어도 스웨덴어로 말하면 못알아들은 척 하고 한국어로 말하게끔 해야한다고.
- 미디어 보여준다면 한국어로 보여주기 : 어린이집에서 스웨덴어로 대화하면서 어떤 식으로 대답하고 커뮤니케이션하는지 배우겠지만, 한국어로 질문하고 대답하는 방법을 배우려면 흉내낼 대상이 엄마밖에 없으니 한계가 있다. 그래서 나중에 만화를 한국어로 보면서 그걸로 배우는 게 효과적. 하지만 애아빠 역시 본인의 최애 만화들을 이미 다 다운받아놓고 있어서… 어느 정도의 비율로 스웨덴어:한국어 콘텐츠를 보여줄건지 협상(?)이 필요할듯.
- 한글학교: 만 4세부터 보낼수 있다고 하고, 또래들을 만나게 하기에 최적일 듯. 코뮨에서 지원해주는 모국어수업은 초1부터라서 그것만 기대하기엔 조금 늦은 감이 있다. 문제는 코펜하겐까지 매주 토요일 아침에 갈 수 있을까? ㅋㅋㅋㅋ 약 3년 후에 생각해보자.

이중언어교육에 대한 블로그나 유튜브를 찾아보긴 했는데 개인의 철학이나 방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걸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책을 하나 사서 읽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괜찮았다.

https://bilingualmonkeys.com/maximize-your-childs-bilingual-ability-book/

Maximize Your Child’s Bilingual Ability: Ideas and inspiration for even greater success and joy raising bilingual kids - Bilin

Maximize Your Child’s Bilingual Ability Ideas and inspiration for even greater success and joy raising bilingual kids Praised worldwide by leaders in the field of child bilingualism and parents raising bilingual and multilingual kids, Maximize Your Child

bilingualmonkeys.com


일본인 여성과 결혼해 두 아이를 히로시마에서 키운 미국인 남성이 쓴 책이다. 엄청 대단한 비법이 나오진 않지만 그래도 어떤 마음 가짐으로 어떻게 해야 성공확률이 높은지, 자신의 경험담과 함께 쉽게 잘 정리한 것 같다. 난 영어를 엄청 싫어해서 영어로 자진해서 책을 읽은 경험이 손에 꼽는데, 이 책은 정말 읽기 쉽고 재밌었다.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시다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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