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 4일동안 런던으로 여행을 갔다. 유명한 관광지도 열심히 돌아다녔지만, 대영박물관->펍->피카딜리서커스->펍->소호스퀘어->펍 이런 식이었다. 그래서 한 편의 beer road 다큐멘터리를 찍은 것만 같다.
아무 데나 간 건 아니고, 맥주에는 일가견이 있는 남친님께서 런던의 유명한 펍을 조사하고, 트립어드바이저, 블로그 등 리뷰를 꼼꼼하게 읽고 엄선해 지도 어플에 모두 표시해두었다. 그리고 그 중에 10군데에 들렀다. (3일동안 펍 10군데라니 우와) 다음은 우리가 선택한 10개의 펍에 대한 이야기다.
1. The Three Greyhounds
소호 거리에 있었다. 금요일 밤이라 그런지 저렇게 사람이 많았다. 영국 펍은 참으로 재밌었던 게, 펍 안의 테이블이 꽉 차있으면 그냥 맥주만 시켜서 바깥으로 들고나와 저렇게 마실 수 있었다. 다 마신 컵은 다시 갖다주는 게 매너이지만, 비매너인 사람도 많아서 바깥에 컵이 쌓여있었다. 날씨가 참 좋아서 밖에서 마시는 재미가 있었다. 영국에서 에일을 마시는 게 이 날 처음이었는데, 펍에서 마시는 에일은 신선한 상태라 아직 탄산이 생기지도 않았고, 10도 정도의 미지근한 상태로 서빙되기 때문에, 처음에는 마시기가 참 어려웠다. 탄산도 없고 미지근하고 색깔은 간장이고ㅠㅠ 하지만 곧 적응되어서 영국의 에일을 즐길 수 있었다.
2. The Red Lion
(내 얼굴은 살짝 가려주는 걸로.)
역시 소호거리를 걷다보니 있었다. 사람이 많아서 바깥에 나와 맥주를 마셨다. 어떤 아저씨가 다가오더니 카드마술을 선보이며 나보고 하나 뽑아보라고 했다. 그렇게 걸려들어 나는 카드마술을 다 보고 그는 나에게서 동전을 얻었다. 이 곳뿐만 아니라 다른 펍에서도, 바깥에서 마시는 사람들에게 카드마술을 보여주거나 꽃을 팔아 돈을 벌어가는 사람이 종종 있었다.
3. The Swan
하이드파크와 가까웠고, 규모가 꽤 큰 편이었다. 바깥에도 테이블이 있고, 안에도 테이블이 많았다. 다른 펍은 주말이라 테이블 잡기가 참 어려웠는데, 여기서는 쉽게 테이블을 잡아 앉아서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 우리가 갔던 펍 중 유일하게 여권검사를 하며 나이를 확인했다.
이 곳에서 먹었던 피쉬앤칩스. 이 곳의 음식이 먹을만하다고 해서 피시앤칩스를 여기서 먹었다. 괜찮았다. 그런데 이 한 접시에 12파운드라니. 런던 물가 참 세구나.
4. The Grenadier
헤롯백화점과 가까운 곳에 있었다. 약간 골목으로 들어가야해서 쉽게 찾기는 어렵지만 어쩄든 지도 어플을 이용하니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안타깝게도 주변에 큰 교회가 있어선지 밖에서 마실 수 없었고, 안에서 마셔야했다. 하지만 인테리어가 재밌으므로 추천. 오래된 런던지도가 벽에 붙여져있고, 천장에는 각종 지폐가.
5. The Harp
트라팔가광장 근처에 있던 것으로 기억한다. 역시 사람들이 많았고, 사진에서 보는 것 말고도 건너편까지 와서 마실 정도였다.
6. Dog and Duck
소호 거리에 있었다. 차이나타운에서 밥 먹고 왠지 조금 느끼해져서 술이나 마시자며 다시 소호거리를 걸어 이 펍을 찾았다. 소호 거리에 크고 작은 펍들이 많아서 다 가보고 싶었지만 시간과 돈이 없...
7. The Ten Bells
브릭레인에서 인도요리 먹고 펍에 들러서 맥주마셨다. 호가든을 주문했더니 라임을 잘라 넣어주는 센스!
8. The Black Friar
The Black Friar역 바로 옆에 있었다.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듯한 내부에, 바깥에는 이렇게 많은 테이블이 있어서 기분좋게 마실 수 있었다.
9. The Nags Head
헤롯백화점 근처에 있다. 안에서는 휴대폰을 사용할 수 없다. 다른 펍에서는 배경음악이 좋다고 느끼질 못했지만 이 펍에서는 영국 포크송을 계속 틀어줘서 참 좋았다. 우리가 유일하게 두 번 찾았던 펍.
이곳 셰퍼드 파이가 꽤 괜찮다고 해서 주문했다. 7.5파운드였던 걸로 기억한다. 다른 펍에 비해서 음식 가격이 아주아주 약간 저렴한 느낌을 받았다. 골목에 있어서 그런가. 맛도 괜찮았다. 셰퍼드파이가 '파이'가 아니라 사실은 '그라탕'에 가깝다는 걸 처음 알게 되었다.
10. The Wilton Arms
9번의 The Nags Head 옆에 있다. 우리의 여행을 마무리하며 이 곳에서 마지막으로 마셨다. 바깥에 작은 테이블과 벤치가 하나 있었고, 새가 짹짹짹 예쁘게 지저귀고 있었다. 서빙하시는 분은 다른 펍과는 달리 연세가 좀 있어보이는 아저씨였는데, 인상과는 달리 친절했다.
이렇게 우리의 펍 투어 끝. 1파인트는 보통 3~4파운드였고, 하프 파인트는 2~2.5파운드에 마실 수 있었다. 혼자 와서 마시는 사람도 많았고, '술집'이긴 한데 뭐랄까, '카페'처럼 수다의 장으로 이용되고 있는 분위기? 왜 사람들이 영국에 가면 펍에 가보라고 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나도 추천한다. 런던 가시면 꼭 펍에 들러 맥주 한 잔 해보시길.
*코펜하겐 추천 펍이 궁금하다면? http://banisblogg.tistory.com/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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