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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2024

아기, 첫 돌

by Bani B 2024. 9. 28.

아기는 지난 월요일에 만으로 한 살이 되었다. 아우 신기해. 아기를 안을 때마다, 너무 작고 고개도 못가누어서 조심조심 안았던 신생아 시절이 떠오른다. 이젠 뭐… 한손으로 안아도 알아서 중심 잘 잡고 얼마나 편한가 싶지만 그대신 무게가 10킬로가 넘으니 팔이 아프다. 엄마가 운동을 좀 더 열심히 했어야하는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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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3주 일찍 돌잔치를 했다. 인기 있는 곳은 보통 6개월 전에 예약해야한다길래 3월에 미리 예약을 해놨었다. 돌사진을 따로 스튜디오 가서 찍을 시간이 없을 것 같아서 한꺼번에 해치우려고 스냅사진을 예약했는데 잘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따로 또 시간내지 않고 아기사진이랑 가족사진을 다양하게 찍을 수 있어서 좋았다. 한복은 인터넷에서 2만원대에 빌려주는 곳에서 대여했고, 셔츠+멜빵바지를 저렴하게 사서 입혔다. 답례품은 오색국수를 했는데 포장도 예쁘게 되어서 오고 가격도 좋았다.


다만 돌상업체에서 아기 영문이름을 잘못써서 뒤에 걸어놨는데 그날 다들 정신이 없어서 그걸 못치우고 사진을 찍는 바람에ㅠㅠ(아니 혹시나 해서 미리 ‘혹시 영문이름이 데코에 들어가나요? 그럼 이렇게 써주세요’라고 했는데 왜 그대로 출력을 안한건지..?) 사진을 받고 속이 좀 쓰렸지만 그래도 잘라내니 이렇게 그럴듯한 사진을 몇 장 건질 수 있었으니 만족! 스냅 대만족!

너무 더웠지만 야외촬영도 어찌어찌 해내고…

부페가 아닌 식당을 예약해서 좀 프라이빗한 느낌으로 잔치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다들 오랜만에 만난거라 얘기도 좀 많이 나누고 그러고 싶었는데 두시간동안 약 30명한테 (누구 하나 서운하지 않도록 적절히 시간을 분배하며) 돌아다니며 인사하고 아기 보여주고 그 와중에 아기 먹이고 나도 좀 먹고 그러는 게 쉽지 않았다….>_< 그냥… 정말로 정신이 없었음. 집에 오자마자 다들 뻗어서 낮잠 잤다. 돌잡이 하면서 마이크를 잡은 아기. 역시 인싸관종 우리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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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에서는 남편 가족들을 불러 피자를 먹으며 집에서 아기 생일을 축하했다. 남편은 한국 돌잔치가 너무 짧은 것과 (두시간 밥 먹었음 충분한거 아녀…?) 잔치에 케이크와 커피가 없는 걸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는데, 그래서 이번엔 프린세스 케이크를 샀다. 그래도 나름 생일파티인데 장식을 좀 해야하지 않을까 싶어서 풍선을 사왔는데… 나는 풍선을 못묶는 인간이라 그동안 풍선 불 일이 생기면 남한테 떠넘기곤 했었다. 근데 남편이 애 데리고 나간 사이에 후다닥 데코를 해야하니 내가 어떻게든 풍선을 묶어야했고… 유튜브를 보며 낑낑댄 결과 드디어 삼십몇년만에 풍선 묶는 법을 배우게 되어 기쁘다. :)

허접하지만… 엄마 많이 노력했어…
모자이크 뒤에서 아기가 아주 활짝 웃고 있다
돌잡이 한번 더! 이번엔 국자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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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 된 아기는 12개월 검진에서 키 79센치, 몸무게 10.3킬로를 기록했다.

먹는 것

이제 분유는 끊으려고 하고 있고 자기 전에 분유 대신 밸링välling을 주기 시작했다. 근데 밸링이 맛있는지 먹는 양이 늘어서 이게 맞나 싶음… 그래 뭐, 엄마도 미숫가루 좋아해 :)

Kalops 먹는 아기…

음식은 이제 뭐 암거나 다 먹는다. 된장찌개도 먹고 칼롭스도 먹고… 오늘은 사슴고기스튜도 먹었다. 고기는 질기지 않게 푹 익혀서 잘게 찢어주는 등 주의를 좀 기울여야하긴 하지만, 따로 이유식 요리할 필요없이 일반 음식을 소금 안치고 요리한 후 따로 떼어놓고 나중에 간을 하면 되니 좀 편해진 것 같다.
   한국에서 아기치즈 맛을 보고는 식빵과 치즈에 눈을 떴다… 한국에서 ‘까까’라는 말을 배워와서는, 뭐 맛있는 거 먹고 싶을 때마다 ‘까까’라고 한다. >_<

자는 것

비교적 재우기 쉬운 아기이긴 하지만 요 며칠은 좀 힘들었다. 밤에 한두번씩 깨서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지르는데, 달래도 달래지지 않고 아예 깨우려고 해도 깨지도 않고 그냥 눈감고 난리를 쳐대다가 갑자기 또 잠들고…? 야경증 증세랑 비슷한 거 같은데 유아한테도 야경증이 있는건가 아님 그냥 이앓이인가… 오늘은 잘 자고 싶다.

노는 것

집 바로앞에 작은 놀이터가 있어서 데리고 나가기 시작했다. 동네 아이들이 장난감을 그냥 여기다 두고 다녀서 그냥 아무거나 주워서 가지고 놀 수 있다. 삽 가지고 모래를 푸는 듯하다가 손으로 퍼다가 입으로…>_<

주차장에서 돌 주워서 엄마 손에 놓는 걸 좋아함… 차가 드나들지 않는 주말 아침에 가야한다

온갖 물건을 옮기는 데 재미를 붙인 듯 하다. 내 물건이 없어져서 찾다보면 욕조에서 발견하곤 한다… 화장실에 있는 물건을 부엌에서 찾기도 하고>_< 여튼 아기는 늘 돌아다니며 물건을 나르느라 바쁘다.
   책은 여전히 안좋아하지만 한국에서 전집 하나를 중고로 사왔는데 그건 좀 관심을 보인다. 그레이트북스의 그래그래 시리즈인데 손으로 당기거나 해서 움직이는 놀이책이라서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 휴우 엄마는 언제쯤 너한테 이런저런 책을 읽어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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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기는 이제 주말 지나고 월요일부터 어린이집에 간다. 1월부터 줄섰는데 1지망은 안되고 2지망이 되었다. 알고보니 일찍 줄서고 그런 건 상관이 없고 언제 시작하는지가 더 중요한것 같다…ㅠㅠ 1지망 유치원은 도보 3분 거리고 2지망은 도보 7분 거리라 먼 것은 아닌데 기찻길을 건너는 게 번거롭다… 게다가 1지망은 회사 가는 길에 있는데 2지망은 반대방향에 있어서 아기 데려다주고 다시 되돌아와야한다. 다시 줄을 서놨긴 했는데 이미 어린이집 다니고 있다면&&이사 땜에 옮기는 게 아니라면 완전 후순위라 기대는 안한당… 게다가 1지망 어린이집이 너무 인기가 많아보여서 과연…
   그래도 나쁘지 않다! 가까운 곳에 보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은 일이고, 지난 주에 미리 가서 선생님이랑 면담하고 준비물목록 받아왔는데 시설이 1지망보다는 좀 그렇지만 그래도 작고 아담한 곳이었다.

작년에 찍은 1지망 어린이집 사진… 임신했을때부터 지나다닐때마다 ‘아가야 저기가 네 어린이집이야’라고 했었는데 아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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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수요일부터 9개월만에 복직을 한다…ㅠㅠ 살림천재 남편이 청소도 잘하고 아침저녁 다 차려주고 점심도시락도 싸줘서 편했는데 이제 누가 밥해주지… 당장 이번 주말에 도시락을 대량으로 만들어서 얼려야겠다. 사실 밥이 문제가 아니고, 남편은 삼교대하는 간호사인데 스케줄표를 보니 ‘우리 앞으로 얼굴 못보는 거 아니야?’하는 생각과 ‘셋이서 같이 밥먹을 수 있는 날이 언제언제지?’ 걱정이 좀 되었다. 아기 드롭과 픽업 스케줄을 짜며 ‘우리 둘다 번아웃 오는 거 아니냐’했지만… 어떻게든 되겠지? 새로운 일상, 우리가족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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