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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2024

8월 초

by Bani B 2024. 8. 7.

정말정말정말 바빴다. 원래 여름이면 일도 좀 설렁설렁하고 그런 거라는데, 그리고 나도 그렇게 하고자 하면 할 수 있는 환경이었지만 쓸데없이 책임감을 가져서 바빴다. 7월에 진짜 사무실이 텅 비어있었고, 그 와중에 버그는 계속 보고되는데 한 제품의 그 버전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들이 다아아아아 휴가를 가버리고 남은 것은 그 버전에 대해 아주 약간이라도 알고 있는 것은 나뿐.. 근데 테스트 일정이 정해져있어서 그걸 맞추고 싶은 매니저가 '이거 좀 고쳐줘' '이거도 고쳐줄 수 있어?'하는 상황이었다. 휴가 가기 전에 고쳐보겠다고 다른 팀 사람들 괴롭히며 뭔가 어찌저찌 했는데 잘 고친건지는 모르겠다. 담당자들이 돌아와서 보고 정 아니다 싶으면 알아서 뜯어고치겠지 뭐. 

   그래서 지난 주에 열일하고 어제 웬만한 거 다 끝내고 오늘 문서작성도 끝내고 나니 후련하다. 나까지 떠나고 나면 다음 주에는, 입사한지 얼마 안된 사람과 매니저 둘 뿐이다 >_< 안뇽,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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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낼모레 비행기 타는데 아직도 짐을 다 못쌌다. 작은 아기 하나가 생겼을 뿐인데 짐이 이렇게 많이 늘어나다니 >_< 애기 키우는 데 돈이 엄청 많이 든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아기와 함께 여행을 하면 돈이 많이 든다. 네이버쇼핑에서 이유식 검색하고, 기저귀 검색하고, 분유 검색하고... 한국이 엄청 덥다는데 옷은 뭘 입히나 싶다. 여기 옷은 반팔이어도 소재가 좀 톡톡한데, 한국 가서 아주 시원한 소재로 몇벌 사입힐까 싶기도. 낮에 밖에 나가는 건 좀 무리겠지? 집안에서 뭘 하고 노나. 실내용 스프링카라는 게 있던데 대여를 해볼까 등등. 

   게다가 돌잔치..... 결혼식을 안한 데다가 부모님 환갑을 코로나를 이유로 스킵했던지라 친척들 만날 때마다 한소리 듣는게 싫어서, 돌잔치는 제대로 해보려고 예약했다.(첫만남축하금인가 뭔가 200만원 나온다는 걸 여기에 다 쓰게 되었다) 돌잔치라는 것은... 식당, 스냅사진, 돌상업체 예약하면 끝난거 아님?이라고 생각했는데 답례품이 남아있었고. 초대장도 Wix로 대충 만들어서 돌리고...  아기 한복 의상을 또 폭풍검색해서 대여했는데 한복을 행사 내내 입히긴 좀 더울거 같고 뭘 입히면 좋을지 아직도 검색중이다. 흐아. 부페가 아니므로 한국 가면 친척들한테 전화돌리면서 음식 뭐 드시고 싶으신지 참석여부랑 함께 확인해서 식당에 알려줘야하고. 돌잔치 때 보통 성장동영상 이런 걸 보여준다던데 그건 또 언제 만들어. 친척들이 똑같은 질문을 몇번씩 할테니 사진보여주면서 FAQ시간을 가져볼까,하며 파워포인트로 끄적끄적 거리다 말았다. 아 다 귀찮아. 걍 돌잡이나 하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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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남편은 한국 가기 전에 시골 별장 제초작업을 마무리지어야한다며 토요일에 아기를 데리고 떠났고... 비행기타기 전날인 내일 돌아온다. 너 짐 언제 쌀건데?했더니 조용히 목록을 보여준다. 나보다 더 지독한 J가 여기 있다. 어떤 가방에 어떤 것을 넣을지, 어떤 티셔츠와 어떤 바지를 가져갈지, 아기 기저귀는 몇개를 비행기 안에 가져가고 무슨 과자를 들고가고 등등 상세하게 다 작성하고 떠났더라. 여행 전날 돌아와도 될만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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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름 휴가인데, 한국 가서 푸욱 쉬고 널부러져있다가 오고 싶은데, 과연 그게 가능할까? 비행기 안에서 맥주 한 캔의 여유 정도는 가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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